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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 해변을 떠난 해파랑길 39코스는 강문 해변을 거쳐서 경포 해수욕장에 도착한다. 경포호를 한 바퀴 돌아가지만 호수 초입에서 허균 허난설헌 기념 공원을 들렀다가 간다.

 

송정 해변의 솔숲길은 강문 해변으로 이어진다. 송정동의 아파트 단지들 때문인지 솔숲길로 산책하시는 분들도 많았다.

 

강문 해변에 도착했다. 강문동은 이름 그대로 강의 문, 강물이 드나드는 어귀란 의미로 경포 하구에서 초당동과 나란히 붙어 있다.

 

인근에 초당 순두부 마을도 있고 커피커퍼 박물관도 있어서 그런지 강문 해변은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멀리 경포 해변으로 넘어가는 강문 솟대 다리도 보인다. 초당 순두부는 워낙 유명해서 강릉과 연관이 있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고 이곳을 여행하면서 몇 번은 직접 맛보기도 했던 음식이다. 이곳 강문동 바로 옆에 있는 초당동이 그 원조로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초당이 바로 허균, 허난설헌과 연관이 있었다. 광해군 당시 이곳으로 옮겨와 살았던 허엽이 허균, 허난 설헌의 아버지이고 허엽의 호가 바로 초당이다. 허난설헌은 초당마을에서 태어났고 허균 남매가 모두 이곳에서 자랐다고 한다.

 

아름다운 해변을 담아가라고 설치해 놓은 캔버스 포토존. 캔버스 안에 옆지기를 밀어 넣고 한컷을 남긴다. 해변은 바다에 낚싯대를 드리운 사람, 양산을 쓰고 바다 구경에 푹 빠진 사람, 작은 텐트를 치고 햇빛을 피하고 있는 사람, 쨍쨍 내리쬐는 태양 아래에서 대화에 여념이 없는 사람, 각양각색이다.

 

사람만 다닐 수 있는 강문 솟대 다리를 건너면 경포 해변에 이른다.

 

강문 솟대 다리에서 바라본 경포호 방면의 모습과 경포천이 바다와 만나는 지점의 모습이다. 다리 옆에는 솟대 모양의 가로등이 있는 작은 솟대 공원이 자리하고 있고 공원 아래로는 어선들이 정박할 수 있는 강문항이 있다. 사실 강릉에 여러 번 왔지만 경포호와 사람들이 북적이는 경포 앞바다만 조금 보고 지나갔지 경포 주변을 이렇게 조곤조곤 보는 것은 처음이다. 걷기 여행이니까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사실 경포호만 알지 경포천은 생각도 못했다. 호수가 생기려면 물줄기가 있을 것이고 경포호는 바로 경포천이 바다와 합작으로 만든 것이다. 강릉시 성산면에 있는 400여 미터의 멍어재에서 발원하여 강릉 시내를 거쳐 동해로 빠져나가는 경포천은 작은 하천이지만 하천 주위로 많은 사람들을 품고 있는 하천이다. 5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중간에 경포 생태 저류지, 오죽헌지, 경포 가시연 습지, 경포호를 차례로 거쳐서 동해로 빠져나간다.

 

드디어 그 유명한 경포 해변에 들어왔다. 부산 해운대와 함께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모이는 대표적인 휴양지다. 필자도 젊은 시절 혼자도, 친구와도, 아내와도, 가족과도 함께 다녀갔던 장소지만 이렇게 해변 초입부터 보지는 못했다. 그때는 없었지만 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은 길 옆으로 깔끔한 데크길이 깔려 있다. 데크길을 따라 경포 해변을 걷기 시작한다.

 

인기 있는 행락지답게 해변 곳곳으로 쓰레기통도 설치되어 있었다. 나무는 송정 해변의 솔숲보다는 많이 작지만 십여 년이 흐르면 송정 해변만큼 울창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올망졸망한 숙소들이 줄지어 있는 거리를 지난다.

