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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 해변 공원에서 시작하는 해파랑길 40코스는 사천진 해변과 하평 해변을 차례로 지나면 해안로 도로를 따라 동해 수산 연구소를 지나 연곡 해변에 이른다. 연곡 해변의 솔숲길을 지나 영진교로 연곡천을 건너면 영진리로 들어가게 된다.

 

작은 사천 해변 공원 옆의 모래 해변으로는 다양한 풍경들이 펼쳐져 있다. 모래 놀이를 하는 아이, 검은 양산 하나를 파라솔 삼아 햇빛을 피하며 해안에서 망중한을 즐기고 있는 커플, 무슨 고민이 그리 많은지 바다를 보면 멍 때리고 있는 사람들, 파라솔을 가져와 나름의 여유를 즐기는 가족, 해변으로 낚싯대를 드리운 사람들까지 바다를 즐기는 모습은 다양하다.

 

사천면의 이름도 그렇고, 사천진 해변의 이름도 모래 사(沙)가 들어가 있는데 모래가 조금은 동글 조금 굵은 모래여서 몸에 붙지 않는 깔끔한 모래였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사천진 해변의 모래는 침식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한다. 모래가 계속 깎여나가 예전에는 40미터가 넘는 폭을 가진 해변이었는데 지금은 3미터 정도로 쪼그라들었다고 한다.

 

숫자로 4000과 "해변"을 형상화한 사천 해변 조형물.

 

교문암이라는 바위. 큰 바위가 있었는데 연산군 시절 용이 떠나면서 바위가 깨져 문 모양이 되었다는 이야기 있는 곳이다. 교문암의 교는 교산이라는 지명에서 온 것인데 바로 홍길동전의 저자 허균의 호인 교산과 일치한다. 허균이 태어난 곳이 바로 이곳 사천면의 교산이다. 이곳에서 태어나 39코스에서 들른 초당동에서 성장했다는 것이다.

 

조용한 사천진 해변의 모습이다. 해변 초입에는 사천진 바위섬이 있다. 걸어서 바위섬까지 다녀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해파랑길 39코스로 시작했던 오늘의 여정은 사천진 해변에 있는 작은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내일 아침 본격적인 40코스 걷기를 하기로 했다. 조개구이 가게 2층에 있는 아주 작은 방이었지만 기대치를 낮추면 해파랑길 걷기 중의 휴식처로는 충분했다. 사천진항에 있는 식당에서 이른 저녁을 먹고 숙소에 들어온 까닭에 여유 있는 저녁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밤중에는 숙소 밖으로 잘 나가지 않는 편인데 이번에는 편의점 다니러 가는 것을 핑계 삼아 사천진 해변 저녁 산책을 다녀왔다. 일요일 저녁, 많은 사람들이 썰물처럼 떠나간 자리에 일부 사람들은 불꽃놀이로 해변의 낭만을 즐기고 있었다. 참 우스운 현실은 편의점 앞에 "해변에서의 불꽃놀이는 불법입니다"라고 붙여 놓고는 폭죽을 팔고 있는 모습이었다. 실제로 "해수욕장의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있어서 허가받은 경우를 제외하면 해변에서 폭죽을 터트리면 안 된다. 낭만도 좋지만 오염 방지와 안전을 위해 법을 만들었으면 지키는 것이 맞는 것 아닌가?

 

다음날 아침, 평일 아침의 사천진 해변은 고요함 그 자체다. 

 

진리 해변길 도로를 따라서 길을 이어간다. 해변에 부딪히는 부드러운 파도 소리가 귀를 스치고 따스한 아침 햇살이 비추는 평화로운 해변 길이다.

 

사천진 해변과 바로 이어지는 하평 해수욕장을 지난다. 하평 해변 앞에는 해다리 바위라는 이름의 바위가 있는데 물개들이 많이 놀았던 곳으로 물개 소리가 마을까지 들렸다고 한다. 바다에는 이른 아침 조업을 나온 어선들이 조업에 여념이 없다.

