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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당일치기로 지리산 둘레길 걷기를 다녀왔습니다. 걷기 여행 계획을 세울때 까지만 해도 둘레길 1코스를 거꾸로 내려로는 것이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둘레길 1코스를 운봉에서 출발하여 중간에 구룡 폭포가 있는 구룡 계곡 상행로로 코스를 변경해서 다녀왔습니다. 구룡폭포를 들러서 다시 둘레길로 복귀하려는 의도였는데 안내판과는 달리 길을 찾지 못해서 그냥 국립공원 산행로로 쭉 내려오고 말았습니다. 여행이란 항상 변수가 있기 마련인데 돌아보니 "지리산 둘레길과 구룡폭포의 환상적이 조합"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번 글은 둘레길에 대해서 다루고 또다른 글을 통해 구룡 계곡 산행길(지리산 숲길)에 대해서 다루어 보겠습니다.
일단 자동차로 주천에 있는 둘레길 주차장에 도착했는데 순천-완주간 고속도로 오수 IC에서 빠져 나와 19번 국도를 타니 금방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네비 주소는 전북 남원시 주천면 장안리 581-19입니다. 안내소에 붙어있는 버스 시간을 보니 인쇄된 시간 옆에 최근 변경된 시간이 적혀 있더군요 주천에서 운봉으로 가는 버스는 102번으로 07:59, 09:23, 11:13, 13:13, 14:42, 17:25에 있습니다. 남원역에서 출발하는 버스이다 보니 시간이 정각이 아닌 모양입니다. 09:23 버스를 탔는데 정확한 시간에 도착하더군요 운봉까지의 버스비는 1,950원 이었습니다.
둘레길 1코스의 시작 지점이라 그런지 주차장과 화장실도 잘 되어 있었고 느린 우체통도 있더군요. 예전 원동역에서 6개월후에 받도록 보낸 엽서의 기억이 새롭습니다.
주천은 1코스 시작점이기도 하고 구례쪽으로 가는 둘레길의 연결점 이기도 합니다.
위의 그림에서 보듯이 운봉에서 출발하면 약골 체력이라도 오르막이 아니니 그나마 수월하겠다는 기대도 있었습니다. 자동차를 가져온 제약도 있었지만 아무튼 운봉에서 출발한 것이 잘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버스를 타고 운봉까지 가는 길도 볼만합니다. 때로 산길을 한참 올라가는 버스를 보고 있노라면 이런 길을 오라갔어야 했는데......하면서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습니다. 위의 그림은 버스를 내린 지점에 서 있는 둘레길 안내판입니다. 노란색 선이 둘레길로 2코스가 가는 것이 아니라 주천 방향으로 가야 하므로 방향을 잘 잡아야 합니다. 운봉 읍내라 먹거리도 있고 시작 지점부터 상쾌합니다.
버스 하차 지점이 주민 쉼터 인데 우측을 바라보면 위의 그림처럼 파프리카 모형을 만날 수 있습니다. 주천 가는 길에서 만난 수많은 비닐 하우스에서 다양한 꽃과 작물이 재배되고 있던데 그 가운데 파프리카도 많이 재배하는 모양입니다. 파프리카 모형을 보면서 우측 길로 진행하면 됩니다.
동네 광고판을 보면 지역적 특색도 드러나기 마련인데 "연탄 파격세일"이란 광고가 특히 눈에 들어오더군요. 광고판 우측 길로 진행합니다.
남원 양묘 사업소를 가로질러 건너편으로 보이는 둑방길까지 가야하는데 이 근처에서는 둘레길 표지판을 볼수가 없으므로 둑방길로 간다 생각하시고 걸으시면 됩니다.
가을 냄새를 마음껏 맡을 수 있는 둑방길입니다. 우측으로는 "람천"의 개울 냄새, 둑방에 심겨진 나무의 냄새, 좌측 논의 벼를 베고난 다음의 냄새등등 참으로 걷기 좋은 길입니다.
둑방길을 따라 만나는 엄계교 지점입니다.
둑방길을 따라 걷다가 처음으로 만난 도로입니다.
동네마다 둘레길을 나름 활용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바래봉 둘레길"이라 했는데 바래봉은 운봉쪽에서 오를 수 있는 봉우리로 철쭉으로 유명한것 같습니다. 걷다보니 노부부가 노지 상추를 수확하고 계셨는데 상추의 포장 박스에도 "바래봉"을 사용하고 있더군요.
둘레길 표지판이 자주 나오므로 "주천 방면"을 보고 계속 걸어갑니다.
행정 마을을 가로지르는 둘레길 지도입니다. 둑방길을 나와서 다리(행정교)를 지나 마을을 가로지르고 다시 둑방 길로 진입하는 방법입니다.
