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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모래를 밟으며 마리나 비치에서 한적한 한 때를 보낸 우리는 멀리 보이는 마드라스 등대라고도 불리는 첸나이 마리나 등대(Chennai Marina Lighthouse)를 향해서 걸었다. 우리나라의 등대도 서양의 등대도 등대라고 하면 등대 자체만으로도 분위기를 자아내면서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고 사람들의 사진 찍기 명소가 되기 마련인데 이곳의 등대는 각진 모양에 적색과 백색으로 칠해진 외관이 마치 소방서가 아닌가 싶을 정도다. 

 

전망대도 아니지만 내부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등대로 세계에서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몇 안 되는 등대 중의 하나라고 한다. 벵골만을 비추고 있는 이 등대는 첸나이에서 네 번째로 세워진 등대이다. 1796년 영국의 동인도회사에 의해 첫 번째 등대가 성 조지 요새 지역에 세워진 이래로 이전 등대를 대치하면서 새로운 등대들을 세웠는데 지금의 등대는 1977년에 네 번째로 세운 것이다. 현지인도 등대의 엘리베이터를 생각하지 못했는지 우리가 등대에 다녀온다고 하니 젊은 운전기사는 등대에 못 들어간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의 말과 달리 등대는 올라갈 수 있었다.

 

1인당 50루피의 입장료를 지불하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등대 꼭대기까지 편안하게 올라갈 수 있었다. 오전 10:00 ~ 오후 1:00과 오후 3:00 ~ 오후 6:00에 올라갈 수 있다. 

 

등대에서 바라본 마리나 비치 남쪽의 모습. 촘촘하게 세워진 아파트들이 우리나라 빌라촌을 연상케 한다.

 

마리나 비치에서 서쪽으로 바라본 전경. 첸나이 중심 시내 방향이다. 멀리 기차역(Mundagakanniamman Koil railway station)도 보인다. 가까운 곳으로 보이는 넓은 운동장은 성 비드 운동장(St. Bede's playground)으로 근처에 있는 성 비드 학원(St. Bede’s Academy)과 연관성이 있는 모양이다. 돈 보스코(Don Bosco) 또는 요한 보스코 기관에서 운영하는 학교인데 돈 보스코는 19세기 이탈리아 수도사로 살레시오 수도회를 창설하고 어린이와 청소년 교육에 헌신하였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그의 이름을 딴 여러 교육 기관들이 운영되고 있다. 

 

성 비드 운동장은 널찍한 크기 만큼이나 이곳에서 크리켓(Cricket)을 많이 즐긴다고 한다. 인도의 크리켓은 우리나라의 프로 야구 못지 않게 인기 있는 스포츠로 크리켓 리그인 인디언 프리미어리그(Indian Premier League, IPL)의 인기 선수는 미국 프로 스포츠 선수의 연봉에 못지않은 금액을 받는다고 한다. 이곳 첸나이를 기반으로 한 첸나이 슈퍼 킹스(Chennai Super Kings)라는 팀은 크리켓 강팀으로 여러 해 우승도 차지했다고 한다. 크리켓이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스포츠이지만 영연방 국가들에서는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고 호주가 최강이라고 한다.

 

등대에서 바라본 동쪽의 모습. 마리나 비치와 벵골만의 수평선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장소다.

 

등대 북쪽의 전경. 가장 우측의 바다와 널찍한 모래사장을 지나면 마리나 비치 로드가 내부로 이어지고 중간에 공원 지대를 두고 다시 양방향 도로가 배치된 구조이다. 마리나 등대부터는 중앙의 공원을 따라서 마리나 워크(Marina Walk)라고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으므로 산책로를 걸으면서 중간중간에 있는 다양한 인물의 동상과 기념물을 만나는 것도 좋겠다 싶었다.

 

등대 북쪽으로 위치한 커다란 흰색 건물은 첸나이가 속한 타밀나두 주의 경찰청 본부이고 멀리 보이는 파란색의 긴 지붕은 등대(Light House) 기차역이다. 서쪽 내륙 방향으로 시선을 돌릴수록 도심이 가까워진다.

 

등대에 엘리베이터가 있어서 편하게 오르내릴 수 있지만 한쪽으로는 당연히 계단도 설치되어 있었다. 영화에서나 볼법한 특이한 삼각형 형태의 계단으로 층으로 따지면 전망대는 9층이라 한다.

 

멀리 첸나이 시내로 들어가는 기차를 만나면서 마드라스 등대와 만남을 마무리했다. 언젠가 저 기차를 타고 인도 북부까지 여행 날이 혹시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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