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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시작한 이순신 백의종군로는 3코스를 걸으며 이제 화성시의 동쪽 끝자락을 출발하여 오산시를 거쳐 평택까지 내려간다. 대부분이 시가지를 가로지르는 길이다.


서울에서 출발했던 지난 1,2 코스의 걷기 강도에 충격을 받아서인지 몰라도 경기도 화성에서 출발하는 3코스 걷기 시작점에서는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그래서, 이른 아침에는 아직 쌀쌀하지만 복장도 많이 가벼워졌다. 사월 초파일을 한 달여 남겨둔 시점에 용주사 앞에는 벌써 연등이 달리기 시작했다. 용주사 건너편으로는 정조 부부와 사도세자 부부의 무덤인 융릉과 건릉이 있지만 길은 융건릉을 뒤로하고 동남 방향으로 이동한다.


용주사 현판 앞을 지나서 용주로 도로를 따라 동쪽으로 걷는다. 용주사는 정조가 중건한 능침사찰이라고 하는데 능침사찰은 왕릉 인근에 세워서 고인의 명복을 빌고 무덤을 보호, 관리하기 위해 지정된 사찰이라고 한다. 최근에 다녀온 여주 여강길의 신륵사도 세종대왕릉을 위한 능침사찰이었다고 한다.


용주로를 따라 동쪽으로 이동하는 길은 안녕 삼거리를 지난다. 인근의 고속도로를 지나다 보면 "안녕"이라는 이름의 동네가 항상 궁금했었는데 드디어 그 안녕리를 두 발로 걷고 있다. "안녕리"라는 마을 이름은 정조가 사도세자의 무덤인 융릉으로 가는 길에 안녕촌이라 부른 데서 유래한다고 한다. 아버지의 무덤을 바라보며 편히 잠들기를 바라는 바람이 반영된 말이다. 사실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은 우리 민족의 오래된 인사말은 아니었다고 한다. 해방 후에 교과서에 등장하면서 사회 전체적으로 퍼진 것이라고 한다.


안녕 삼거리를 지나면서 용주로에서 효행로로 들어선 길은 효행로 대로를 따라서 동쪽으로 황구지천으로 향한다. 효행로 가로등 기둥에 충(忠)과 예(禮)를 붙여 놓았는데 충과 예는 정조대왕의 핵심 통치 철학이었다고 한다.


길은 송산교를 통해서 황구지천을 건넌다. 수원의 서호천이 합류했던 바로 그 황구지천이다. 의왕에서 발원하여 남쪽으로 흐르는 하천으로 평택의 황구지리 인근에서 진위천과 합류하고 좀 더 남쪽으로 내려가서 안성천과 합류하여 아산호로 들어간다. 아산만 방조제가 있어서 바다로 나가는 길은 막혀 있다.


다리를 지나면 우회전하여 황구지천을 따라 이어진 한신대길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간다. 한신대 캠퍼스와 이어진 길이다.


황구지천교 아래를 통과해서 조금 더 걸으면 한신대 입구에 닿는다. 대학가 분위기가 있지만 학교에 대해서는 아는 게 별로 없었다. 찾아보니 1940년 우리나라 최초의 신학대학으로 세워졌다고 한다. 처음 이름은 조선신학원이었고 서울에서 개교했다고 한다. 1979년 서울 수유리에 있던 캠퍼스를 현재의 위치로 이전했고, 1980년에 종합대학이 되었다고 한다. 문익환 목사, 장준하 선생과 같은 분이 이 학교 출신이다.


길은 한신대 입구 앞에서 골목길을 따라 동쪽으로 이동한다. 양산로 길을 따라간다. 양산이라는 지역 이름도 독특한데 한신대 캠퍼스 남쪽에 있는 산이름이 양산봉(180m)이다. 길도 화성시 병점구에서 오산시 양산동으로 넘어왔다.


양산로 길을 따라서 남쪽으로 이동하는 길은 바로 옆으로 서부로 큰길과 나란히 내려간다. 서부로는 오산시에서 화성을 거쳐 수원까지 이어지는 왕복 6차선이 넘는 큰 도로이다.


서부로와 나란히 내려가는 길은 오산시 양산동에서 세교동으로 넘어가며 세마 교차로까지 이어진다.


세마 교차로까지 내려온 길은 좌회전하여 다리 아래를 통해서 서부로를 가로질러 세마역 방면으로 이동한다. 빨간 백의종군길 리본을 만날 때마다 반갑다. 누군가 나와 동행한다는 느낌! 내가 걷고 있는 길 방향에 문제가 없다는 확인! 흔하지 않아서 더욱 반갑다.

