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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향기길 축제가 열리고 있는 꾸지나무골 해변을 떠나 해변으로 이어지는 해안 숲길을 걷는다. 서해랑길 72코스는 8.4km로 소요시간은 약 3시간이면 걸을 수 있다고 하지만 해안길이 평탄한 길이 아니라 오르락내리락하는 산길이기 때문에 방심하면 큰코다칠 수 있다. 첫 산인 육골재 자락을 넘으면 큰 어리골에 도착하고 다음산을 넘는 과정에서 와랑창 전망대와 차돌백이 전망대를 지난다. 용난굴이 위치한 해변 위를 지나면 중막골 해변에 닿는다.
솔향기길 축제로 꾸지나무골 해변은 시끌시끌하다. 축제 현장에 앉아서 흥겹게 축제를 즐길 요량이 아니라면 시끄러운 스피커 소리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태안 절경 천삼백 리 길, 솔향기길 관문이 화려하다. 육골재 자락의 산을 오르는 것으로 72코스를 시작한다. 2007년 원유 유출 사고가 남긴 상처는 120여만 명이 넘는 자원봉사자와 주민들의 수고에 치유되었고 이 솔향기길이 만들어진 것도 사고가 계기가 되었다고 하니 나름 의미가 있는 길을 걷는다.
숲길에는 축제 행사의 일부인 "솔향기길 걷기 대회"를 위한 팻말도 세워져 있었다.
첫 산인 육골재 자락의 고개를 넘어가면 펜션 한 채가 위치한 해변을 만난다.
아담한 크기의 해변인데 펜션 사람들만 즐기는 해변이라고 생각하니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우리가 조용한 분위기를 해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남서쪽으로는 눈부신 오후의 태양 아래 멀리 태안 화력 발전소가 시야에 들어온다. 해안으로 내려왔던 길은 다시 산길을 오르기 시작한다.
솔향기길 축제의 반려견 코스 표지를 보니 반려동물을 키우는 집이 30%에 육박한다는 통계가 실감이 난다. 해안 절벽의 좁은 길을 보면 이 길이 과거 군부대 해안 경계로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길은 어느덧 큰 어리골에 도착한다. 계곡 안쪽으로 펜션들이 자리하고 있는 곳이다.
큰 어리골 해변에서 보이는 풍경은 먼바다로 큰 배들이 오가는 그림이다.
잠시 감상하던 바다 그림과 큰 어리골을 뒤로하고 다시 숲길로 들어간다.
해안으로 내려왔으니 다시 산길로 올라가는 것은 솔향기길에서 숙명과 같은 흐름이다. 올라갔다가 내려갔다가를 반복하는 해안길 걷기는 젊은 군인들은 감당할만할지 몰라도 결코 쉽지 않다. 짧고 높지 않은 산길이라고 방심했다가는 큰코다치는 은근히 쉽지 않은 길이다.
길은 다시 작은 어리골로 내려간다. 꾸지나무골 이후로 벌써 세 번째 골짜기를 지난다.
양식장이 위치하고 있는 작은 어리골 팻말에 화장실 위치를 적어 놓았는데, 길을 잘 관리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작은 흔적이지 않은가 싶다. 양식장이 깊은 골짜기에 있다 보니 이곳을 다니는 기사분들의 노고가 장난이 아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서해랑길 73코스는 작은 어리골 위쪽의 능선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 내려가는데, 좁고 경사도 있는 임도를 운전하느라 트럭 기사분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았었다.
작은 어리골을 지난 길은 다시 산길에 오르며 와랑창 전망대를 지난다. 해안 바위 절벽 사이에 작은 창이 있는데 파도가 치면 그곳으로 "와랑와랑" 소리가 난다고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와랑창 전망대 아래 갯바위에서는 낚시꾼이 낚시 삼매경에 빠져 있다. 이런 바다에서 조용히 낚시를 할 수 있다니 부럽다.
해안 절벽으로 이어지는 솔숲길은 한동안 이어진다.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솔숲과 숲 사이로 들어오는 가을 햇살, 가끔씩 나무 사이로 보이는 바위 해안의 그림이다.
몸은 힘들지만 오감으로 느끼는 가을이 좋다. 숲 사이로 들어오는 감미로운 햇살도 좋고, 바다를 은빛으로 수놓고 있는 강렬한 오후의 태양도 좋다. 솔숲의 가을 향기는 몇 개월이 지금도 머리에 잔상이 남는 듯하다.
해안 산책길 곳곳은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스폿이다. 물론 이곳의 주인은 나무들이고 우리는 스쳐 지나가는 나그네 일 뿐이다.
길은 좋은 전망을 선사하는 차돌백이 전망대에 이른다. 계곡 건너편 용난굴 인근의 캠핑장도 시야에 들어온다.
서해로 지고 있는 오후의 태양은 조금 더 아래로 내려온듯하다.
차돌백이 전망대를 뒤로하고 후망산 자락의 임도로 향한다.
후망산 자락의 임도에 오르면 이 구간부터 중막골까지 서해랑길 73코스와 겹치는 구간이므로 길을 헷갈리지 말아야 한다. 별쌍금 약수터, 별쌍금 전망대라는 표지가 등장한다. 별이 쏟아질 것 같을 정도로 잘 보인다고 별쌍금이라는데 잘 모르겠다.
별쌍금 전망대에서 보이는 풍경은 망망대해이고 별쌍금 약수터 표지는 있으나 길에서 찾기는 어려웠다. 그냥 지나간다.
서해랑길 72코스와 73코스가 겹치는 구간은 재미있는 이름의 숙소 앞에서 갈라진다. 72코스는 임도를 벗어나 해안길로 나간다.
중막골에 도착한 길은 임도를 벗어나 해변으로 내려가 길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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