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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를 지하화하여 생긴 폐선 부지에 만든 월화 거리를 지난 해파랑길 38코스는 강릉 공항 북쪽의 낮은 산 능선을 따라 이어진 마을길을 통해서 38코스의 종점이자 강릉 남대천과 섬석천이 모두 동해와 만나는 남항진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회전 교차로의 유용성과 안전성이 확인되면서 전국적으로 신호등 없는 회전 교차로가 늘어나고 있는데 회전교차로가 연달아 두 개가 설치된 이중 회전 교차로는 처음 본다. 해파랑길은 횡단보도를 건너서 청량동 방향의 청량학동길로 이동한다. 약간 오르막길이다. 회전 교차로에서는 교차로 내부에서 회전하고 있는 차량에 우선권이 있고 새로 진입하는 차량은 속도를 줄이고 양보해야 한다.

 

강릉시 청량동 마을길은 숲이 포근하게 감싸주는 걷기 좋은 길이다. 청량동이라는 마을 이름은 청량미라는 벼를 재배하기 좋은 넓은 들판이 있다고 붙은 이름이다. 푸른색을 띠는 녹미의 일종으로 생동찰벼로도 부르는데 일조량 때문에 남부지방에서 주로 재배한다고 한다. 재래종 품종이고 몸에 좋은 기능성 쌀인 만큼 직접 키우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최근에는 전국적으로 키울 수 있는 녹원찰벼라는 신품종도 개발되었다고 하니 혹하는 마음이 커져간다.

 

4월을 알려주는 대표적인 꽃 중의 하나인 죽단화가 길가에 만발하다. 

 

햇살에 비추인 노란 죽단화가 정말 아름답다. 홑꽃인 황매화의 변종으로 겹꽃으로 피므로 겹황매화라고도 부른다.

 

청량동학동길을 따라서 남동쪽으로 이동하던 해파랑길은 성덕로와 만나는 교차로에서 도로를 건너 계속 직진한다.

 

울창한 숲과 함께 이어지는 청량동 마을길을 따라 계속 동쪽으로 이동한다.

 

청량동 종점 버스 정류장을 지나면 길은 청량동에서 입암동으로 넘어간다. 입암동은 마을 뒤에 삿갓처럼 생긴 바위가 있어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좁은 도로를 걷지만 이따금씩 오는 한두 대의 차만 조심하면 숲 속 산책로를 걷는 것과 다름없다.

 

좌측으로 입암동의 대단위 아파트 단지로 이어지는 길도 있지만, 산 능선으로 이어진 아름다운 숲길 속에 파묻혀 도시 한가운데 있음은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다. 쭉쭉 뻗은 소나무 사이로 이어진 길은 정말 아름답다.

 

이번에는 대나무 숲길이다. 소나무와 대나무 숲 만든 터널을 지나는 호사를 누린다. 이 숲길을 지나면 숲으로 이어진 길이었던 청량학동길도 끝이다. 길 끝에서 물을 마시며 잠시 쉬었다가 길을 이어간다.

 

청량학동길 끝에서는 남대천으로 이어지는 큰 도로인 성덕로 도로변을 잠시 걷다가 이름이 독특한 "핸들" 버스정류장을 지나 바로 우회전하여 강릉시 학동으로 진입한다. 핸들이라는 이름은 흰 차돌이 많이 나와서 붙은 이름으로 흰돌이 핸들로 변한 것이다. 백석동이라고도 했다 한다. 학동을 학우리라 부르기도 하는데 산의 형세가 학의 둥지처럼 생겨서 붙은 이름이다.