아파트 단지가 뜨거운 태양을 가려주고 가로수가 운치를 더해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아파트 단지에 많이 심는 철쭉도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도시에서도 잘 자라는 강한 생명력에 봄이면 화려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철쭉의 매력 때문에 많이들 심지 않는가 싶다.


세마역으로 향하던 길은 세마역으로 가지는 않고 한 블록 앞에서 우회전하여 수목원로를 따라 내려간다. 길 표지판에 물향기 수목원이 등장했는데 수목원로라는 길이름처럼 길을 따라 쭉 내려가면 물향기 수목원에 이른다. 재미있는 것은 아파트 단지를 가로지르는 수목원로 한쪽으로는 은빛개울공원이 길게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곳 세마역 인근에서 오산대역 부근까지 남북으로 길게 이어지는 공원이다. 이 지역은 오산시 세교동에 해당하는데 세마역이라는 이름은 독산성에 있는 세마대(洗馬臺) 전설에서 따온 것이라 한다. 전설에 따르면 임진왜란 당시 독산성에서 전투를 벌인 권율 장군이 백마를 흰쌀로 목욕시키는 시늉을 해서 왜군으로 하여금 독산성에 물이 부족하지 않음을 보였다는 이야기이다.


수목원로 따라 세교동을 남쪽으로 가로지르는 길에서는 죽미체육공원도 지난다. 세교동의 이름은 작은 다리가 많은 농촌 지역이라는 의미인데 그 당시에 논밭을 일구며 살던 사람들이 지금의 모습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지금은 고급 고층 아파트들이 끝을 모르고 이어진다. 이곳을 지나는 빨간 버스는 사람들을 강남역으로 서울역으로 직접 퍼 나른다. 이곳에 사는 상당수의 사람들은 생활권이 서울이 아일까? 생각도 든다.


수목원로를 걸으며 오산시 세교동에서 금암동으로 넘어온 길은 문헌근린공원과 고인돌 공원을 이어주는 물향기 생태교 아래를 통과한다. 고인돌 공원에는 이름처럼 실제로 9기의 고인돌이 있다고 한다. 금암리 지석묘군이라 불린다.


수목원로가 물향기 수목원과 만나는 지점에 이르면 좌회전하여 오산대역 방향으로 이동한다. 오산시 수청동으로 진입한다.


길은 키 큰 메타세쿼이어가 줄지어 늘어서 있는 물향기 수목원 주위를 돌아 내려간다. 역사가 아주 오래된 수목원은 아니고 2000년에 임업 시험장을 모태로 해서 수목원을 조성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오산대역에서 5분 거리이므로 메모해 두어야겠다. 수청동은 맑은 물이 흐르는 동네라고 붙은 이름인데 물향기 수목원이라는 이름도 수청동에 위치한다고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길은 경부선 철길을 따라서 내려가는데 따뜻한 봄 햇살을 받은 황매화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밝은 햇살을 받은 황매화 꽃이 고급스러운 자태를 뽐낸다. 같은 노란색이라도 개나리와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매화를 닮아서 황매화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열매는 매실이 아니라 짙은 갈색의 딱딱한 열매를 맺는다. 한약재로 쓰인다고 한다.


가끔씩 들려오는 기차 소리를 들으며 철길을 따라 걷고 있지만 곳곳에서 만나는 봄꽃들 덕분에 삭막한 느낌은 아니다. 이번에는 빨간 장미의 색을 가진 꽃이다.

꽃만 보면 동백꽃처럼 보이지만 명자나무 꽃이다. 키 작은 명자나무 꽃만 보다가 키가 큰 나무를 보니 조금은 당황스럽기도 하다. 명자나무는 산당화라고도 불리는 장미과의 식물로 동백나무와 달리 겨울이면 낙엽을 떨구는 나무이다.


철길을 따라서 오산시 궐동으로 넘어온 길은 궐동 지하차도를 따라서 철길 아래를 통과한다.


철길을 가로질러온 길은 궐동을 남쪽으로 내려가 오산천을 건너는 오산대교 앞에 이른다. 궐동이라는 이름도 독특한데 오랜 역사적 배경이 있었다. 공자의 고향 이름이 "궐리"이고 이곳에 정조대왕이 공식 사당으로 지정한 권리사라는 공자의 사당이 있었다고 해서 궐동이라 불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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