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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보전마을로 들어왔던 길은 마을을 빠져나가 보전호 방면의 들길을 걷는다. 하보전마을을 지나 들길 걷던 길은 수로를 따라 북쪽으로 이동하는데 수로 끝에서 보전호 저수지를 만나 저수지를 남동 방향으로 돌아간다. 보전호를 지나면 깔끔하게 새로 조성된 서부해안도로를 따라 안치마을에 이른다. 안치마을 앞을 지나면 대홍포방조제와 소포 배수장을 지나 쉬미항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하보전리 입구에 세워진 선돌을 지나 마을 안으로 들어간다. 선돌은 고인돌과 함께 대표적인 거석문화의 하나인데, 하보전 마을에도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선돌이 있고 사진에서 보이는 선돌은 후대가 새롭게 세운 선돌이다.

 

하보전리복지회관을 지나 마을을 빠져나온 길은 우회전하여 보전로 도로를 얼마간 걷다가 다시 좌회전하여 들길로 나간다.

 

금노마을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던 우리는 이후로는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마땅한 곳을 찾지 못했다. 해안도로는 넓은 인도가 있어서 걷기에는 참 좋았지만 걷다가 쉴만한 공간이 없었다. 하보전마을에 오면 조금 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는데, 그 기대 또한 빗나갔다. 그늘진 응달은 눈이 녹지 않았고, 눈이 녹고 있는 곳은 물이 가득하고, 싸늘한 바람까지 불고 있으니, 부질없지만 평소에는 가지도 않는 비싼 커피를 파는 카페라도 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도 했다. 결국 배고픈 옆지기를 위한 휴식처를 찾지 못했으니, 이번에는 들길을 걸어가면서 김밥을 먹기로 했다. 쉴 곳이 없으니 걸어가면서 김밥 먹기라도 해야 옆지기의 허기를 달랠 수 있었다.

 

들길을 돌아온 길은 보전호와 연결된 수로 방향으로 이동한다.

 

수로를 따라 북쪽으로 이동하는 길은 보전호 양배수장 앞에서 우회전하여 길을 이어간다.

 

길은 보전호 안쪽 둑방길을 따라 이동한다. 지산면 보전리와 거제리를 연결하는 980m의 보전 방조제는 1991년에 축조를 시작하여 1997년에 완공했다. 보전방조제가 만들어지면서 좌측으로는 담수호인 보전호가 생기고 우측으로는 넓은 간척지가 생겨났다.

 

보전호 아래 둑방길을 걸었던 서해랑길은 저수지 끝에 이르면 좌회전하여 서부해안도로로 향한다.

 

좌측으로 보전호를 보면서 보전호 동쪽 길을 걸어 해안으로 나간다.

 

1990년대 이전만 해도 용암산, 선동산, 앞산, 범호산, 망뫼산 등의 산들로 빙 둘러있어 호수와 같았을 바다를 상상하며 길을 이어간다.

 

보전 방조제 교차로에 도착하면 우회전하여 서부해안도로의 넓은 인도를 따라서 해안길을 걷는다. 드디어 오늘 11코스의 종점인 쉬미항 표지가 등장했다.

 

방조제 바깥으로 서쪽 바다를 보니 아침에 만났던 독특한 발가락섬이 멀리 보인다. 아침에는 발가락섬을 북쪽으로 바라보았는데 이제는 서쪽에서 바라보게 된다.

 

넓은 인도가 있는 서부해안도로를 따라 걷는다. 얼마 전까지는 공사 중이었던 모양인데 지금은 공사가 완료되어 안치마을까지 쾌적하게 길을 걸을 수 있다.

 

걷기 좋은 길을 지나가고 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사람도, 차량도 별로 없는 곳에서 너무 과도한 투자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장기적으로 진도 발전에 보탬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약간의 오르막길이 있지만 대체로 완만하다. 바다로는 저도와 소저도를 보면서 걷는다. 

 

길을 돌아가니 저도와 소저도가 더욱 가까이 보인다. 저도는 닭이 날개를 펴고 있는 모양이라고 닭섬이라고도 불렸다고 한다. 지금은 폐교되었지만 초등학교도 있었다고 한다. 쉬미항에서 저도로 가는 배를 탈 수 있다. 이곳 해안으로도 전복 양식장이 자리하고 있다. 전복 양식장 다른 한쪽으로는 전복의 밥으로 사용할 다시마들을 키우고 있는 모습이다.

 

북쪽으로 향하고 있는 해안도로를 보면 굽이굽이 해안 절벽을 깎아내서 만든 길임을 알 수 있다.

