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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마을을 떠난 서해랑길은 해안으로 나가서 둑방길을 걷는다. 검망산(147m) 우측을 돌아 금노마을을 지나면 빼족산(300m) 아랫자락의 해안을 돌아가는 참전복로 도로를 따라 금노항(4.7Km), 산림생태관리센터, 하보전마을 포구를 차례로 지나 하보전마을에 이른다. 참전복로 도로를 따라서 걷는 해안길은 깔끔하게 정비된 해안 산책로이다. 진도 낙원해안로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곳이다.

 

가치마을 버스정류장에서 시작하는 서해랑길 11코스는 북쪽으로 마을을 가로질러 간다.

 

가치마을 골목길을 가로지르며 북쪽 해안으로 나간다.

 

처마에 달린 고드름이 겨울의 정취를 더해준다. 나이가 조금 있는 사람들은 고드름 하면 고드름을 갖고 놀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에 사는 도시의 어린아이들은 고드름이라는 단어 자체를 접하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 싶다. 한편으로는 현대의 아이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들판에는 지난 이틀간 내린 눈이 아직 남아 있지만, 길은 대부분 눈이 녹아서 일부 웅덩이 구간을 제외하면 걷기에 불편함이 없다.

 

붉은 석양을 테마로 만든 진도 낙원해안로 표지가 등장했다. 주황빛 낙원길이라는 이름답게 해안길을 따라서 세방낙조를 비롯한 아름다운 낙조를 볼 수 있는 곳이다. 도로와 방조제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가면 세방선착장 이후로 시닉 드라이브(scenic drive) 코스가 이어지며 아름다운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해안 도로가 이어진다. 서해랑길은 직진하여 방조제 길로 나아간다.

 

눈 녹은 물로 만들어진 웅덩이를 조심스레 피하며 방조제 둑방길을 걸어간다.

 

방조제 둑방길은 와우저수지에서 내려오는 수로를 돌아서 간다.

 

수로를 건너온 길은 검망산 동쪽 아랫자락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 금노마을로 향한다. 우측사진처럼 수로의 둑이 있는 특이한 길이었는데 실제로 길이 약간 경사가 있어서 눈 녹은 물은 산 쪽으로 졸졸졸 흘러가고 있었다. 비가 많이 온다면 이곳은 길이 아니라 수로의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다. 하나의 길로 수로와 농로 역할을 모두 하는 독특한 길이다.

 

수로 겸 농로를 벗어나면 금노길 도로를 따라 올라간다.

 

금노마을로 향하는 길, 멀리 바위 봉우리가 인상적인 해산봉(250m)을 보면서 걷는 길이다.

 

금노마을 정류장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길을 이어간다. 금노마을은 해산봉, 빼족산, 지력산 등으로 둘러 싸여 있는 마을이다. 마을 안으로 들어왔던 길은 마을 입구에서 길을 돌려 해안 방향으로 걷는다.

 

길의 눈은 많이 녹았지만 마을을 둘러싼 산봉우리들과 금노마을의 배추밭이 쓰고 있는 하얀 눈은 배추 설국이다.

 

물 빠진 해안선 너머로 세방선착장이 보이고 금노항 방면으로는 빼쪽산 자락의 암봉이 자태를 뽐낸다.

 

세방낙조로 도로 방면이 진도 낙원해원로 주황빛 낙원길이었다면 이곳은 초록빛 낙원길이라는 이름을 붙여 놓았다.

 

초록빛 낙원길은 참전복로 도로를 따라서 넓은 인도가 마련되어 있는 쾌적한 걷기 길이다. 인도 중간에는 주기적으로 발바닥 표지로 거리를 표시하고 있는데 금노항에서 보전호까지 7Km가 넘는 길이다. 처음에는 커다란 발자국이니 단순하게 곰발자국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개 발자국 있었다. 진도의 명물 진돗개의 발자국을 새겨 놓은 것이다.

 

길은 금노항을 지나 길을 이어간다. 길은 깔끔하게 잘 만들어 놓았지만 오가는 차량은 거의 없다. 자전거 초보자들이 자전거 타기를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지 않나 싶었다.

 

해안선을 따라 산중턱으로 이어지는 길은 다도해의 아름다운 풍경을 제대로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이곳에서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은 독특한 모양의 섬은 발가락섬이라고도 불리는 양덕도이다. 낙조를 더해서 달마섬이라고도 부른다. 섬 중앙에 인공 구조물 같은 바위가 우뚝 솟아 있어 발가락을 닮았다. 

 

도로 곡선 부분에 독특한 볼거리가 있었는데 철판 양쪽에 서로 다른 조각 그림을 붙여서 한쪽에서는 이곳의 아침 풍경을 다른 쪽에서는 환상적인 낙조 풍경을 볼 수 있었다. 곡선 구간을 제대로 활용한 구조물이었다.

 

깔끔한 길을 부지런히 걷다 보니 멀리 보이던 발가락섬도 바로  가까이로 다가왔다.

 

발가락섬 앞을 지나는데 자세히 보니 섬 아래에 발가락섬이라는 표지판도 세워 놓았다. 독특한 섬 모양에 발걸음이 자꾸 멈춘다.

 

바람에 움직이는 바람개비라면 더욱 좋겠지만 바람개비와 함께 바라보는 가사군도의 모습은 아름답다.

 

해안 바다로는 상당한 규모의 전복 양식장도 보이고 길 아래로 무척추동물시험장도 지난다. 여러 가지 일을 하는 곳이지만 특히 해삼 종자를 키워서 인근 해역에 뿌린다고 한다.

 

길 위의 진돗개 발자국은 우리가 금노항에서 2.5Km를 걸어왔다고 말해준다.

 

해안길에서 보는 바다 풍경은 가사군도의 섬들과 근해에 설치된 대규모의 전복 양식장이다.

 

다도해 바다를 배경으로 서 있는 "여까지 오느라 욕봤소" 조형물에 빙그레 미소 지어 본다.

 

길 위의 있던 발자국 표지판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려주는 조형물이 등장했다.

 

보전항을 지나며 근해에 펼쳐진 거대한 규모의 양식장들이 참전복 양식장임을 알 수 있었다. 우리나라 해역에서 양식하는 전복들은 대부분 참전복으로 학회에서 북방전복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전복하면 완도를 떠올리지만 진도도 완도 인근이라 그런지 곳곳에 전복 양식장이 많이 있었다. 국내 전복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남에서 완도, 신안, 해남에 이어 진도의 전복 생산량이 많다고 한다. 그렇지만, 지구 온난화로 인한 수온 상승과 밀식 양식은 국내 전복 양식 어민들에게 큰 위협요인이다.

 

해안으로 참전복양식장을 볼 수 있었던 참전복로는 계속 해안으로 이어지지만 서해랑길은 해안을 벗어나 보전 마을 안으로 들어간다. 진도 낙원해안로도 안녕이다.

 

하보전마을로 들어가는 길, 계곡 사이의 밭으로는 눈을 머금은 대파밭이 푸릇푸릇하다.

 

하보전 마을로 들어가는 농로에서 만난 들판 풍경은 하얀 눈밭에 심은 대파라 해도 좋을 그림이 이어진다.

 

가을에 배추를 묶어둔 덕택에 눈이불을 덮고 있는 겨울 배추밭도 내년 1월 본격 출하를 앞두고 있다.

 

길은 어느덧 하보전마을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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