 

숙소와 상점이 줄지어 있는 거리를 지나 허난설헌 유적지 표지판을 보고 좌회전하여 경포호가 보이는 해안로 도로 방향으로 빠져나간다.

 

해안로 도로를 만나면 횡단보도로 도로를 가로질러 좌회전하여 경포호 산책길을 걷기 시작한다. 이제 경포호 걷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것이다. 소나무 숲길을 걷다가 뻥 뚫린 호수 주변을 정오의 태양을 맞으며 걷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이른 아침에는 쌀쌀하고 정오에는 헉헉 거리는 더위와 싸우는 4월의 걷기는 히말라야 하산길의 걷기를 추억케 한다.

 

넓은 경포호를 오른쪽에 두고 길을 이어간다. 해파랑길 표식을 따라 걷지만, 시선은 호수에서 눈을 뗄 수 없는 길이다. 경포호와 경포천을 잇는 물길 위를 경호교로 지나면 경포 호수 광장을 만난다.

 

경포호의 주인인 물새다. 나그네새인 노랑부리 저어새와 텃새인 흰 뺨 검둥 오리가 오가는 사람들을 개의치 않고 자신들 만의 시간을 갖고 있다.

 

널따란 공원에서 우리는 허균, 허난설헌 기념관 표지를 따라서 길을 이어간다.

 

경포호와 경포천 사이에 위치한 경포 호수 광장은 경포 생태 습지원으로 경포호에서 허균, 허난설헌 기념관 방향으로 깊숙이 들어간다. 

 

조류 관찰 오두막에서는 경포 습지를 찾아오는 다양한 조류를 관찰할 수 있다고 한다. 조류 관찰 오두막과 철쭉 길을 지나 이제는 경포천 옆길을 따라서 경포 호수 광장을 걷는다. 경포 습지는 20세기 초만 해도 둘레만 12Km에 달하는 엄청난 크기였지만 해방 이후 1960년대부터 습지를 농지로 개간하고 경포호로 들어오던 물길을 돌리면서 악취가 날 정도로 오염이 심해졌다고 한다. 지금의 경포호는 2000년대 초반 시작한 경포 습지 복원의 결과물이다.

 

경포천을 따라 이어진 길도 온갖 나무들이 터널을 만들어 놓은 아름다운 길이다. 세월 앞에 인간의 욕심을 놓으면 흐르는 시간은 오염과 파괴를 낳고 늦더라도 그것을 깨닫고 욕심을 비우고 생명을 심으면 세월은 땅을 살리고 물을 살린다 하는 생각을 해본다.

 

경포천 옆길을 걷다 보면 경포호 주위를 걷는 길과 다시 만난다. 경포호 튤립 공원이다. 가을에 구근을 심어 3~5월에 꽃을 피우는 튤립도 꽃이 지기 시작하는 모양이다.

 

다리를 두 개 건너 우회전하면 허균, 허난설헌 기념관으로 이어지는 달빛 산책로를 만날 수 있다. 밤에 걷는다면 달빛 산책로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겠지만 낮에도 좋은 길이다.

 

허균의 홍길동전의 주인공인 홍길동 조감들을 다리 양쪽에 배치해 놓았다. 허균, 허난설헌이 살았던 초당동, 그 초당동에 자리 잡은 기념관으로 가는 길이 기대가 된다.

 

바우길의 상징인 작은 솟대가 있는 안내판을 따라서 기념 공원으로 길을 이어간다. 해파랑길 39코스가 바우길 5구간과 같이 가지만 바우길 5구간은 경포호를 계속 돌고 이쪽으로는 들어오지 않는다. 대신 다른 바우길이 이곳을 지난다. 바우길 11구간은 이곳에서 경포대, 오죽헌, 죽헌 저수지를 거쳐 송양 초등학교로 이어지고, 바우길 16구간은 원주대학교 홍보관에서 이곳을 거쳐 오죽헌, 죽헌 저수지를 거쳐 강원 대학교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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