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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편안하게 푹 잔 덕택에 이른 아침이지만 산티아고 순례길 첫날의 여정을 여유있게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7시를 바라보는 시간 숙소에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길을 나섭니다. 쉬멍, 걸으멍 천천히 순례길의 첫날을 만끽할까 합니다. 첫날 여정이 총 길이가 22Km에 이르기 때문에 중년의 부부에게는 결코 얕볼 수 없는 거리입니다. 이국 땅에서의 첫 경험을 앞두고 설레임과 함께 긴장감도 함께 밀려 옵니다.
빠른 길로 갈 수도 있지만 이왕 이곳까지 온것 사리아 시내를 약간 둘러보는 코스를 선택합니다.
교차로에서 직진하면 짧게 가로질러 갈수도 있지만 사리아 시청과 성당등이 몰려 있는 장소를 거쳐 갑니다. 사진에서 좌측으로 걸어 갑니다.
사리아 시청 근처에 놓여 있는 재활용 수집통들. 다른곳에서는 본적인 없는 깔끔하고 독특한 디자인입니다.
아담한 크기의 사리아 시청(Concello de Sarria, https://www.sarria.es/) 건물. 갈리시아 지역의 루고주에 속하는 인구 1만 3천명 남짓의 작은 도시입니다. 산티아고 순례길 인증서가 100Km이상 걸어야 하는 조건이 있기도 하기 때문에 프랑스길 처음부터 걷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곳 사리아에서 순례길을 시작합니다. 아름다운 풍경을 가진 도시이기도 합니다.
시청 옆에 있는 타파스 레스토랑. 이른 시간인데 문을 열고 있고 간판이 독특해서 한컷을 남깁니다.
좋은 여행 되세요, 좋은 순례길 되세요의 의미인 부엔 카미노(Buen Camino)를 비롯해서 유독 튀는 "환영합니다"까지 걸려 있는 각국의 인사말들 순례길에서 듣거나 내뱉게 되는 말은 두가지 였던것 같습니다. 부엔 카미노(Buen Camino)와 홀라(Hola).
사리아 산 살바도르 교회(Iglesia de San Salvador de Sarria, 11:00~13:00). 아치를 세워서 종 두개가 매달려 있는 형태로 13세기 로마네스크 양식과 고딕 양식을 가진 교회입니다. 여명속에서 닫힌 교회를 바라보지만 한국 교회 같으면 새벽 기도 시간이 끝나서 사람들이 나올 시간입니다.
교회 한쪽으로는 마시기 적하다는 표식과 함께 오랜 식수대가 있었습니다. 순례길 도중에 이런 식수대나 공중 화장실을 만나기는 어렵습니다. 물과 뒷일 처리는 지혜롭게 기회가 있을때 해결해야 합니다. 저희는 매일 슈퍼에서 500밀리 생수를 6개 정도 구입했는데 둘이서 하루 걷기에 딱 이었습니다.
사리아 미결구금소(Prisión Preventiva). 1930~1950까지만 쓰이고 지금은 다른 용도로 쓰인 답니다.
카르세레 전망대(Miradoiro do Cárcere).
전망대 옆의 사리아의 휘장을 새긴 표식과 꼭대기의 십자가 조각.
전망대에서 바라본 사리아 시내의 모습. 한달 살아보기해도 좋을 도시입니다.
60년이 넘어가는 상수도 시설. 수조와 가압장이 있다고 하네요. 상수도, 하수도, 전기등 도시 생활의 핵심이 되는 사회 기반 시설들도 세월이 흘러가며 역사가 됩니다. 그리고 그런 시설을 만들때 과연 멀리 내다보고 체계적으로 건설하고 관리했는지는 시간이 지나보면 알게 되는 거죠. 시간이 지나보면 그 사회가 성숙했는지 눈앞의 이익에만 매몰되었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입니다. 기록을 남기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오전 7시가 넘어가는 시간, 이제 각자의 숙소를 떠난 순례인들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자연스레 "홀라"와 "부엔 까미노"도 입에 착착 감깁니다.
