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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강 국가 정원을 지난 해파랑길은 태화강변을 따라 길을 이어간다. 멀리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2014년에 복원한 태화루가 보인다. 태화루 절벽 아래의 깊은 물을 용금소라 부르는데, 옛 문헌에는 황룡연이라 했다고 한다. 

 

태화루 아래쪽으로는 길이 없기 때문에 강변 산책길을 이어가려면 일단 태화로 길로 나가서 도로변 인도를 통해 태화루를 지나 태화교에서 다리 아래쪽으로 내려가야 한다. 태화루 가는 길에서 바라본 태화강 풍경이 아름답다.

 

해파랑길은 2014년에 복원된 태화루 앞을 지나서 간다. 임진왜란 당시 소실되었다가 2014년 복원된 태화루이지만 그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신라 선덕여왕 때까지 이르게 된다. 자장 스님이 당나라에 다녀와서 세운 태화사와 함께 지어졌었다고 한다. 진주의 촉석루처럼 울산을 대표하는 누각이다.

 

태화루 앞에서 바라본 태화강 풍경. 나무들은 앙상한 가지만 남았지만 콘크리트 제방이 아닌 생태 하천 태화강의 모습이 매력적이다. 태화루에는 크고 깨끗한 화장실도 있고 벤치도 넉넉해서 쉬어가기 좋은 장소였다.

 

태화루를 지나면 태화교 아래를 지나서 강변 산책로로 내려간다.

 

찬바람이 부는 겨울이지만 주말을 맞이해서 산책 나온 사람들도 많았다. 바람의 방향도 바다 쪽으로 불어 주어서 공단 특유의 냄새도 느끼지 못했다.

 

잔잔한 물결이 반짝이는 태화강,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 그리고 철새들. 자연 생태 하천만이 가질 수 있는 풍경이 아닌가 싶다. 

 

"울산 큰 애기" 많이 들어 보았지만 자세한 유래는 알지 못했다. 알아보니 큰 애기는 "복스럽고 예쁜 아가씨"의 의미라는 설도 있고 맏며느리감을 지칭한다는 설도 있다고 한다. 그 앞에 울산이 붙은 것인데 나의 귀에도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도 울산 큰 애기가 많이 남은 까닭은 "내 이름은 경상도 울산 큰애기/다정하고 순직한 울산 큰애기/서울 간 삼돌이가 편지를 보냈는데......" 하는 김상희 씨가 부른 노래 때문일 것이다. 사진은 울산 중구에서 만든 캐릭터이다. 여유가 있다면 중구 원도심도 둘러보면 좋겠지만, 갈길 바쁜 나그네는 길을 재촉한다.

 

울산 중구와 남구를 잇는 울산교와 그 뒤로 자리한 번영교. 울산교는 일제강점기인 1935년에 만들어져 60년간 제 역할을 하다가 1994년에 차량 통행을 금지시키고 지금은 보행자만 다닐 수 있다고 한다. 수명을 다한 도시 시설물을 이처럼 용도를 달리하여 잘 사용하는 것도 나름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강변에서 바라보는 스카이라인은 아파트의 각진 모습이 차지하고 있지만 유유히 흐르는 태화강 위로 비추는 햇빛과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는 그것만으로도 카메라 세례를 받을만하다.

 

멀리 울산의 다리들 중에서 조형미가 뛰어나다는 학성교를 바라보면서 가을의 아름다움이 가득한 태화강 산책길을 걷는다.

 

강변 잔디밭에 세워진 조형물들.

 

