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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종군길 4코스는 급한 경사나 오르막이 없는 평탄한 길이지만 33Km라는 거리는 만만한 거리가 결코 아니다. 서울에서 출발하여 수원, 오산을 거쳐 평택까지 내려온 길은 드디어 충청남도 아산시로 진입한다. 현충사와 이순신 장군의 무덤이 있는 곳이라 백의종군길 표식도 촘촘하고 친절하게 되어 있다.


평택역에서 시작하는 백의종군길 4코스는 평택시 원평동을 경기도의 마지막 지역으로 하여 길을 시작한다. 원평동이라는 이름은 원래 평택의 중심지였다는 의미라고 한다. 평택역이 생기면서 원래는 이곳으로 사람들이 모이고 번화가를 이루었으나 1946년에 대홍수가 나면서 번화가의 중심이 역 반대편으로 넘어갔다고 한다.

길 시작 지점에서 만나는 빨간색 이순신 백의종군길 리본은 걷는 이의 힘을 돋우고 기분을 환하게 밝혀준다.


길가에서 만나는 등나무 꽃은 아직 4월이지만 5월의 느낌을 물씬 느끼게 한다.


평택시 팽성읍으로 넘어가는 군문교 아래는 노을생태문화공원과 원평나루도 위치하고 있다.


안성천을 건너가는 군문교를 걸으며 옛날에는 배가 오갔을 원평나루를 상상해 본다. 아산만 방조제가 생기기 전에는 배가 이곳까지 들어왔을 텐데 지금은 가을 억새 축제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사람이 걸어 다닐 수 있는 인도가 없는 국도변 걷기는 늘 부담스럽다. 그러나, 길이 이곳밖에 없으니 할 수 없다. 38번 국도와 45번 국도가 교차하는 신궁 교차로를 지나간다.


신궁 교차로를 지나온 길은 평택시 팽성읍 신궁 1리로 들어간다. 이제는 인도로 걷는다. 이름이 독특해서 특별한 의미가 있나? 했는데 일제강점기에 신흥리와 하궁리를 합치면서 두 마을의 이름을 따온 것이었다.

45번 국도를 따라가던 길은 팽성읍객사 방향으로 들어간다. 팽성 읍내로 들어가는 길이다.


평궁사거리를 지나서 팽성 읍내로 들어가는 길에서는 경기둘레길 화살표도 잠깐 만난다. 인도가 없는 구간에서 도로 시설에 묶인 백의종군로 리본을 보니 조금은 처량한 느낌도 든다.


팽성읍내로 들어가는 길을 가다 보면 멀리 눈앞으로 고속철도가 지나가는 고가가 보이기 시작한다. 세계 최대의 해외 미군 기지라는 캠프 험프리스로 가는 표지도 등장했다. 평택시 팽성읍 안정리와 동창리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눈으로는 경부 고속철도가 지나는 고가만 보이지만 사실 이곳은 땅속 깊은 곳으로 수서 고속철도가 지나는 곳이기도 하다. 경부 고속철도가 운행 중인 상태에서 그 교각 아래 지하 30미터 아래로 터널을 통과시키는 것은 고속철도 건설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고 한다. 건설의 세계에서는 일반인의 생각으로는 도저히 상상도 못 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인근에 있는 논에서 물을 대고 트랙터가 땅을 갈고 있지만 그 땅 아래에서는 고속 열차가 달리고 있는 세상이라니......


다시 만나 경기 둘레길 리본이 걸린 팽성 레포츠공원을 지나 동서촌로 도로를 따라 내려간다. 평택, 아산으로 나가는 도로가 독특하게 생긴 지역이다. 크고 작은 길 여덟 개 정도가 연결되는 교차로라 생김새도 독특하게 만들어진 모양이다. 한쪽으로 원심창 기념관 표지가 있었는데 이곳이 고향인 독립운동가 원심창 의사를 기리는 공간이라고 한다. 아나키즘을 바탕으로 항일 무장 투쟁을 수행하셨다고 한다.


동서촌로 도로를 따라가는 길은 팽성읍객사를 향한다.


길은 팽성읍객사 앞의 갈림길에서 청담 고등학교 방면으로 이동한다. 팽성송화로를 따라 내려간다. 팽성읍객사는 다른 지방에서 온 관리들이 묵던 동서헌이 있고 지방에서 궁궐을 바라보며 왕에 대한 예를 표하는 망궐례를 행하던 장소라고 한다. 일제 강점기에는 주조장으로 전락했었다고 한다.


이곳은 평택 송화지구 택지 개발이 이루어진 곳으로 가지런히 심은 가로수들이 유독 보기 좋았다. 청담 중고등학교도 지나는데 처음에는 서울 청담동에 있을 학교가 왜 여기에 있지? 하는 무식한 의문점이 있었다. 강남의 청담동은 한강이 맑던 시절 청수골이라는 데서 기인하여 동네 이름이 청담으로 변화한 곳이고 그곳에 위치한 학교가 청담 고등학교라면 이곳 팽성의 청담 고등학교는 불교계 재단이 청담 스님의 유지를 기리면서 세운 학교라고 한다. 부사관을 키우는 부사관과 있는 모양이었다. 군에는 전문 기술을 가진 부사관들이 상당수 필요한 것이 사실이니 해당 분야로 진로를 정한 친구들에게는 도움이 되겠다 싶다. 사람 사는 세상에는 많은 사람만큼이나 다양한 종류의 일자리가 있다.