 

하평 해변을 지나면 연곡 해변까지는 해변에서 조금 떨어져 길을 걸어야 한다.

 

깔끔한 산책로로 길을 시작한다.

 

연곡 해변까지는 해안로 도로 옆 길을 걸어야 한다. 자전거들과 길을 같이 사용하므로 가끔씩 자전거에게 길을 비켜주기만 하면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이다.

 

가는 길에는 동해 수산 연구소와 강원 귀어 학교도 지난다. 귀촌, 귀어, 귀농 점점 많이 듣는 이야기다. 귀촌은 농어촌에 들어와 살지만 농업이나 어업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을 말하고 귀어나 귀농은 농어촌에 살면서 농업이나 어업을 업으로 삼는 사람을 의미한다. 귀어 학교는 경기, 강원, 충남, 전남, 경북, 경남에 설치되어 있다.

 

도로 옆 길을 걷지만 하늘로 쭉쭉 뻗은 소나무들이 길 양옆에서 나무 터널을 만들어 주는 독특한 풍경을 맞이한다. 홍해를 가르는 풍경이다.

 

강원도 수산 자원 연구원 입구를 지나면 바야흐로 그 울창한 소나무 숲 속으로 들어간다.

 

때로는 숲 속 오솔길로 때로는 포장된 자전거길로 숲길을 즐긴다.

 

연곡 해변 표지판을 만나지만 길은 바다로 나가지 않는다.

 

연곡 해변 솔숲에는 강원 관광 개발 공사가 운영하는 솔향기 캠핑장이 있었다. 평일인데도 캠핑 중인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솔향기 캠핑장 앞을 지나면 강릉시 연곡면 동덕리 마을길로 길을 이어간다. 캠핑장 인근 솔숲에서는 설해목 정비 작업 중이라는 플랑카드가 걸려있다. 설해목은 눈으로 피해를 입은 나무를 뜻한다. 소나무 숲을 걷다 보면 가지가 꺾여서 잎이 누런 상태로 매달려 있는 것을 보곤 하는데 바로 눈이 쌓여 꺾여버린 설해목이다. 그냥 방치하면 숲이 지저분할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숲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발길은 더욱 멀어질 것이다. 깊은 산속의 설해목이야 굳이 치울 필요가 없더라도 해안가 솔숲의 설해목 정비는 꼭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멀리 옮기지 않더라도 나무 파쇄기로 나무 주위에 바로 깔아주어도 좋으니 말이다. 

 

사실 손바닥으로 쥐면 녹아버리는 눈송이는 아무런 힘이 없지만 이것이 솔잎에 쌓이면 튼튼한 소나무 가지도 도저히 버틸 수 없는 무게가 되는 것이다. 가지가 부러지면 다행일 수도 있는 것이 폭설이 내리면 나무뿌리가 뽑히기도 한다고 하니, 나무 전체가 생을 다하는 것보다는 가지를 내어주는 것이 나을 수도 있겠다 싶다. 무거우면 팔을 내리면 좋겠지만 나뭇가지가 한계가 있으니 설해목이 생기는 것일 것이다.

 

연곡면 동덕리 마을길을 돌아가는 길 연곡천이 동해로 들아가는 길목에 커다란 모래톱이 자리하고 있다.

 

영진교를 건너면서 바라본 연곡천 하구의 모습은 넓은 모래톱을 즐기는 새들의 천국이다. 연곡천은 강릉과 평창의 경계인 오대산 진고개 부근에서 발원하여 오대산 소금강 계곡을 지나 내려온 물이다.

 

영진교를 건너 영진리로 들어온 해파랑길은 우회전하여 영진항으로 가지 않고 길을 건너 좌회전하여 영진리 고분군을 향해서 걷는다. 해파랑길 40코스는 강릉 바우길 12구간과 길을 같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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