 

해안 절벽을 따라 북쪽으로 향하던 해안도로는 방향을 틀어서 안치마을로 향한다.

 

안치마을로 내려가는 길, 좌측으로는 안치방조제와 제방이 만든 간척지 논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길은 서부해안로를  따라 안치마을 앞을 지난다. 조선 명종 당시 3 정승을 지낸 노수신이 을사사화와 벽서 사건으로 순천을 거쳐 이곳에서 귀양살이를 했었다고 한다.

 

길을 걷는데 대파밭에서 독특한 풍경을 만난다. 날이 추우니 대파밭에 임시 천막을 쳐놓고 대파를 수확하고 있는 것이었다. 청년으로 보이는 외국인 근로자가 콧노래를 부르며 눈밭의 대파를 뽑아서 뿌리에 묻은 흙과 눈을 털고 있었다. 무슨 일이든 즐겁게 일하는 사람은 당할 수 없는 법, 청년이 한국에서 기반을 잘 닦아서 고국에서 성공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길을 따라 언덕에 올라서니 항아리처럼 오목하게 들어온 바다 건너편으로 쉬미항도 보이고 우측으로는 우리가 걸어가야 할 대흥포방조제도 보인다.

 

대흥포방조제 둑에 앉아 잠시 쉬었다가 간다. 코스 종점인 쉬미항이 바다 건너로  보이지만 아직 3Km 이상이 남았다. 대흥포방조제는 한때는 논을 다시 갯벌로 만드는 역간척 시도가 있었던 곳인데 백지화되었다고 한다. 역간척을 위해 굳이 제방을 허물 필요는 없고 해수만 자연스럽게 유통하도록 하면 되는데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지 않은 모양이다.

 

원래의 서해랑길은 방조제 끝에서 우회전하여 옛날에는 섬이었던 이곳을 남쪽으로 빙 돌아가지만 우리는 그냥 도로를 따라서 소포방조제로 향하기로 했다. 

 

해안 도로를 따라 이동한 길은 소포 갑문에서 원래의 서해랑길과 합류하여 소포수로를 건넌다. 이곳은 남쪽으로 소포교가 생기면서 차량은 통과하지 못하고 사람만 지날 수 있다.

 

소포 갑문을 지나온 길은 소포 방조제 위를 걷는다. 1975년 건설된 소포 방조제는 쉬미제방이라고도 부른다. 방조제 위로는 풀이 많아서 우리는  그냥 도로를 따라 걷기로 했다.

 

태양광 패널이 설치된 소포방조제를 지나 산월리 교차로에서 오늘의 여정을 끝내고 진도읍내로 들어가 하룻밤 쉬고 다음날 이곳에서 다시 여정을 시작한다. 쉬미항 안으로 들어가면 군내버스를 탈 수 없고 교차로에 간이 정류장이 있다. 그리고, 이곳을 지나는 군내버스는 양방향이 아니므로 주의해야 한다. 

 

진도읍방향 쉬미/소포 6:40, 8:40, 10:20, 11:30, 13:20, 16:30, 18:10

쉬미/소포행 버스의 시간표는 위와 같은데 진도터미널을 버스가 출발하면 산월리와 내산월리를 거쳐 이곳까지 10분 내외로 도착하지만, 이곳에서 산월리를 거쳐 나온 버스를 타면 갈두, 지산면, 임회면, 의신면을 거쳐 진도읍내로 돌아오므로 시간이 많이 걸린다.

 

임회면방향 십일시/갈두 6:20, 7:40, 9:30, 15:00, 17:10

이곳에서 진도읍내로 빨리 가고 싶다면 소포방조제를 지나 산월리로 가는 십일시와 갈두를 거쳐오는 반대 방향의 버스를 타면 되고 터미널 출발 시간은 위와 같다.

 

다음날 쉬미/소포행 첫차를 타고 교차로에 내려서 여정을 이어간다. 오늘은 쉬미항에서 11코스를 끝내면 바로 이어서 12코스와 13코스 일부를 걸을 예정이다. 우리를 내려준 군내버스는 어둠을 뚫고 소포방조제를 달려간다.

 

쉬미항에서 11코스 여정을 마무리한다. 진도 관광 유람선이 출발하는 곳인 만큼 터미널을 크게 지어놓았다. 쉬미라는 이름이 독특해서 영화 쉬리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한자로 수미(水尾, 首尾)라 쓰기도 했으니 끝자락 동네라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지금이야 방조제로 물길이 막혀 있지만 전에는 여객선이 진도 읍내의 해창리까지 들어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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