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저수지 옆길을 통해 고개를 넘으면 송지면 송호리에서 마봉리로 들어간다. 마봉리를 지나 다시 소죽리의 작은 언덕을 넘으면 송지면사무소가 있는 읍내에서 서해랑길 1코스를 마무리하게 된다. 길을 걸으며 달마산의 풍광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송호리에서 마봉리로 넘어가면서 그리고 소죽리를 지나면서 두 개의 고개를 넘지만 1백여 미터의 높지 않은 고개이다. 송지저수지 상류 끝자락의 조릿대 숲을 지나면 수많은 나무 말뚝이 쌓여있는 작업 현장을 만나게 되는데 "잇까리"라는 생소한 단어를 만나지만 아래가 뾰족하게 깎인 나무는 남파랑길에서도 서해안 해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던 나무 모양이다. 이까리라고도 하고, 말대, 말목이라고도 부르는데 바다에 박기 쉽도록 아래를 뾰족하게 깎은 것이 특징이다. ..
송호리 임도를 지난 길은 개재봉 작은 산을 넘고 땅끝해안로 도로 위를 건너는 구름다리를 지나서 땅끝전망대에 도착하고 전망대 아래 해안으로 내려가 땅끝탑에서 남파랑길의 모든 여정을 마무리한다. 송호리 임도에서 바로 앞으로 보이는 77번 국도 땅끝해안로 방면으로 내려가 땅끝마을로 가고 싶지만 남파랑길의 남은 여정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작은 봉우리들을 오르락내리락해야 한다. 땅끝마을을 품고 있는 해남군 송지면 송호리 산야는 조림이 한창이다. 임도를 벗어난 길도 조림지로 보이는 작은 산을 오른다. 이 지역은 후박나무와 같은 활엽수를 심은 모양이다. 아담한 돌계단이 이곳이 산행길임을 알려주는 유일한 표식이다. 멀리 달마산을 뒤로하고 땅끝 전망대를 향해서 길을 이어간다. 길은 중간에 갈산입구에서 올라오는 임도와 ..
달마산 아랫자락의 미황사에서 출발하는 남파랑길 마지막 90코스는 귀래봉, 떡봉, 도솔봉 아래의 중턱으로 이어지는 숲길을 따라 마봉리에서 올라오는 임도를 가로지른다. 미황사의 천왕문 앞에서 남파랑길 89코스를 끝낸 우리는 화장실도 다녀오고 야외 테이블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평일임에도 혼자 또는 둘이서 걷는 분들을 여러 명 만났다. 그들이 남파랑길을 걷는지, 달마고도를 걷는지, 아니면 달마산 산행을 하거나 미황사 주변 만을 걷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들 모두에게 좋은 길을 걷고 있다는 여유와 기분 좋음이 느껴진다.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훌륭한 산책로 맞다. 드디어 미황사 앞을 지나 90코스를 시작한다. 1,470Km에 이르는 남파랑길 대장정의 마지막 여정이다.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에는 불교의 108 번..
달마산 임도에 들어선 길은 산 중턱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걷다가 미황사 인근에서 숲 속 산책길을 걸어 미황사에 이른다. 미황사로 가는 길은 구불구불, 오르락내리락 하지만 산 중턱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어렵지 않게 걷는다. 1백 미터마다 길 옆에 박아 놓은 길 표식은 길을 지루하지 않게 돕는다. 길 표식을 보면 또 일백 미터를 걸었구나 하며...... 콘크리트 임도가 아닌 흙길 임도도 괜찮다. 다만, 이른 아침에 출발한 까닭에 풀잎에 맺힌 이슬들이 아직 마르지 않아 신발 앞부터 천천히 젖고 있다. 게다가 예보에 없던 비까지 토닥토닥 내리기 시작한다.ㅠㅠ 일기 예보만 믿고 우비도 우산도 챙기지 않았는데, 갑자기 내리는 비가 당황스럽다. 후드득 떨어지는 비를 피해서 나무 아래에서 잠시 비가 잦아들기를 기다린다. ..
완도를 지나온 남파랑길은 해남군 남창에서 길을 이어간다. 남창시장과 남창 교차로를 거쳐 남창을 빠져나오면 잠시 도로를 걷다가 남창리 농로를 걸어서 이진리로 넘어가 달마산 임도로 진입한다. 어제 88코스를 끝낸 우리는 원동에서 쉬어 갈지를 고민했었다. 86코스를 걸으면서 원동에서 하룻밤 쉬어 갔던 경험이 있었고, 남창부터 원동까지 86코스와 89코스가 겹치는 것을 두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한 끝에 원동에서 해남까지는 직행버스를 이용하고 해남에서 남창까지는 군내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해남 읍내에 좋은 숙소 후보도 많고 식당도 많기 때문이었다. 다음날 해남 군내버스로 남창까지 이동한 우리는 달도를 넘어온 남창교 앞에서 여정을 시작한다. 밀물 때인지 물살이 세차다. 북평면사무소 입구 교차로에서 남창 시장 방면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