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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사 박물관 관람을 끝내고 바라본 박물관 앞 풍경입니다. 커다란 나무와 벤치에서 쉬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평화로움이 느껴집니다.

 

자연사 박물관에서 예술 및 역사박물관 까지는 한 블록 정도의 짧은 거리입니다.

 

예술 및 역사 박물관가는 길에 만난 러시아 정교회의 건물. 러시아 정교회의 건물들은 상단부 장식이 정말 화려합니다. 러시아 혁명 이후 많은 박해가 있었지만 2차 대전 이후 WCC에 가입하는 등 다른 개신교 단체와 교류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마치 모스크와 비슷해 보이는데 꼭대기가 초승달 대신 십자가입니다. 파리 시내 한복판에도 거대한 러시아 정교회의 건물이들어서 있지요.

 

헬베티아 대로(Boulevard Helvétique)를 건너는 육교를 지나면 박물관과 공원을 함께 만나게 됩니다. 스위스 연방을 헬베티아 연방으로도 부르는데 그 기원을 따라가면 18세기 후반 나폴레옹이 이곳에 세운 헬베티아 공화국과 연관성이 있습니다. 헬베티아란 길이름도 이것과 연관 있어 보입니다.

 

예술 및 역사박물관(Musée d'Art et d'Histoire)은 1903년부터 1910년에 걸쳐 세워진 건물로 스위스 전역에 흩어져 있던 수집품들을 한 곳에 모으기 위한 목적으로 지었다고 합니다. 프랑스 파리의 대표적인 루브르 박물관이나 오르세 미술관등은 모두 왕궁이나 기차역을 리모델링한 것이죠. 그렇게 해서 모은 자료들은 1만 5천 년의 역사를 보여준다고 합니다.

 

예술 및 역사박물관(Musée d'Art et d'Histoire)의 상설 전시는 무료입장이고 보관함은 스위스 프랑 동전으로 잠그고 사용 후에는 열쇠를 열면 동전을 반환하는 방식입니다. 큰 보관함도 있어서 배낭 두 개를 넣을 수 있었습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하고 월요일에 휴관합니다.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예술작품과 역사 유물들을 시대순으로 전시하고 있습니다. 플래시만 터뜨리지 않으면 사진 촬영도 무방했습니다.  지상 3층, 지하 2층 건물인데 층별 안내는 http://institutions.ville-geneve.ch/fr/mah/lieux-dexposition/musee-dart-et-dhistoire/를 참조하세요. 

입구에서는 폐품으로 만든 조형물을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중세 갑옷과 19세기의 무기들을 전시하고 있는 무기관(ARMOURY ROOM). 전시 내용이 알차다, 내실있다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16세기 사부아 철 투구는 유명한 소장품 중의 하나입니다. 정규군이 없는 스위스는 각 개인이 총기를 소지하던 전통 때문에 미국, 예멘에 이어 세 번째로 총기 소지가 많은 나라인데 최근에는 국민투표로 EU 수준으로 총기를 규제하기로 했답니다.

 

바랜 깃발과 고풍스러운 천장이 일백년 넘는 박물관의 역사를 말해 주는 듯합니다.

 

1층의 전시는 17세기부터 20세기에 이르는 가구와 장식들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일부 전시실은 성주의 응접실이나 주의회의 방을 재현해 놓기도 했습니다.

 

중세 기독교 유물을 전시하고 있는 방입니다. 유럽의 박물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이 바로 중세 기독교와 관련된 유물이나 작품들일 것입니다. 이곳도 예외가 아닌데 맨 좌측은 성 베드로 성당에 있던 야고보 사도를 표현한 스테인드글라스입니다. 15세기 작품으로 사도들 중에 처음으로 순교한 세베대의 아들 야고보입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의 주인공인 야고보 사도를 표현한 것입니다. 

 

1920, 1930년에 제네바에서 제작한 접시 작품입니다. 재질은 동이랍니다.

 

박물관은 사각형 구조의 전시실을 갖고 있어서 한쪽으로 들어가면 반대편으로 나오게 되는 구조입니다. 밀리지 않고 중간중간에 의자도 적절하게 있어서 관람하기 좋았습니다.

 

3층에 있는 예술 작품들부터 보기로 했습니다. 계단의 스테인드글라스며 벽 장식까지 파리나 마드리드의 유명 미술관 못지않습니다. 

 

계단에 걸린 1616년경 루벤스(Pierre Paul Rubens)의 작품. "다이애나의 휴식, Le Repos de Diane".

