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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방산 아랫자락에 자리한 아산시 배방읍 신흥리를 지나고 있는 백의종군길은 태화산과 망경산 사이의 계곡으로 이어지는 넓티고개를 향한다. 수철 저수지를 지나서  넓티고개를 넘으면 배방읍 수철리에서 천안시 동남구 광덕면 보산원리로 진입한다. 내리막길을 따라 보산원리를 지나면 퐁서천을 건너서 지장리에 이른다.

 

아산 신흥리 마을길을 걸으며 5월에서 6월 사이에 볼 수 있는 감꽃이 시야에 들어온다. 연한 노란색의 감꽃에 시선이 멈추어져 한참을 바라보았다.

 

감꽃도 암꽃과 수꽃이 있다고 하는데 내년에는 암꽃과 수꽃을 구분해서 찾아보아야겠다. 암꽃은 크고 혼자 피는 반면에 수꽃은 작고 서너 개씩 핀다고 한다. 수꽃들은 암꽃보다 먼저 피어서 벌을 이끌어서 암꽃의 수정을 돕고 나무에서 떨어진다고 한다. 예전에는 떨어진 수꽃을 간식으로 먹거나 놀잇감으로 사용했다고 하는데 필자도 경험해 보지 못했으니 다음 세대에 이런 문화가 전해질까? 하는 의문도 든다.

 

마을길에서 옆지기가 좋아하는 양귀비꽃을 만나니 역시나 좋아하신다. ㅎㅎ.

 

길이 신흥리를 벗어나면 솔치고개로 향하는 솔치로를 따라 얼마간 도로를 걷는다. 도로를 따라 솔치고개를 넘으면 호서대학교로 이어지는 길이다.

 

얼마간 솔치로 도로를 따라 걷던 길은 우측으로 도로를 벗어나서 아산시 배방읍 중리 마을길을 걷는다. 정면으로 우리가 넘어가야 할 태화산과 망경산 자락이 든든히 버티고 서있다.

 

배방읍 중리를 지나서 아산시의 남쪽 끝자락인 수철리로 진입한 백의종군길은 고불로 도로를 따라서 넓티고개를 향한다.

 

고불로를 따라서 오르는 고갯길 우측으로는 망경산 아래로 수철 저수지가 조용히 자리하고 있다. 농업용 저수지이다.

 

수철 마을 입구에 있는 정자에 앉아 이른 무더위에 지친 몸을 잠시 쉬어간다. 그늘과 시원한 바람을 간절히 찾는 계절이 돌아왔다.

 

길가 뽕나무의 오디가 열려서 검게 익어가기를 기다리고 있다. 뽕나무의 종류에 따라서 크기도 맛도 다르다고 하는데 어떤 품종은 오디의 크기가 7Cm에 이른다고 한다. 잎의 모양도 하트 모양이 아닌 좁은 잎 뽕나무, 가새뽕나무처럼 잎이 갈라진 품종들도 있다. 모든 뽕나무에 오디가 열리는 것은 아니고 보통 뽕나무는 암수딴그루이기 때문에 숫뽕나무는 꽃만 피고 오디를 맺지 않는다고 한다. 

 

넓티고개를 향하는 오르막길을 뚜벅뚜벅 걸어 올라간다. 아산 시내버스 종점도 지나서 간다. 넓티고개는 고도 420미터까지 올라야 한다.

 

고불로 도로를 따라 걷던 길은 동화마을이라는 이름의 전원주택단지가 있는 지점에서 우측으로 빠져서 임도를 통해 넓티고개로 간다. 도로 바로 인근으로 고갯마루에서 다시 도로와 합류한다.

 

넓티고개에 이르니 고개의 이름처럼 넓은 공간을 가지고 있는 공간이어서 중국집도 있었다. 광덕산과 망경산의 등산로 입구라서 그런지 때마침 점심시간을 맞이하여 등산을 끝내신 분들이 중국집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이제 충무공 이순신의 고장이라 할 수 있는 아산시 구간도 끝나고 천안시로 들어간다. 천안의 도시 지역은 여러 군데 다녀 보았지만 이런 깊숙한 곳을 걸어서 통과한다는 것도 새삼 감회가 새롭다.

 

천안에 진입하여 처음 만나는 곳은 보산원 마을이었다. 천안시 동남구 광덕면 보산원리에 속한다. 장인촌이라는 표지석이 있었는데 보산원 마을에 위치하여 전통장을 담그는 곳이라고 한다.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에서 담그는 장은 더 맛이 있지 않을까 싶다.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돈다.

