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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포항부터 변산 해수욕장까지 변산반도 국립공원 해변을 걷는 서해랑길 47코스는 발걸음을 옮기는 곳마다 절경이 이어진다. 격포항을 출발하면 닭이봉 자락을 넘어서 채석강과 격포해수욕장의 풍경을 감상한다. 해안길을 따라 리조트 지역을 지나면 적벽강에 닿고 적벽강과 유채꽃밭을 지나면 변산해변로 도로를 따라서 북동방향으로 이동한다.

 

어제는 하루종일 흐리다가 저녁에 비가 시원하게 쏟아졌는데 오늘은 쾌청한 하늘로 하루를 시작한다. 격포항 끝자락에서 방파제길을 따라 여정을 시작한다.

 

방파제길 도로를 따라서 채석강 주차장 쪽으로 향하던 길은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 석상을 지나 닭이봉 산 아랫 자락으로 이어진 산책로로 진입한다.

 

해안으로 나가는 길이 변산반도 국립공원 지역으로 진입하고 있음을 표지석을 통해 알게 된다.

 

해안은 이른 아침부터 채석강을 감상하는 사람들로 분주하다. 하늘도 푸르고 바다도 푸르고 수평선이 없다면 어디가 바다인지 어디까지가 하늘인지 헷갈릴 정도로 푸른색 일색이다. 길은 채석강으로 내려가 채석강 바위를 밟으며 지나간다.

 

수만 년을 견뎌온 채석강 바위 해변은 사람들을 보드랍게 품으며 오늘도 그들의 마음에 위안을 준다.

 

조심스레 바위를 밟으며 격포 해수욕장 방면으로 이동한다.

 

감탄의 연속인 채석강길은 가끔씩 만나는 물웅덩이의 해양 생물들을 보는 재미도 층층이 쌓인 퇴적 지형을 보는 재미도 있다. 퇴적 지형을 보고 있노라면 이 순간을 살아가는 사람의 인생이란 참으로 먼지와 같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길은 맑은 물과 모래 해변이 인상적인 격포 해수욕장으로 이어진다. 대부분 가족 단위로 나들이 나온 모습이 보기 좋다.

 

참으로 깨끗한 모래해변을 가진 격포 해수욕장과 멀리 닭이봉을 뒤로하고 해안길을 따라 북쪽으로 이동한다.

 

유명 리조트 앞으로 이어지는 산책길을 지나면 변산해변로와 합류하여 길을 이어간다.

 

변산해변로 도로를 따라서 걷지만 경로가 마실길의 일부이므로 보행자를 위한 공간도 넉넉히 마련되어 있다. 정면으로 국립공원 시설인 변산반도생태탐방원도 보인다. 국립공원에서 관리하는 숙소가 예약이 어려운 것은 알고 있지만 저렴한 곳이니 만큼 일정만 맞다면 예약하고 가면 좋을 듯하다.

 

변산반도 생태탐방원을 지나면 다시 해안으로 들어간다. 국립공원 지역 답다고 해야 할까! 해안 곳곳이 절경이다.

 

적벽강으로 향하는 길에 "수성당" 표식이 등장하는데 서해의 어민들을 보호하는 신이라는 개양할머니를 모시는 제당이라고 한다.

 

길은 서해생명자원센터 옆을 지나서 죽막마을 골목길을 통해서 적벽강으로 향한다.

 

죽막마을 골목길을 지나면 울창한 숲을 자랑하는 후박나무 군락을 만난다. 따뜻한 남부지방과 제주도에서는 쉽게 만날 수 있는 후박나무이지만 위로 올라 갈수록 보기 어려운 나무인데 전북 부안에서 훌륭한 후박나무 군락지를 만난다. 이곳에 자리 잡은 시간도 한참 된 모양이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이제는 기후 변화에 따라 한참 북방인 백령도에서도 후박나무가 자라고 있다고 한다.

 

후박나무 군락을 지나니 넓은 공터에 노란 유채꽃이 환상적인 풍경을 선사하고 있다. 유채꽃은 꽃도 아름답지만 꽃이 지속되는 시간도 길어서 밀원 식물로도 안성맞춤이라는데 이왕 심는 유채를 잘 활용하면 좋겠다.

 

적벽강 바다에서 어른이나 아이나 바닷속에서 무언가를 찾고 있다. 대부분의 시간을 아파트와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라도 바닷가에 나오면 자연스레 사람의 세포 속에 잠자고 있는 채집과 수렵 본능이 깨워지는 모양이다. 

 

적벽강을 지나온 길은 해안산책로를 통해서 길을 빠져나와 변산해변로 쪽으로 이동한다.

 

해안 산책로 언덕 위에서 억겁의 세월이 흐르며 만들어진 자연의 작품 적벽강을 다시금 돌아본다. 바다로는 멀리 위도도 보인다. 홍길동전의 율도국이 위도를 배경으로 했다는 이야기, 심청전의 인당수가 위도 인근 바다라는 이야기를 넘어서 공룡알화석지, 위도 상사화, 주상절리와 습곡,  넓은 모래사장이 인상적인 위도 해수욕장까지 수많은 볼거리가 있는 섬이다. 그렇지만, 현대에 들어서 참으로 많은 아픔을 겪었던 섬이기도 하다. 30년 전에는 2백여 명이 정원인 배에 3백 명을 넘게 태워 격포로 오다가 292명이 목숨을 잃은 서해 훼리호 사건이 있었고, 한때는 방폐장 문제로 온 국민의 시선을 받았던 때도 있었다. 

 

변산해변호 도로로 나온 길은 도로를 따라서 해안길을 이어간다.

 

빨간 단풍나무 열매가 마치 나비처럼 보인다. 그냥 열매가 아니라 그냥 꽃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예쁘다. 바람에 열매가 떨어지면 헬리콥터처럼 돌며 멀리까지 날아가니 자연의 신비는 끝이 없다.

 

변산해변로 도로를 따라가는 길, 어느덧 적벽강 해변도 많이 멀어졌다.

 

도로변에서 하얀 아카시 꽃은 청명한 날씨 때문인지 더 향기롭고 풍성한 느낌이다.

 

도로를 따라서 북쪽으로 향하는 길, 북쪽으로는 비인도의 우뚝 솟은 산과 그 앞으로 사당도, 석도도 시야에 들어온다.

 

바로 앞바다로는 고사포 앞바다의 하섬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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