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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휙 산장에서 본옴므 산장(Refuge de La Croix du Bonhomme)까지의 16.8Km를 걷는 TMB 2일 차를 걷고 있습니다. 여정은 트휙 산장을 떠나 레 꽁따민느(Les Contamines) 시내까지 내리막 길을 내려오는 1단계를 끝내고 레 꽁따민느-몽주와 트리니티 성당 앞 벤치에서의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한 다음, 평탄한 레 꽁따민느 시내를 걷는 단계에 들어섭니다.

 

길에는 아침 산책을 나온 주민들과 TMB 걷기에 나선 배낭족이 반반입니다.

 

강변에는 눈길을 사로잡는 놀이터가 있었습니다. 흙과 잔디가 조화롭게 관리되고 있는 것도 인상적이지만 이목을 끄는 것은 검정 바닥의 자전거 연습장이었습니다. 산악자전거가 유명한 동네이니만큼 어릴 적부터 저런 곳에서 연습하는가 보다 라고 생각되었습니다. 하긴 아이가 부모와 함께 산악자전거를 끌고 고갯마루에 올라오는 모습을 보면 과잉보호에 익숙해진 우리네 문화에서는 놀랄 수밖에 없습니다. 좌측 상단의 공간은 겨울에는 스케이트장이 열린다고 합니다.

 

르와예 다리(Pont des loyers, 1,150m)를 지나 노트르담 예배당(Eglise de notre Dame de la Gorge)을 지나면 시내를 지나 둑방길을 고요하게 걷습니다.  

레 꽁따민느(Les Contamines) 시내는 본옴므 고개에서 흘러내려오는 봉넝강 따라 걷습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새소리와 물소리를 들으며 가볍게 걷기 좋은 길이었습니다. 가벼운 배낭을 메고 천천히 걷고 있는 노부부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걷기 좋은 산책길을 걷는 여유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바라뎃 산장(Auberge Du Barattet) 근처에는 예쁜 꽃화분이 걸려 있는 레 다리(pont du lay)가 있는데, TMB 경로는 이 다리를 건너 강 건너편 길에서 길을 이어갑니다.

 

길을 걷다 보면 갑자기 넓은 공간이 나와서 당황할 수 있는데 이곳은 크로스컨트리 스키 센터(Foyer de Ski de Fond)로 TMB 경로는 전방에 보이는 사무실 앞으로 이어집니다.  드디어 TMB 표지판에 4시간 30분이라는 아찔한 시간이지만 본옴므 고개(Col du Bonhomme)가 등장했습니다.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프랑스 샤모니에서 열린 1회 동계 올림픽에서도 있었던 종목으로 동계 스포츠의 마라톤과도 같은 종목입니다. 여름에도 롤러 스키를 활용해서 스키도 즐기고 크로스컨트리 스키 훈련도 하는 모양이었습니다.

 

TMB 출발부터 본옴므 산장까지 이틀을 연속해서 같은 경로를 걷고, 같은 숙소에 묵었던 가족들입니다. 할아버지와 장성한 두 아들, 그리고 두 아들의 아이들까지 총 여섯 명의 남자들이 모인 3대가 TMB를 걷고 있는 팀이었습니다. 할아버지에게도 손자들에게도 너무나 귀중한 기억으로 남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나에게도 저런 기억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 하는 작은 소망을 간직해 봅니다. 후일담이지만 거북이걸음인 저희는 본옴므 산장에 저녁 6시 20분이 넘는 늦은 시간에 겨우겨우 도착했는데 이 가족은 산장에 일찍 도착해서 저녁 식사를 기다리며 온 가족이 테이블에서 카드 게임을 하고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TMB는 할아버지도 아이도 갈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이 가족은 짐 운반 서비스도 이용하고 산장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것으로 배낭을 가볍게 한 것이 저희와의 차이점 일 수는 있습니다.

 

가는 길에는 우측으로 시립 공원(Leisure Park Patrice Dominguez)을 만납니다. 다양한 시설 있지만 공공기관이 관리하는 것이라 무료시설도 있고 저렴하답니다. 겨울 스포츠의 메카이지만 여름 휴양지로도 좋네요.

 

시립 공원 옆으로는 맑은 개울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빙하가 녹은 물 때문에 약간 뿌연 색을 띠는 하천을 보다가 맑은 물을 보니 풍경이 새롭게 다가옵니다. 개울을 따라 식물을 관찰하고 있는 모녀도 있었지만,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한적한 공원을 뒤로하고 길을 이어갑니다.

 

길가에서 만난 아담한 생 앙투안 기도실(Oratoire Saint-Antoine). 누군가에게는 힘과 의미를 충전하는 곳이겠죠?

 

노트르담 예배당(Eglise de notre Dame de la Gorge) 입구에 오면 남은 거리 표시는 없지만, 앞으로 지날 모든 장소와 성당의 주차장을 안내하는 표지판을 만납니다. 계속 진행해도 되지만 성당 주변이 공원처럼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기 때문에 쉬어 가기 참 좋은 장소입니다. 이곳을 지나면 계속된 오르막을 올라야 합니다.

 

노트르담 예배당으로 가려면 TMB 경로에서 벗어났다가 휴식 후 원래 길로 돌아와야 합니다. 성당 주변에서 휴식하며 즐기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좋은 날씨와 주변 풍경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과 같습니다.

 

900여 년 전 여행자를 위해 세워졌다는 노트르담 예배당(Eglise de notre Dame de la Gorge, 1,210m)입니다. TMB의 오랜 역사를 말해 주는 듯합니다.

 

노트르담 예배당 내부의 모습입니다. 자연 채광도 그렇고 밝은 내부 색상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성당 한편으로는 야외 테이블들이 군데군데 배치되어 있어서 여유롭게 휴식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땀을 식히면서 아름다운 풍경 가운데 즐기는 행복한 간식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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