막달레나 수도원(El monasterio de la Magdalena). 메르세 수녀원(Convento da Mercé)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12세기에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세워진 수도원으로 여러번 개축되어 현재의 모습은 16세기에 개축된 것이라 합니다. 지금은 순례자들을 위한 알베르게로 쓰이고 있습니다. 오래된 수도원에서 침대에 누워 잠을 자는 경험도 좋을듯 합니다. 다음에 다시 온다면 이곳은 사리아의 숙소로 찜입니다. 물론 시내에서 조금 떨어져 있으니 슈퍼는 미리 들러 오는 것이 좋겠지요. 알베르게를 경험하고 싶다면 딱인곳.
수도원 앞에 있는 공동 묘지. 순례길에 있는 성당들에는 이렇게 공동묘지들이 딸려 있었습니다.
몇분 사이에 순례길 동지들이 많이 저희를 지나쳐 지나갔습니다. "부엔 까미노"와 함께. 저희야 쫓기듯 걷기 보다는 조용히 여유를 가지며 걸으려고 중간 중간 사진을 많이 남겼습니다. 사진 찍기는 여유있는 걷기의 좋은 방법입니다.
공동묘지를 끼고 옆길을 통해 내리막길을 내려가다가 우회전해서 조금 걸어가면 아스페라 다리와 함께 순례길 본길과 합류합니다.
이번 순례길에서 처음 만난 순례길 표지석. 이 표지석에는 남은 거리가 적혀 있지 않지만 대부분의 표지석에는 앞으로 남은 거리가 적혀 있어서 얼마나 왔는지, 오늘 앞으로 얼마나 걸어야 하는지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이 표지석을 보면서 속도 조절도 할 수 있지요.
돌판을 올려 놓은 돌너와 지붕을 가진 오래된 주택. 널판을 올려놓은 지붕을 너와 지붕이라고 하는데 위의 사진처럼 우리나라에서도 나무 널판을 올려 놓는 대신 돌판을 너와로 올려 놓는 경우가 있습니다. 나무보다는 수명이 오래 가겠지요.
13세기경 화강암과 슬레이트를 이용해서 지어진 로마 스타일의 다리인 아스페라 다리(Ponte da Áspera) 입니다.
아스페라 다리에서 남은 순례길 거리가 113.246Km 네요. 오늘 목표를 모두 걸으면 100Km 아래로 떨어지겠지요! 이제 자연스럽게 100Km 아래로 떨어지는 표지석을 만나기를 고대하면서 걷습니다.
13세기의 다리를 건너 본격적인 순례길을 걷습니다. 왕도 성직자들도, 유럽인도, 아시아인도, 아메리카 대륙에서 온 사람들도 지나 갔을 다리를 건너 본격적인 순례길을 걷습니다.
길을 조금 걷다보면 단선 철도길과 함께 길을 같이 가게 되는데 바로 저희가 마드리드에서 오우렌세를 거쳐 타고 왔던 기차가 지나갔던 철로입니다.
옥수수밭 뒤로 보이는 다리 아래를 지납니다. 다리는 루고-몬포르테 자동차 도로(Carr. Lugo-Monforte)입니다.
순례길은 기차여행 내내 아름다운 풍광을 저희에게 선물해 주었던 마드리드-오우렌세-루고간 철로를 가로 지릅니다.
다시 이 철로로 여행할 날이 올지는 모르겠지만 고마운 마음과 아쉬운 마음을 담아 "안녕!" 작별 인사를 합니다.
숲길로 접어든 순례길. 배낭을 둘러멘 등으로 땀이 조금씩 베이기 시작합니다.
사리아역 앞으로 흐르던 개천과 합류하는 하천입니다(Rego do Cer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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