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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KTX 산천, KTX 해무와 같은 고속열차 시대에 살다보니 어느덧 자연스럽게 잊혀져 가는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차창 밖 풍경입니다. 물론 KTX에서도 차창 밖 풍경을 감상할 수 있지만 워낙 빠른 속도 때문에 풍경 감상이 쉽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선로 설계 때문에 생긴 방음벽, 터널등은 차창 밖 풍경 보다는 열차 내 방송이나 읽을 거리에 시선을 돌리게 합니다.
비둘기호가 사라지고 기차중에 가장 낮은 등급으로 남은 무궁화를 타고 길을 떠나봅니다.
꽃샘 추위 가운데 밤새 내린 눈은 기차 시간 놓칠까 조마조마한 새가슴을 만들기도 했지만 황홀한 창밖 풍경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무궁화를 타고 서너시간의 여행을 한다는 것이 엉덩이도 아프고 지루해서 쉽지는 않지만 - 그만큼 삶이 넉넉해 졌다는 이야기, 이미 편한 생활에 익숙해 졌다는 이야기 겠지요 - 적절한 속도로 달리는 기차 안에서 창 밖을 보며 여행하는 재미 만큼은 고속열차에 비할바가 아닌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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