마을을 가로지르며 만난 건물로 이 마을에 180년이 넘는 서어나무 군락지가 있어 "서어숲 마을"이라 불린다고 합니다. 조상이 심어 놓은 나무의 유익을 후손이 누리는 모습은 많은 교훈을 줍니다.
행정 마을을 가로질러 둑방길로 접어드는 지점의 표지판입니다.
이번 걷기 여행에서 느낀점 중에 하나의 논둑의 잡초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우리 동네는 제초제로 논둑의 풀이 남아 있지도 않지만 산촌의 논둑에는 고사리인지 고비인지 잡초도 다르고 이런 공간이면 우리 동네는 콩 심는라 난리일텐데 사람들의 마음에도 여유가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이런 논둑을 남겨주셔서 고맙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다시 둑방길을 걸으며 만난 표지판, 어떤 표지목은 새로 세운것도 있었지만 시간의 흐름에 색이 바래진 표지목에서도 나름의 정취가 느껴집니다.
찬란한 가을볕에 반사되는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지 못하는 안타까움입니다. 걷는자에게 주신 선물입니다.
둑방길에서 나와 다시 도로를 만나 길을 건너고 다리를(가장교) 건너서 바로 다시 둑방길로 길을 이어갑니다. 이전까지는 개천을 우측에 놓고 걸었다면 이제부터는 개천을 좌측에 놓고 걷습니다.
걷는 길에서 만난 작업대입니다. 자전거 바퀴 4개를 용접해서 밭의 고랑 사이 사이를 움직이며 작업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참 대단하다 싶었습니다. 생활속 지혜는 무궁무진합니다.
둑방길이 끝나는 지점에 있는 쉼터입니다. 덕산마을 버스 정류장이 있는 곳에서 벤치에 앉아 점심 식사를 간단히 하고 다시 길을 재촉했습니다.
도로를 따라 조금 걷다가 가장마을로 진입합니다.
마을을 빠져나와 덕산저수지를 둘러가는 길은 가족묘원을 지나쳐 가야 합니다.
가족 묘원 입구의 모습. 수많은 산악회의 시그널과 뒷편의 꽃이어우러져 그리 지저분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다들 돌 하나씩 올려놓고 소망을 빌었겠죠!
우측 산길을 통해서 저수지를 바라보며 걷습니다.
가을볕과 나무들 그리고 아담한 저수지의 풍경이 감탄을 자아냅니다.
저수지 옆의 숲길이라 그런지 공기가 더욱 상쾌했습니다.
덕산 저수지를 나온 곳의 표지목.
걷기 여행의 묘미 중에 하나는 아름다운 들꽃을 만나는 것이 아닌가 샆습니다.
논둑에 이름모를 잡초과 꽃, 어린 상수리 나무까지....... 상상 못할 풍경입니다.
저수지를 나오면서 만나는 노치 마을입니다. 해를 풍성히 받는 참 좋은 위치에 있는 마을이구나 싶습니다. 백두대간이 지나는 중심에 있는 마을이라는 설명보다, 직접 발로 만난 마을은 마음을 푸근하게 감싸주는 마을이었습니다.
마을 입구 밭인지 공터인지 모를 공간에 있던 강아지풀입니다. 가을 바람과 파란 하늘에 흔들리는 모습이 정말로 아름답습니다.
백부대간에 대한 설명을 담은 표지석들
노치마을을 나가는 길에서 만난 보라색 꽃 자세히 보니 클로버 꽃인듯 한데 하얀색이 아니라 신기했습니다.
마을길에서 나와 다시 도로를 따라 걸어야 하는데 도로를 만나는 지점에 쌓여있는 볏단 더미들.
노치마을에서 나와 길을 걷다보면 만나는 표지판입니다. 이 지점부터 둘레길은 개울을 건너 본격적으로 산 속 길을 걷게 됩니다. 표지판을 보니 구룡폭포를 거쳐서 다시 둘레길로 복귀할 수 있을것 같아서 구룡폭포로 향했지만 결국은 둘레길로는 복귀하지 못하고 둘레길이 아닌 지리산 국립공원의 산행로를 걷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선택이 실패가 아닌 최상의 조합을 이룬 것이었다는 점입니다.
구룡폭포 방면으로는 계속 길을 따라 구룡폭포 주차장이 있는 곳까지 걸어야 합니다. 차가 거의 없어서 도로를 따라 걸어도 위험하지는 않았습니다. 구룡폭포로 향하는 지리산 숲길은 다음 포스팅에서 다루겠습니다. 가을의 지리산 둘레길은 예상치 못한 수많은 감탄을 자아내게 했습니다. 내가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을 데려오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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