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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하드 항공의 셔틀버스를 타고 아부다비 공항에 돌아온 다음에는 맡겨 놓았던 짐을 찾아 바로 보안 심사 및 출국 심사를 하면 되었습니다. 탑승구는 알 수 없었지만 인천 공항에서 환승 편 항공기의 티켓도 이미 받은 상태였고 위탁 수하물로 붙일 짐은 찾지 않고 자동 환승 처리되기 때문에 체크인 과정 없이 바로 보안 심사대로 향했습니다. 매번 위탁 수하물 없이 무겁지 않은 배낭만 메고 여행을 하다가 이번에는 등산 스틱을 비롯해서 버너 같은 등산 용품 때문에 배낭을 환승하도록 위탁 수하물로 붙였었습니다. 아무래도 20시간 가까운 긴 환승 시간이 마음에 걸려서 출국장에 있는 에티하드 데스크에 가서 환승 짐을 확인할 수 있냐고 물었더니 짐을 붙인 다음에 받았던 태그로 금방 확인해 주더군요. 짐이 잘 환승되었다는 답변과 함께 탑승구까지 안내를 받았습니다. 환승 짐은 24시간 이내 환승이라면 짐을 붙일 때 "Transfer"라고 적힌 태그를 붙여서 보내는 지만 잘 확인하면 웬만한 규모의 공항에서는 자동 환승될 것입니다.

   

출국 심사가 끝난 다음에는 일단 우리가 제네바까지 타고 갈 항공편의 탑승구를 확인합니다. 1 터미널과 3 터미널이 바로 붙어 있기는 하지만 도보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 여유를 확보해야 합니다. 아부다비 공항은 출발 터미널이 바뀔 수 있으므로 면세점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잘못하면 낭패를 당할 수 있습니다. 저희의 경우에도 티켓을 예매할 시점에는 제네바로 떠나는 항공편이 3 터미널에서 출발한다고 되어 있었는데 막상 전광판을 살펴보니 1 터미널이었습니다. 1시간 넘는 시간 여유가 있어서 작년에 샤워했던("산티아고 순례길 걷기 여행기 21 - 에티하드 셔틀버스타기와 공항에서 무료 샤워하기" 참조) 공항내 무료 샤워 시설에 가서 샤워를 하고 비행기에 탑승하기로 했습니다.

 

한국에서 유럽으로 가는 값싼 경로를 제공하고 있는 아부다비 공항 환승 항공편은 환승 시간이 길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18시간에 가까운 별도의 여행 일정을 만들 수 있다는 매력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지난번 여행 때는 아부다비와 두바이 모두의 핵심 장소들을 걷는 조금은 무식한 여행 계획을 짜서 실행했었지만 이번에는 두바이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에티하드 항공에서 제공하는 무료 셔틀버스와 메트로, 트램, 버스, 모노레일등의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여유를 가지며 수월하게 다녀왔습니다. 걷기 여행을 수월하게 다녀오기는 했지만 열사의 땅을 하루 종일 돌아다녔으니 씻지 않고는 찝찝해서 견딜 수 없죠. 씻는 것은 하루의 여정을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의식과도 같으니까요. 다행히 아부다비 공항 3 터미널 35번 게이트 근처에 있는 대합실 아래층에는 기도실과 함께 화장실이 있는데 화장실 안쪽에 샤워실이 있습니다. 이용자가 늘어서 그런지 샤워실을 추가한 모양이었습니다. 부지런히 샤워를 하고 변경된 탑승구가 있는 1 터미널로 이동하여 새벽 2시 35분에 출발하는 비행기에 탑승 했습니다. 

 

인천 공항에서 아부다비로 오는 비행기는 에어버스였지만 아부다비에서 스위스 제네바로 가는 비행기는 보잉사의 B787-9로 앞쪽에 비즈니스 클래스를 배치하고 뒤쪽에 이코노미 좌석들을 배치한 형태였습니다. 제네바로 가는 비행편에는 빈자리가 군데군데 보였습니다. 제네바에서 아부다비로 돌아올 때도 빈자리들이 있어서 저희 옆 빈자리에 잠시 누워서 쉬기도 했습니다. 제네바로 갈 때는 저희 뒤에 계신 분이 좌석 3개에 혼자 누워서 가시더군요. 아무튼 저희는 샤워하느라 슬리퍼 차림이었지만 개운한 몸으로 눈을 붙일 수 있었습니다.

 

아부다비에서 새벽 2시 35분에 이륙한 비행기는 6시간 45분의 비행을 거쳐서 스위스 제네바에는 오전 7시가 조금 넘는 시간에 도착합니다. 기내식을 1회 먹게 되는데 도착 2시간 전에 아침 식사가 나왔습니다. 저희는 먹을만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기내식을 여러 차례 먹으면서 드는 생각이 1회 용품을 너무 많이 사용하는 것 아닌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손도 안 대고 버리는 것도 있고......

 

드디어 스위스 제네바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입국 심사는 도장 찍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저희가 타고 온 비행기가 보잉 787 드림라이너라는 기종인데 최근에 사고로 문제가 있어 운항이 중단된 737 맥스처럼 787 드림 라이너도 2013년 운항이 중단된 적이 있다고 합니다.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이 팔린 항공기라는 기록도 가지고 있습니다.

 

짐 찾는 곳 한쪽에는 위의 그림처럼 발급 시점부터 80분간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우니레소(Unireso) 티켓을 발급해주는 키오스크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짐 찾기와 환전, 화장실 등 볼일을 모두 본 다음에 버튼만 누르면 티켓이 발급됩니다. 시내까지 무료로 공항 열차, 버스, 트램, 셔틀 보트(Mouette)등을 사용할 수 있는데 나중에 혹시 표 검사를 확인할 수도 있으니 제네바 도착 비행기 티켓은 증명용으로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개인별로 하나씩 발급받은 무료 티켓입니다. 저희는 80분 내에 필요한 교통수단을 타야 한다는 시간 부담이 있었지만 버스 기사도 그렇고 표를 확인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기사분이 티켓을 확인하지 않기 때문에 웬만한 나라에서는 무단 승차도 많을 것 같은데 스위스나 프랑스는 그렇지 않은 모양입니다. 무단 승차를 하다가 검표에 걸리면 벌금이 세다고 합니다(80 또는 100프랑)

 

시내버스를 타기 위해서 "City Bus" 표지를 따라 이동합니다.

 

"City Bus" 표지를 따라 이동하다 보니 표지판에 저희가 승차해야 할 버스의 번호도 보입니다. 부러진 의자 조형물이 있는 UN 본부 앞까지는 5번 버스를 타면 됩니다.

 

Thônex, Vallard행 5번 버스는 저희가 정류장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정류장으로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80분간 사용할 수 있는 무료 티켓을 보여주면서 승차했습니다. 기사분이 티켓에 있는 시간 같은 것을 확인할 줄 알았는데 보지 않더군요. 안내판이 잘 되어 있어서 내릴 곳은 잘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곳 사람들의 출근 시간이다 보니 왠지 뻘쭘한 분위기였습니다.

 

UN 본부(Nations) 정류장에서 하차해서 바라본 풍경입니다. 제네바 유엔 본부를 배경으로 "부러진 의자"와 분수대가 유엔 광장을 채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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