 

학우리골로 들어가는 길에서 바라본 학동의 전경. 넓은 들판 뒤로 강릉 공항이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한 가정집 담장 너머로 겹벚꽃이 활짝 피었다. 겹벚꽃 또한 4월을 알려주는 대표적인 꽃 중의 하나로 벚꽃이 지면 이내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꽃이다. 이름처럼 꽃잎이 겹잎이라 탐스럽다. 꽃색은 사진처럼 연한 분홍색이 많지만 진한 분홍, 붉은색, 흰색도 있다. 얼마 전 하얀 벚꽃을 보러 동해 해파랑길을 찾았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학동을 지난 해파랑길 38코스는 코스의 종점인 남항진 해변을 향해서 강릉시 병산동으로 진입하여 마을길을 걸어간다. 논 건너편이 바로 강릉 공항이다. 해파랑길 표지판에 반대편 방향으로 성덕 초등학교가 적혀있다. 이전 해파랑길 38코스는 강릉교로 남대천을 지나 성덕 초등학교 앞을 지나서 왔지만 이제는 칠사당과 강릉 대도호부 관아, 중앙 시장을 거쳐 월화 거리를 통과하는 방식으로 강릉 시내 구간이 많이 바뀌었으므로 미리 참조하고 길을 찾아가야 한다.

 

 강원도 교육 연수원 별관 건물을 지나면 우회전하여 섬석천 방향으로 이동한다.

 

병산교 다리 앞에서 좌회전하여 섬석천 천변 길을 걷는다. 멀리 보이는 죽도봉이 강릉항과 남항진 해변의 위치를 가늠하게 해 준다. 

 

해파랑길 표식은 다양한 장소에 붙어 있다. 건물 담벼락, 전봇대에도 붙어 있고, 해안 방호벽, 도로 가드레일에도 붙어 있지만 길바닥에 붙여놓은 것은 처음 본다. 잠시 크게 웃고 길을 이어간다.

 

잠시 멈추어 바라본 섬석천의 상류 쪽과 하류 쪽의 풍경이다. 상류 쪽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한 줄기에서는 오늘 해파랑길 38코스에서 만났던 장현 저수지이고 또 다른 한줄기는 38코스의 시작점인 학산리 앞을 흘러갔던 어단천이다. 그리고, 37코스에서 만난 동막저수지와 그로부터 흘러 내려온 금광천이다. 하류로 내려가면 섬석천이 동해와 만나는 지점에서는 강릉 남대천도 만나니 해파랑길에서 강릉의 주요 하천을 모두 돌아본 것이다. 세찬 바람이 불어 머리를 붙잡고 걸어야 했으나 강둑에 피어난 들꽃은 마음을 가볍게 한다.

 

해파랑길은 남항진교에서 우회전하여 섬석천을 건너지만 강둑으로 이어진 산책로를 따라가면 길은 강릉 남대천의 강변로로 이어진다. 바람을 맞으며 조용히 산책 하기에 참 좋은 길이 아닌가 싶었다.

 

남항진교를 지나면 강릉시 남항진동으로 진입한다. 마을 골목길을 통해서 해변으로 나아간다.

 

드디어 남항진 해변에 도착했다. 남대천의 아래쪽에 있는 나루터라는 의미다. 주말을 맞이해서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았다. 정오 무렵에는 뙤약볕 아래에서 덥다고 투덜거렸는데, 구름이 많아져서 그런지, 그늘에서는 오들오들 춥다. 4월의 날씨란......

 

남항진 해변에서 남쪽을 바라본 모습. 직선거리로 불과 4Km면 갈 수 있는 곳에 46코스의 종점이자 47코스의 시작점인 안인항이 자리하고 있다. 안인해변 앞에는 한창 건설 중인 화력 발전소의 하역 시설도 눈에 들어온다. 4Km면 갈길은 37, 38코스에 걸쳐 33Km 이상을 돌아온 것이다. 물론 돌아온 것이기는 하지만 두 코스 모두 훌륭했다.

 

북쪽 남항진 해변 건너편으로는 강릉항 여객 터미널이 있는 안목 해변의 등대가 보인다. 강릉시 견소동으로 남대천 위의 "앞 목"이라 불리던 것이 안목으로 바뀐 것이라 한다.

 

드디어 장장 17.4Km에 이르는 해파랑길 38코스를 마무리하고 39코스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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