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군을 떠나 고흥군으로 들어온 남파랑길은 옹암마을을 떠나 죽암방조제를 걷는다. 죽암방조제를 지나면 대강천을 따라 서쪽으로 이동하여 망주산 서쪽 아랫자락으로 들어간다. 죽암방조제가 만들어 놓은 엄청난 간척지를 지난다. 길은 동강면에서 남양면으로 넘어가고 산 아랫자락의 길을 통해서 망주리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옹암마을을 빠져나가는 길, 마을 끝자락에 망주산을 배경으로 포구와 쉼터가 자리하고 있다. 바다 건너편으로는 왕주마을의 작은 야산과 앞바다의 작은 섬이 외롭게 떠있다. 옹암교차로에서 남양 월정리 방면으로 좌회전하면 죽암방조제를 걷는다. 방조제에서 바다 쪽으로는 왕주마을의 풍경, 내륙 쪽으로는 대강천을 따라 이어진 광활한 간척지 평야가 펼쳐진다. 망주산을 보면서 죽암방조제를 걸어간다. 방조제를 지나면 ..
장암리에 도착한 남파랑길 63코스는 남쪽으로 이동하며 제두리를 거쳐 대포리 해변으로 나간다. 대포리 해변을 떠나면 계금산 인근의 작은 고개를 넘으면서 보성군에서 고흥군으로 넘어가 죽림마을을 지나 옹암마을에 이른다. 장암마을을 지나는데 강아지 한 마리가 마치 다 큰 개처럼 집을 지킨다고 멍멍 짖으며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얼마나 귀엽던지 장래가 촉망되는 강아지였다. 강아지마저도 나이와 상관없이 제 역할을 하려는 모습이 보기 좋은데 씩씩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의 모습은 얼마나 좋을까? 장암마을을 벗어난 길은 들길을 가로질러 남쪽으로 내려간다. 제두마을로 이어지는 제두길이다. 촉촉하게 비가 내리며 더욱 인적이 드문 제두마을 앞을 동에서 서로 가로지른다. 마을의 지형이 돼지 모양을 닮았다고..
벌교 읍내에서 하룻밤 휴식을 취한 우리는 벌교 역전과 시장을 지나 시가지를 빠져나가 벌교천 강변 둑방길을 걷는다. 예전에는 칠동천을 건너기 위해서 조금 돌아갔으나 지금은 선착장 보도교를 통해서 조금 짧게 길을 갈 수 있다. 벌교대교 인근에서 갈대밭 사이로 이어지는 환상적인 데크길을 걷는다. 데크길은 벌교 생태 공원 건너편까지 이어진다. 이후로는 둑방길을 걸어 남해고속도로가 지나는 벌교대교 아래를 통과하고 봉황마을에서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 장암리에 이른다. 촉촉한 비가 내리는 가운데 벌교역전에서 좌회전하여 63코스 걷기를 이어간다. 이른 아침부터 역전 인근 시장 인근은 활기가 넘친다. 벌교역을 통해서 이동하는 방안도 여러 번 검토했지만 군내버스 연계등을 감안하면 순천을 거쳐 벌교 버스 터미널을 이용하는 것..
62코스에 이어서 걷는 63코스는 소설 태백산맥에 등장하는 주요 장소를 따라 벌교 읍내를 한 바퀴 돈다. 부용교 앞에서 출발하면 강변 산책로를 걷다가 도로로 올라가 벌교 홍교를 통해서 벌교천을 건넌다. 벌교천을 건너면 채동선 선생 생가를 지나 부용산 M1 고지를 올라 벌교 시가지를 둘러본다. 산을 내려오면 시가지를 걸으며 소설에 나오는 벌교 금융조합과 보성 여관을 차례로 지난다. 25Km에 육박하는 남파랑길 62코스를 끝내고 63코스의 벌교읍내 구간을 걸을지 여부를 옆지기와 딸내미에게 물으니 그냥 가자고 한다. 힘들어서 멈춰서 허리를 숙이며 쉬었다가 걷다가를 반복하는 딸내미의 모습이지만 계획대로 가겠다고 한다. 똥고집은 누구를 닮았는지...... 결국 오후 5시가 넘은 시간, 오늘만 8시간째 걷고 있으나..
아름다운 미항 여수를 지나고 광활하고 환상적인 순천만을 지나온 남파랑길 걷기는 어느덧 순천을 지나고 보성군 벌교로 들어간다. 여수 가서 돈자랑하지 말고 벌교 가서 주먹 자랑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 벌교를 이번에 간다. 벌교는 꼬막으로도 유명하지만 소설 태백산맥의 주 무대이기도 하다. 평소 같으면 먼 거리를 이동하므로 4일 정도의 여정으로 일곱 여개의 코스를 걷는 게 보통이었지만 이번에는 직장을 잠시 쉬고 있는 딸이 동행하므로 이틀간 두 개의 코스만 걷기로 했다. 어렵지 않지만 두 코스 모두 20Km가 넘는 긴 거리로 결코 만만하지 않다. 평일에도 매진이 많은 구간인데, 다행히 천안에서 순천까지 이동할 수 있는 기차 편을 예매할 수 있었다. 요즘은 무궁화호에서도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어서 긴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