팽성 119 안전센터를 지난 길은 팽성송화길을 따라 계속 남쪽으로 길을 이어간다. 다시 보아도 우람한 가로수들이 정말 보기 좋다. 송화지구 택지 개발이 1997년에 시작되었다고 하니 30년 세월을 가로수가 제대로 말해주는 듯하다.


예비군 훈련장 사거리를 지나면 팽성송화길에서는 아주 훌륭한 가로수길을 만나게 된다.

인근에 남산 공원이 있기는 하지만 하나의 가로수가 아니라 서로 키가 다른 나무들이 그것도 키 큰 나무들이 층층으로 서로 다른 높이를 서로 조화롭게 이루고 있는 어디서도 보기 어려운 가로수 길이었다. 주변으로 택지 개발과 아파트 건설이 계속되고 있었는데 이 길만큼은 잘 보존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풍경 좋은 길이라 그런지 아주 깔끔한 백의종군길 리본도 만날 수 있었다.


아름다운 가로수길을 아쉽게 떠나보내고 송화교차로와 팽성 초등학교 앞을 지나면 송화리 끝자락에 이른다.


송화리 끝자락에 이르면 송화 사거리에서 육교로 45번 국도 팽성로를 건너서 석근리로 들어간다.


백의종군길을 걸으며 발로 밟는 경기도의 마지막 동네로 들어간다.


남산 3리, 석근 1리와 같은 자연부락을 지나며 길은 남쪽으로 경기도와 충남 아산시의 경계가 되는 군계천 방향으로 이동한다.


석근 2리를 지난 길은 드디어 경기도와 충남 아산시의 경계인 군계천을 건넌다. 통상 시군의 경계라면 높은 산이나 강이 있을 법 한데 이곳의 군계천은 폭이 20여 미터인 아주 작은 소하천이다. 그런데 이 작은 하천은 경기도 팽성읍과 충남 천안시, 충남 아산시의 경계를 이룬다.ㅎㅎ


길이 군계천을 건너서 충남 아산시 둔포면에 들어오니 백의종군길의 대접이 달라진다. 커다란 돌비석에 깔끔한 길표지와 풍성한 리본과 화살표 표식까지 서울부터 경기까지 어쩌다 한 번씩 만나던 빨간 리본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제는 맵 없이 리본과 길 표식 만으로도 길을 갈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얼마나 반갑던지...... 아무튼 풍성해진 백의종군길 표식으로 인한 흥분을 가라앉히며 둔포면 둔포리의 마을길을 걷는다. 논에는 물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농사의 계절이 돌아왔다.


농촌 풍경은 그리 오래가지 않고 다시 눈앞으로 아파트들이 스카이라인을 채운다. 아산 테크노밸리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조성한 신도시다. 길은 아산 테크노밸리를 가로질러 간다.


길은 테크노호수 끝자락에서 아산충무고등학교 뒤쪽으로 돌아서 신도시 지역으로 들어간다.


아산 테크노 중학교 옆을 지나 신도시를 가로질러 내려간다.


신도시를 가로지르는 길은 염작초등학교를 지나서 작은 고개를 하나 넘어가야 한다.


작은 고개를 넘어온 길은 아산밸리남로에서 우회전하여 길을 가로질러 신도시 지역을 빠져나간다. 한동안 점심 식사할 장소를 찾지 못했던 우리는 아파트 단지에 있는 편의점에서 점심을 해결할 수 있었다. 편의점에서는 각자의 취향에 따라 음식을 고를 수 있고 때로는 1+1 보너스도 만날 수 있는 재미가 있다. 걷기 여행자가 도시락을 준비하지 못했다면 편의점은 정말 황송한 공간이다. 물론 음식을 고르다 보면 값은 결코 저렴하지 않다.


신도시를 벗어나면서 원래의 길은 유에스빌리지 중간을 가로질러 가도록 되어 있었는데 이곳에 걸린 리본과 길표지는 유에스빌리지 외곽을 돌아가도록 되어 있었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현재의 길 표식을 따라 외곽을 돌아가기로 했다. 팽성의 캠프 험프리스에 근무하는 군인이나 군무원 가족을 대상을 하는 렌털하우스가 많지만 그냥 대단위 전원주택 단지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내국인이 전원주택에 실거주 용도로 사는 사람들도 많다. 5억이 넘지만 매물도 상당수가 있었다. 미국 군인 가족들의 40% 정도만 부대 내부 시설에 거주하고 나머지는 부대 밖에서 산다고 하니 렌털하우스의 필요가 상당하겠다는 생각도 든다. 최근 트럼프가 주한미군 규모를 실제인 2만 8천 명과는 차이가 큰 4만 5천 명이라 말한 것으로 비판을 하지만 혹시 그가 가족과 관련 인원까지 포함해서 말했다면 그 수는 근사치에 가까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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