한참 한 한가운데에서 힘찬 구호 소리가 들린다. 자세히 보니 조정 선수들이 한창 연습 중이었다. 조정(漕艇)은 한자어라 이해가 어려울 수 있다. 필자의 경우 배를 잘 조정(調整)하는 경기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었다. 漕 배 저을 조, 배로 실어 나를 조와 艇 거룻배 정으로 이루어진 단어인데 돛 없는 배를 노를 저어 속도를 다투는 경기이다. 돛 없이 노를 저어 가는 경기로 카누, 카약도 있는데 이 둘은 모두 앞을 향해서 노를 저어 나가지만, 조정 경기는 한 방향으로 된 노를 뒤로 저어 가는 경기이다. 노를 젓는 조수들과 반대 방향으로 앉아 지시와 조언을 하는 타수(콕스)가 팀을 이루는데 경기에 따라 타수가 없는 경기도 있다. 선수들과의 호흡이 핵심인 경기이다. 군대에서 보트 훈련을 할 때를 생각해 보면 노를 저어 나갈 때 좌우의 호흡이나 힘이 맞지 않으면 보트는 앞으로 나가지 않고 제자리에서 빙빙 돌거나 갈지자를 쓰고 말았다. 한 사람이라도 노를 젓는 시늉만 하고 힘을 주지 않으면 보트는 곧 균형을 잃고 마는 것이었다. 조정은 돛 없는 배를 여러 사람이 함께 노를 거꾸로 저어서 속도를 겨루는 경기로 정리해 본다. 조정 경기를 하는 배는 날렵하기도 하지만 각 조수가 앉아 있는 의자에는 바뀌가 달려있어서 온몸으로 노를 저어 가는데 상당히 유용하다. 그렇다면 양날의 노가 달린 카누와 한쪽 날의 조정은 무엇이 더 빠를까? 같은 조건에서 100미터 정도의 단거리는 카누의 속도가 빠르지만 그 보다 긴 장거리에서는 월등하게 조정의 속도 빠르다고 한다.

 

도시하면 떠오르는 비둘기들이 사람들이 던져준 과자 부스러기나 음식물 찌꺼기가 아니라 풀밭에서 먹이를 찾고 있는 모습이 생경스럽다.

 

새들이 강변 작은 모래톱에서 먹이 활동이 한창이다. 바로 이런 모습이 자연 생태 하천에서 만날 수 있는 풍경이지 않은가? 4대강 사업을 하면서 태화강처럼 강을 살린다며 태화강의 과실을 따먹으려 한 위정자들은 정말 양심이나 있었나 싶다. 그들이 말한 강의 모습과 생태 하천 태화강의 모습은 차이가 엄청나다는 것을 그들은 진정 몰랐을까?

 

학성교의 모습을 보니 이거 파리의 센 강에서 만났던 다리 중 하나를 본뜬 것 아니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치형 교각도 그렇고 다리 양쪽으로 태화강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를 설치한 것도 그렇고, 차이점이 있지만 모양새는 "퐁네프의 연인들" 영화에 나오는 퐁네프를 연상시킨다.

 

학성교에서 내황교 가는 길에 만난 억새밭.

 

산이라면 갈대의 가능성은 0%이지만 이곳은 강변이라 갈대와 억새를 판단하는데 주저할 수밖에 없다. 벼과의 일 년생 풀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구별법을 정리해보면 일단 산지라면 100% 억새이다. 갈대는 습지나 물가에서만 살 수 있기 때문. 이삭이 억새는 흰색이거나 은빛이고 고개를 그림처럼 약간만 숙인다면 갈대는 갈색이거나 고동색이고 익은 벼처럼 푹 숙인다. 조금 애매하지만 억새는 1미터 정도로 작은 편이고 햇빛이 잘 드는 곳이어야 사람 키 정도지만 갈대는 2미터를 충분히 넘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학성교를 지난 해파랑길은 경주시 외동읍에서 발원하여 태화강으로 흘러드는 동천강 때문에 길이 끊기므로 내황교를 건너서 길을 이어가야 한다. 내황교 아래를 통과하여 다리 위로 올라가면 보행자 전용길이 있어 안전하게 강을 건널 수 있다.

 

 

내황교 가기길에 만난 청둥오리 한쌍. 방금 전까지 자맥질을 했는지 깃털이 젖어 보인다. 초록빛 머리 색을 가지고 있는 것이 수컷인데 번식 때만 그렇고 번식기가 끝나면 암컷의 깃털 색깔처럼 변한다고 한다. 지금은 금슬이 보이는 청둥오리 한쌍이지만 암컷이 둥지에 알을 낳고 나면 수컷은 둥지를 떠나서 수컷 무리에 들어간다고 한다.

 

내황교에서 바라본 동천강 하류. 동천강 산책로는 동천교, 외솔교, 삼일교에 이르는 울산 중구까지만 표시되어 있지만, 그 상류로 가면 울산 북구에서 울산 공항을 만나고 그 위로 가면 경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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