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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다낭은 가족을 위한 자유 여행 최적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휘황찬란한 볼거리가 있는 도심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인 여행객이라는 티가 확연하지 않다면 그들의 삶을 가까운 곳에서 만나보기에도 그리 어렵지는 않습니다. 제주도에서 3무(三無)가 도둑, 거지, 대문이 없다고 하여 나온 말이라면 베트남 다낭에서는 5무(五無)라고 하여 도둑, 문맹자, 거지, 성매매, 마약 소지자가 없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그만큼 때묻지 않은 도시라고 할까요! 

그런데, 문제는 길거리를 다니다 보면 걸어다니는 사람을 도통 찾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요. 걸어다니는 사람은 십중팔구는 여행객이라 보면 딱입니다. 남녀노소를 불구하고 다낭 현지인들은 대부분 오토바이(모터사이클이라 쓸까하다가....)를 타고 다닙니다. 형편이 좋은 일부 사람들은 자동차를 몰고다니지만 자동차는 속도 제한이 엄격해서 오토바이가 더 편리하겠다는 생각입니다. 다음에 다낭에 다시 여행을 온다면 스쿠터라도 다룰 수 있도록 준비해서 오는 것이 좋겠다 싶었습니다. 실제로 외국인 커플이 오토바이를 타고 여행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건널목이 있기는 한데 신호등이 없기 때문에 밀려오는 오토바이와 자동차의 흐름 가운데 언제 길을 건너야 할지 도통 가늠하기가 싶지 않습니다. 이런 혼란 가운데 한국에서처럼 뛰어서 길을 건너면 사고 위험이 있다고 합니다. 아니 위험하니까 뛰어서 빨리 건너가야지 무슨 말인가? 반문하시겠지만 오토바이가 너무 많기 때문에 뛰면 오히려 위험하고 천천히 눈치껏 걸어가면 오토바이가 알아서 속도와 방향을 조정하기 때문에 걸어서 건널목을 건너는 것이 방법입니다. 빵빵거리는 경적 소리가 처음에는 귀에 거슬렸는데 몇번 길을 건너보니 경적 소리는 "내가 가고 있다!"하는 매너라는 것에 공감이 되더군요. 걸어가다보면 가끔 어떤 아저씨들이 오토바이에 타지 않겠냐고 호객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길을 걷다가 발견한 현지인들이 사용하는 당구장. 청년 시절 잘 치지도 못하는 큐대를 잡고 온갖 폼을 잡았던 추억을 더듬으며 거리낌 없이 당구장에 들어서자 반갑게 맞이하는 주인장 가족들. 어머니와 아들 딸이 같이 운영하는 모양인데 의사 소통이 문제 였습니다. 베트남 현지인들이 영어와 친하지 않다는 것. 이때 등장한 스마트폰 번역 어플이 당구 한 게임을 위한 최소한의 의사 소통 통로가 되어 줍니다.

한국의 당구장에 있는 주판 같은 점수판 대신 화이트 보드에 마커로 점수를 표시해야 했습니다. 바를 정(正)자로 점수를 표시하자 주인 아주머니와 따님은 한국에서는 저렇게 하는 모양이라며 키득 키득 신기해 했습니다. 구석에 포켓볼이 있기는 했지만 대부분은 3구를 치는 모양이었습니다. 아들로 보이는 청년이 3구를 가져올때 손가락 4개로 포볼을 외치자 알아 들었다는 듯 흰공을 하나 더 가져다 주더군요. 하수인 필자는 잘 모르겠던데 친구들 이야기로는 한국보다 공이 약간 작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게임에 열중하고 있는 사이 오전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청년을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당구장으로 들어오더군요 이 사람들은 대체.......어떻게 사는거야! 하는 의문 가운데 허름하게 옷을 입은 한 아저씨가 건너편 당구대에 기대어 우리의 게임을 관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인상이 조금 험악하신것이 동네 마피아는 아닐까!하는 두려움도 스믈스물 밀려왔습니다. 팔짱을 끼고 게임도 하지 않고 이방인의 게임을 살펴보는 아저씨가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불필요한 시비를 만들 필요는 없으니 게임에 열중했는데, 어느 순간 조용히 당구장을 나서시더군요. 그저 이방인의 당구가 궁금했던 모양입니다. 쿠션을 치느라 시간이 좀 걸렸는데 음료수 포함 2.5달러 정도 지불했으니 정말 저렴하게 게임을 했던것 같습니다.

아슬아슬했던 현지인 당구장 체험 다시 생각해도 짜릿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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