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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포 해수욕장에 이른 서해랑길은 변산반도 국립공원 지역을 걷는 것도 얼마 남지 않았다, 고사포 해수욕장의 솔숲길을 걸어 해수욕장 끝자락에 이르면 운산리의 펜션 단지를 가로질러 해안선을 걸으며 북동쪽으로 이동한다. 송포항을 지난 길은 변산 해수욕장을 가로질러 해변 끝자락 언덕 위에 있는 사랑의 낙조 공원에서 코스를 마무리한다.

 

바닥에 떨어진 솔잎을 밟으며 고사포 해수욕장의 솔숲길을 걸어 해수욕장 끝자락으로 이동한다. 이곳을 방문하신 분들은 바닷물에 몸을 담그는 해수욕 준비보다는 호미와 장화를 장착하고 바다로 나갈 준비에 여념이 없으시다. 솔숲길은 해변 안쪽으로 약 8백여 미터 이어진다.

 

쾌청한 하늘에서 쏟아지는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공존하는 봄 날씨 속에서 고사포 해변은 장화를 신고 손에는 호미를 들고 열심히 바닥을 뒤집고 있는 사람들의 움직임으로 정중동이다. 길은 고사포 해변 끝자락의 작은 야산 쪽으로 향한다.

 

고사포 해변 끝자락의 작은 야산으로 오르면  해안 초소길을 따라 야산을 돌아간다.

 

야산 언덕에 올라 고사포 해수욕장을 바라본 모습은 평화로움 그 자체이다. 곳곳으로 봄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많기는 하지만 여름 해수욕장의 북적거림은 없고 누군가는 그냥 바닷물을 발을 담그며 걷는 것으로, 누군가가 모래를 파며 조개를 채집하는 재미로 바다를 즐기고 있다. 바위 절벽 해안선이 품고 있는 모래사장이 평화롭다. 하섬으로 연결되는 바닷길이 열릴 때는 과연 어떤 풍경 일까도 상상해 본다.

 

해안 초소길을 따라 작은 야산을 돌아 나오면 변산면 운산리 끝자락의 작은 모래사장이 다시 펼쳐진다. 해안으로는 여러 펜션들이 줄지어 서 있는 곳이다.

 

고사포 끝자락 야산을 돌아 나온 길은 해안선을 따라 운산리 펜션단지를 가로지른다. 동쪽으로 1.5km 정도 가면 변산면 읍내가 있는 곳이고 바로 옆으로 30번 국도도 지나는 곳이다.

 

펜션단지 끝자락에 이르면 더 이상 길이 없는 것 아닌가 싶었지만 해안 오솔길로 길은 이어진다.

 

해변으로 내려가지는 않지만 길은 해안선을 따라 계속 북동쪽으로 이동한다.

 

길은 옹벽 아래의 좁은 길도 통과하며 평범하지 않은 산책길의 재미를 주기도 한다. 국가지점번호 표지판을 처음 만난 것은 오래전인데 알고 보니 이렇게 세워진 표지판들은 그 번호와 함께 표지판이 세워진 위치를 인터넷에서 조회활 수 있었다. 모래사장에 거의 눕다시피 평화롭게 조개를 캐는 사람들의 모습에서는 삶의 고단함이 보이지는 않는다. 생업과 놀이는 종이 한 장 차이가 아닌가 싶다.

 

https://www.juso.go.kr/ 사이트에 가면 위의 그림처럼 위치를 지도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산발이봉 끝자락인 성천항에서 고사포를 거쳐 이곳까지 이어지는 운산리 해변은 넓은 모래사장과 깨끗한 바다가 인상적이었다.  

 

송포항으로 향하는 길, 이곳에도 해안 공터에 자리한 샤스타데이지를 즐기는 사람로 북적인다. 이제는 샤스타데이지를 너무 많이 보면서 걸어온 까닭인지 데이지보다는 하얀 아카시 꽃이 더 정겹다.

 

계곡에 자리한 작은 출렁다리도 통과한다. 북쪽 바다로는 멀리 새만금 앞에 자리한 비안도를 비롯한 섬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해안의 작은 오솔길에도 샤스타데이지가 자리를 잡았다. 숲길 너머 변산 해수욕장 쪽을 보니 변산 해수욕장 앞으로도 수많은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다. 한국 사람 내면에 자리한 수렵과 채집 본능은 누구도 말릴 수 없는 모양이다. 사람들이 자유롭데 조개를 캘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 자체는 참 다행이다 싶기도 하다. 

 

해안 바로 옆으로 이어지는 산책길은 변산 해수욕장으로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간다. 해안에 점점이 흩어진 사람들은 대부분 허리를 숙이고 바닥과 열애 중이다.ㅎㅎ

 

길은 변산해수욕장이 바로 앞으로 보이는 동산 끝자락에 이르렀다. 

 

나무가 없는 약간의 공터다 싶으면 어김없이 샤스타데이지의 꽃물결이 등장한다. 푸른 하늘과 바다를 배경으로 한 동산의 샤스타데이지 꽃밭 풍경은 정말 일품이다.

