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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정의 마지막 코스 해파랑길 47코스를 삼포 해변에서 시작한다. 삼포 해변을 지나면 봉수대 해수욕장, 송지호 해변을 지나 송지호 산책길로 들어간다.
강렬한 5월의 태양 속에서 해파랑길 46코스에 이어 47코스를 걷는다. 47코스를 모두 걷고 집으로 돌아가야 하므로 시간이 넉넉하게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발걸음에 조바심이 묻어 난다.
삼포 해변 서핑 존이라는 팻말 뒤편으로 섭바위와 오호항의 방파제가 보인다.
삼포 해변 북쪽에는 봉수대 해수욕장이 있는데 두 해변 사이를 작은 산이 가로막고 있다. 길은 작은 산을 돌아 오호리로 넘어간다. 삼포리는 예전에는 순포리라고 불렀는데 7번 국도 건너편 마을에 지금은 논으로 바뀌었지만 주위로 풀이 많은 늪이 있어서 불린 이름이고 지금 넘어가는 다리도 그 방면에서 내려오는 작은 개천을 건너는 것이다.
봉수대 오토 캠핑장과 7번 국도 사이의 도로를 따라서 오호리 길을 걷는다. 길의 이름이 심층수길인데 길이름은 오호항을 지나 송지호로 가는 길에 있는 강원 심층수 공장 때문일 것이다.
2022년 5월에 개장하여 1년간 시범 운영하는 오호! VR 해양 모험관이다. 고성군에서 건설하여 위탁 운영하는 시설이다. 실내에서는 가상현실(VR)로 다양한 체험을 하고 실외에서는 몸으로 체험하는 공간이다. 7번 국도에서 오호항과 송지호로 들어가는 입구를 지나 오호항 방면으로 이동한다. 오호리는 송지호, 금지호, 번개, 버덩개, 황포 등의 다섯 개의 호수가 마을 주변에 있어 붙은 이름인데 시대가 변하여, 오호!라는 감탄사에 빗대는 이름으로 활용되고 있다.
고성 원더 비치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조화 야자수의 잎들은 바람에 모두 날아갔는지 초라한 상태다.
넓은 주차장을 가진 오호항을 지난다. 근처에 송지호가 있어서 그런지, 죽왕면 면소재지라 그런지 식당도, 가게도 숙박시설도 많다. 최근에는 오호항 뒤편 언덕에 새롭게 등대를 설치했다고 한다.
고성군의 오수관 뚜껑에도 캐릭터를 새겨 놓았다. 구름 타고 있는 금강 누리? 맞을지 모르겠다.
오호항을 지나면 바로 넓은 백사장을 자랑하는 송지호 해수욕장을 만난다. 긴 백사장과 낮은 수심으로 물놀이에 딱인 해수욕장이다.
이곳에는 벌써 바닷물에 몸을 담근 사람들이 있었다. 뜨거운 태양빛을 맞으며 걷다 보니 배낭과 등산화를 벗어던지고 바다에 뛰어들고 싶은 충동이 솟아오른다.
대형 숙박시설을 지나 송지호 방면으로 이동한다.
해파랑길은 해양 심층수 제조 공장 옆을 지난다. 수심 200미터 이하를 표층수 그 보다 깊은 바다에 존재하는 물을 해양 심층수라고 하는데 고성 앞바다 605미터 수심에서 끌어올리는 물이라고 한다. 고성에서 생산하고 있는 강원 심층수는 "천년 동안"이라는 브랜드로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마그네슘, 칼륨 등의 미네랄이 풍부한 물로 소비자에게 먹는 물로 판매하는 것은 끌어올린 심층수를 역삼투압 방식으로 깨끗하게 걸러서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심층수 공장 지대를 지나면 직진하지 말고 좌회전하여 7번 국도 아래 굴다리를 지나 송지호 호수로 진입한다.
경포호, 영랑호처럼 송지호도 석호다. 경포호와 영랑호는 호수 주위를 한 바퀴 돌았지만 해파랑길은 송지호를 한 바퀴 돌지는 않고 동쪽과 북쪽 호숫길을 걷다가 고성 왕곡 마을로 빠진다. 우회전하여 철새 관망 타워 방향으로 이동한다.
태백산맥 방향으로 호수를 보면 산과 바로 이어진 모습도 그렇고 호수 주변의 구불구불한 모습도 속초 영랑호와 비슷하지만, 영랑호 남쪽으로 수많은 아파트와 빌딩들이 있는 것과 다르게 송지호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인공 건물은 없고 조금 있으면 만나게 될 철새 관망 타워 정도가 전부다. 물론 그 조차도 숲 속에 위치하고 있다.
모스크바와 베를린까지 이어지는 철도의 염원을 담은 철도 관련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이곳은 옛 동해 북부선의 교각이 있던 자리 인근으로 유럽으로 이어지는 철의 실크로드가 다시 열리기를 염원하는 마음을 담고 있다. 내 생애에 블라디보스토크로 가지 않고 한국에서 시작하여 기차로 유럽을 갈 수 있는 날이 과연 올 수 있을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송지호 옆 숲 속 산책길을 따라 올라간다. 곳곳에 벤치 안내판이 설치된 아름다운 송지호 쉼터를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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