 

보산원 마을 입구의 정자에 앉아서 잠시 휴식을 취했는데 정자에서 보이는 특이한 그림에 사진을 하나 남겨 놓는다. 일부러 던지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어디서 날아왔는지 나뭇가지가 전깃줄에 걸려 떨어지지 않는다. 보산원이라는 마을 이름은 조선시대 역참 제도의 일환으로 설치되었던 숙박 시설인 보산원이 있던 곳인 것에 유래하는데 우리가 넘어온 고개처럼 보물 같은 산줄기가 있는 지역이라는 의미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이순신 장군도 이곳을 통해 내려가신 교통 요지였던 것이다.  꽃밭에 사는 강아지라 그런지 개도 짖지 않는다.

 

마을길에서는 풍성한 꽃 모양 덕분에 함박꽃이라고도 불리는 작약이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뿌리는 약재로 쓰이니 눈에도 좋고 몸에도 좋은 식물이다.

 

단풍나무는 벌써 꽃이 지고 헬리콥터 날개 모양의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 단풍나무 열매를 보니 봄이 가는구나 하는 것이 실감이 난다.

 

광치마을길을 따라서 내려가던 길은 광덕사 인근에서 다시 보산원로 도로를 만나서 도로를 따라 내려간다.

 

도로를 걷지만 산이 깊은 곳이라 자동차도 많지 않고 걷기에 참 좋다. 길을 걷다가 만나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 백의종군의 길"이라는 커다란 표지석을 천안에서도 만날 수 있어 반갑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비석을 세우기보다 튼튼한 리본을 많이 달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개를 내려온 길은 지장 삼거리를 앞두고 보산원 초등학교 방면으로 우회전하여 들어간다. 5코스의 종점인 공주 표지판이 등장했다. 

 

보산원 초등학교 방면으로 들어가는 길, 전봇대에 걸린 백의종군길 리본들이 색색이다. 색이 바랜 차이를 보니 리본은 적어도 세 번은 바뀐 모양이다. 새로운 리본을 보니 걸린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아 안심이 된다.

 

밭의 울타리를 따라서 작고 노란 꽃들이 줄지어 피어 있는데 바로 고들빼기 꽃이다. 고들빼기 김치하면 군침부터 도는 필자에게는 애착하는 음식 중의 하나이다. 음식점에서도 만나기 쉽지 않은 음식이지만 맛있는 고들빼기김치는 만나는 것은 반가운 친구를 반나는 것과 바를 바가 없다. 아! 맛있는 고들빼기김치를 언제 먹었던가?

 

정말 만나기 어려운 백의종군길 스탬프함도 만난다. 57개 중에 12번이니 합천까지 가려면 아직도 멀었다.

 

길은 보산원 초등학교 앞을 지나서 이어진다. 일제강점기에 세워진 유서가 깊은 학교이다.

 

보산원 초등학교 앞을 지나온 길은 왕승교를 통해서 풍서천을 건넌다. 풍서천은 광덕산에서 발원하여 아산 시내를 가로지르는 곡교천과 풍세 부근에서 합류하는 하천이다.

 

맑은 물이 흐르는 풍서천을 건넌 길은 지장 교차로를 통과하여 광덕면 지장리로 진입한다. 천안으로 넘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지장리는 천안의 남쪽 끝자락으로 이 마을을 지나서 개치 고개를 넘으면 공주시로 넘어간다.

 

남북으로 길게 뻗은 지장리는 대부분의 지역이 산지로 이루어져 있어서 갈수록 산이 깊어진다.

 

마을 깊은 곳으로는 지장댐이 한창 건설 중인 모양이었다. 2027년 준공 예정이라고 하니 나중에 이곳을 방문한다면 완전히 다른 그림이 펼쳐질 것 같다.

 

지장댐 건설의 일환으로 새롭게 마련된 길을 따라 편안하게 길을 이어간다. 도로 아래로는 예전에 사람들이 다녔을 길도 보인다. 댐에 물을 가두기 시작하면 수몰될 공간이지 않을까 싶다.

 

도로변에는 보라색 엉겅퀴 꽃이 발길을 붙잡는다. 엄밀히 말하면 지느러미엉겅퀴라는 식물이다. 피를 엉기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엉겅퀴라 부르는 토종 식물은 여러해살이 풀이지만 지느러미엉겅퀴는 귀화 식물로 두해살이라고 한다. 줄기에 지느러미 모양이 있고 가시가 있는 외형상 차이가 있지만 약효가 같다고 한다.

 

지장천이 흐르는 지장댐 건설 지역을 벗어난 길은 지장 2리 버스 정류장으로 들어와 본격적인 산행 채비에 나선다. 정류장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지만 도로도 임도도 없는 진짜 산길을 앞두고 긴장감이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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