 

3층 입구에 있는 조각상. 인상에 남았던 몇 가지 작품들을 남겨 봅니다.

 

이탈리아 화가 가스파레 디지아니(Gaspare Diziani)의 "데이아네이라의 납치, Enlèvement de Déjanire". 1750~1760년경의 유화 작품. 남편 헤라클레스를 죽게 하고 결국 자신도 자살한 슬픈 이야기가 있네요.

 

19세기 스위스 화가인 에두아르드 발레(Edouard Vallet)의 1918년 작품. "축제일, Jour de fête".

 

구약성경 이사야 53:3 "그는 멸시를 받아 사람들에게 버림받았으며 간고를 많이 겪었으며 질고를 아는 자라 마치 사람들이 그에게서 얼굴을 가리는 것 같이 멸시를 당하였고 우리도 그를 귀히 여기지 아니하였도다"를 소재로 그려진 작품. 그림 상단의 "고통의 남자, Homme de douleur"라 적힌 제목처럼 그의 고통이 전해져 오는 듯한 독특한 작품이었습니다.

 

스위스의 상징주의 화가 페르디낭 호들러(Ferdinand Hodler)의 1911년 작품 "황홀경의 여자, woman in ecstasy". 호들러의 독특함은 눈길을 사로 잡기에 충분합니다.

 

스위스 화가 피에르 루이스 드 라 리브(Pierre-Louis de La Rive)의 1802년 작품 "몽블랑, Mont-Blanc from Sallanches at Sunset"입니다. 유독 몽블랑 풍경을 많이 그린 화가입니다. TMB(뚜르 드 몽블랑)를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실제로 보는 몽블랑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겠지만 그래도 이 그림에서 멈출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그림 앞에서 "참 아름답다". 하며 한참을 감상했던 그림입니다. 영국의 초상화가 토마스 로렌스(Thomas Lawrence)의 "존 앵거스타인의 아내와 아이의 초상" 1799~1803 시기에 그림 작품의 일부라고 합니다. 초상화의 대가가 그린 사진보다 더 실제 같은 초상화입니다.

 

처음에는 동물들의 주검 때문에 조금은 충격이었지만 그 이면에 있는 사회상을 풍자, 고발하는 모습에 마음으로 공감이 가는 그림이었습니다.

 

비슷한 그림이 많기는 하죠. 뱀의 꼬임에 넘어간 하와가 아담과 선악과를 나누어 먹는 장면. 가장 원초적인 소재를 그린 그림들을 끝으로 작품 감상을 끝내고 박물관을 나섭니다. 기대 이상으로 자연사 박물관도 그렇고 이곳 예술 및 역사박물관도 볼만해서 감상하느라 시간을 많이 쓰고 말았습니다.

 

이탈리아 조각가 안토니오 카노바(Antonio Canova)의 1795년 작품 "비너스와 아도니스, Venus and Adonis". 1593년 동일한 이름의 장편 서사시를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발표했습니다. 그리스 신화를 작가 나름으로 해석한 것인데 핵심은 아도니스가 위험을 피하라는 비너스의 요청을 거절한다는 것이랍니다.

 

사각형의 전시실 구조는 갔던 길을 다시 돌아오지 않더라도 쭉 가다 보면 들어갔던 입구 반대편으로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방대하지만 단순한 이런 전시실 구조도 마음에 들더군요.

 

여러 후원자들의 이름을 벽에 붙여 놓았습니다.

 

지하 1, 2층은 고대 및 선사시대 유물을 전시하고 있는 공간입니다. 시간이 없어서 많지 보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이집트 전시관에 이어 근동, 그리스, 에트루리아, 로마로 구분되어 전시가 이어집니다. 7만여 점의 고대 유물이 있는데 이집트 관련 유물은 스위스에서 최대라고 합니다. 이집트 전시실을 보면서 느끼는 점은 프랑스, 영국, 스위스 등 각 나라의 박물관에 퍼져 있는 이집트 유물들은 수집가들을 통해서 확보했겠지만 정작 이집트에는 뭐가 남아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세크메트(Sekhmet) 상의 모습. 이집트 신화에 등장하는 파괴의 여신으로 암사자의 머리와 여성의 몸을 갖고 있습니다. 우측은 석관.

 

고대 유물 전시실 바깥의 통로 쪽에는 레스토랑이 있어서 나름의 분위기를 즐기며 식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점심은 12~15시에 제공하고 영업은 18시까지 입니다.

 

종합적으로 보면 유명 작품은 적을지 몰라도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 못지않다는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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