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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카쿠지(은각사, Ginkaku-ji, 銀閣寺) 관람이 끝나면 은각사 앞에 있는 마을 골목을 거쳐서 철학의 길로 나섭니다. 마을 앞을 흐르는 개천을 따라 깔끔하게 놓인 철학의 길을 따라 호넨인(法然院)으로 향합니다.
마을 길을 걷는 재미는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얼굴이나 마음이 서로 다른 만큼이나 다양한 이곳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볼 수 있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일본 동백을 담장으로한 모습입니다.
호젓한 마을길 한쪽으로는 작은 수로를 따라 물이 흐릅니다. 지리산 둘레길에서 만난 구례 마을길이 연상되는 풍경입니다.
작은 공간이지만 키가 큰 교목, 키 작은 관목과 함께 꽃나무와 아기 자기한 화분까지 이 집의 주인장에게 엄지척하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하는 아름다운 정원입니다.
이 집의 정원 또한 공간은 넓지 않지만 깔끔하게 가지치기한 주인장의 부지런함을 엿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은각사 옆쪽 길을 통해 철학의 길로 향하는 골목길은 조용하게 이곳에 사는 분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예쁜길이었습니다.
넓은 앞마당을 가진 집들은 거의 없지만, 집집 마다 아주 작은 공간에도 나무를 심고 집 앞에는 자전거를 세워 놓은 모습입니다.
철학의 길(Path of Philosophy, 哲学の道)에 들어 섭니다. 긴카쿠지(Ginkaku-ji)에서 난젠지까지 2Km에 이르는 길로 20세기 철학자 니시다 기타로(Nishida Kitaro, 西田幾多郞)가 이길을 걸으며 사색을 즐겼다 해서 붙은 이름이라 합니다. 철학의 길이라는 이름에서 나오는 분위기에 젖어 조용하게 사색하며 걷는 것까지는 좋지만 니시다 기타로가 주장했던 "근대의 초극"이 대동아 전쟁이나 아시아 제국주의를 지탱해주는 이론으로 기여하게 되었다는 고은 선생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무념 무상하게 풍경만을 즐기기에는 뭔가 께름칙한 길이기도 합니다.
길을 걷다가 만난 돌 무더기. 일본의 토착 종교를 가리키는 말을 신토(神道)라고 하는데 애니미즘을 기반으로한 민속 신앙에 불교가 가미되어 현재의 모습을 이루었다고 합니다. 인공지능과 5G가 현실화하고 있는 지금에도 여전히 일본회사를 지배하고 있는 무시할 수 없는 힘이죠. 도쿠카와 막부 체제에서 외래 문명으로부터 일본 문화를 지키겠다는 의도로 신토를 내세운 이후 막부 체제를 끝내고 왕정 복고가 이루어진 메이지 유신(明治維新) 시대에는 신토가 국가의 공식 통치 이념이 되면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고 합니다. 한때는 천황을 살아 있는 신으로 까지 내세웠으나 2차 대전 패전으로 그 부분은 없앴다고 합니다.
벚꽃이 피는 봄이면 풍경이 더욱 이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풍경을 감상하며 천천히 길을 걷습니다. 겨울이지만 길을 걷기에는 참 좋은 풍경을 가진 곳입니다. 봄이면 사람에 치여서, 꽃에 들떠서 마음을 붕 뜨게 하는, 사색과는 거리가 먼 곳일것 같습니다. 사색하며 조용히 걷기에는 겨울이 제격이 아닌가 싶습니다.
한글이 병기된 길표지판들. 이국땅에서 만나는 한글이 반갑기는 하지만 ...... 호넨인(H0NEN-IN, 法然院) 표지판을 따라 이동합니다.
약간 다른 모양의 가도마쓰(Kadomatsu, 門松). 귤과 함께 종이를 네칸으로 접은 것을 매다는데 종이는 손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간절한 바램으로 신이 들어오기를 비는 의식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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