 

바위 해안으로 이어진 변산 해안 풍경에서 뒤로 보이는 하섬과 사당도, 석도도 이젠 안녕이 아닌가 싶다. 길은 내륙에서 송포항으로 나가는 물길이 있어서 변산 해수욕장으로 바로 갈 수는 없고 송포항 쪽으로 돌아서 가야 한다.

 

바위 해변 너머로 사람들이 변산해수욕장 쪽으로 넘어와 조개를 캐고 있는 모습을 보면 송포항 쪽으로 돌아서 가지 않고 신발을 벗고 바다로 내려가 바다를 가로지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작은 하천을 직접 건너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보니 지금이라도 내려가고 싶다. 아장 거리는 작은 아이부터 허리에 손을 얹은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대부분은 가족 단위로 옹기종기 모여 땅을 파고 있다. 동죽과 맛조개를 잡는다고 한다.

 

송포항 쪽으로 돌아가는 길은 해안초소길의 철조망이 건재하다. 예전에는 침투 방지용이었겠지만 지금은 산책로의 안전을 지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철조망에 걸린 조개껍데기가 가시를 가려주어 좋다.

 

송포항 인근인 이곳은 변산에서 자생하는 붉노랑상사화의 군락지인데, 봄인 지금은 꽃이 없어 알아볼 수 없다. 8월 중순 한 여름을 지나면 곳곳에서 꽃을 목격할 수 있다고 한다.

 

길은 숲길을 벗어나 송포항에 도착했다. 숲길을 벗어나 작은 포구를 만나는 모습이 성천항 때와 유사하다. 길은 송포항을 지나면서 변산면 운산리에서 대항리로 넘어간다.

 

송포항을 지난 길은 변산 해수욕장으로 진입한다. 송포항으로 들어오면서 변산반도 국립공원 지역도 벗어난다.

 

잘 정돈된 변산해수욕장으로 진입한다. 여름 해수욕장이 아닌데도 사람들로 북적인다.

 

해수욕장 솔숲을 가로지르는 길에는 시인의 길, 작가의 뜨락이라는 표식도 붙어 있다. 전북 작가들의 작품들을 알리고자 하는 의도로 조성했다고 한다. 뜨락은 집 주위의 빈 공간을 의미한다. 누군가는 뜨락이 북한에서 쓰는 말이라고 마당이나 뜰로 바꾸어 써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데 어릴 적부터 자주 쓰던 말인데 말에도 근거 없이 이념의 잣대를 들이대나 싶다. 하지만 뜨락은 표준말로 등록된 단어이다.

 

변산해수욕장의 모래가 곱고 예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래사장보다는 물 빠진 바다에 나가 조개 잡이에 열중하고 있다. 모래사장을 채운 사람들은 잠시 와서 사진 찍고 떠나는 산악회 사람들뿐이다.

 

바다를 즐기는 방법이 다양하지만 물 빠진 변산해수욕장에서는 조개잡이가 최고인 모양이다. 누군가는 "서해안 최대의 조개잡이 체험장"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시인의 길을 지나는데 수많은 시들을 그냥 외면할 수 없어서 몇 번 골라서 감상하고 길을 이어간다. 아이를 낳은 여성들은 출산보다 더한 고통이 젖몸살이라는데 "꽃 몸살"은 아마도 젖몸살에 빗댄 것이 아닌가 싶다. 이경아 시인의 꽃몸살에 눈길이 갔다.

죽을 것 같은 질긴 목숨들이 살아나
모든 기억들을 찾아 나섰다

희망에 시린 손가락을 걸고
슬픈 것은 슬픔 끝에
아픈 것은 아픔 끝에
갈퀴 같은 무딘 손가락 끝 여기저기
밑동 늙은 등걸에도 스멀스멀 간지럼 탄다

너도나도 이 순간만은
한가득 간지러운 꽃 몸살이다
언 가슴속 어디에선가
망울망울 터져 나오는 불꽃이다

 

새만금이 얼마 남지 않은 곳이다 보니 "새만금 들썩"이라는 시에도 눈길이 갔다. 시에 등장하는 대장봉은 아마도 군군산군도의 장자도에 있는 산봉우리를 지칭하는 것 같다. 옛날이라면 시처럼 배 타고 휘모리장단에 맞추며 한참을 노 저어야 육지에 닿을 수 있는 곳이었지만, 지금은 새만금 방조제로 육지와 연결된 신시도에서 고군산대교를 거쳐 무녀도, 무녀도에서 선유교로 선유도, 선유도에서 장자교로 장자도에 닿을 수 있으니 섬 아닌 섬이 된 곳이다. 자동차를 타고 누구나 갈 수 있는 곳이라고는 옛날에는 상상하지도 못한 천지개벽할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야말로 시 제목처럼 "들썩"할 일이다.

 

변산 해수욕장을 가로질러 온 길은 해수욕장 끝자락의 언덕을 올라 47코스를 마무리한다. 사랑의 낙조 공원이라는 이름이 붙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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