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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바델로 산티아고 교회(Iglesia de Santiago de Barbadelo)를 떠난 여정은 렌테(Rente) 마을, 세라(A Serra) 마을, 페나(A Pena) 마을, 페루스칼료(Peruscallo) 마을에 이릅니다.
사과나무가 우리나라 과수원에 있었다면 순례길 가로수로 심기워진 사과 나무가 가지고 있는 모습은 상상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열매는 봄에 사과 꽃따기로 이미 상당량이 솎아 졌을테니 저렇게 작은 열매들이 오밀조밀, 주렁주렁 매달려 있을 까닭이 없을 것이고 농약이 살포되면서 잎이며 열매며 벌레가 접근할 수 없어 깔끔하고 이쁜 모양 이었을 것입니다. 최근에는 과수원처럼 관리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놓아둔 상태에서 수확하는 사람들도 있기는 하지만 상업성을 확보하기에는 한계가 있죠.
바닥에 눈에 익숙한 솔방울이 떨어져 있어 올려다보니 반가운 소나무가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소나무가 흔하지만 유럽에서 소나무를 만나면 왜 이렇게 반가운지, 소나무가 있는 지역에 가면 마치 고향에 온 느낌이 듭니다. 스페인에도 자생하는 소나무가 있는데 우산 소나무라고 불리고 피네아 소나무, 지중해 소나무라도 불리는 품종입니다. 우리나라 처럼 소나무 재선충 피해도 있었다는 군요.
가지치기한 나무에서 새로운 가지나 나와서 숲을 이룬 독특한 나무의 모습입니다.
푸른 초지가 펼쳐진 들판. 목동들이 한번씩 소를 몰고 나오면 소들은 마음껏 풀을 뜯고 그리곤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이상적인 목축이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다음 여행 때는 마트에서 저렴한 스페인 소고기를 맛보고 싶네요.
고층 빌딩 사이를 연결하는 통로처럼 두 집 사이를 연결하고 그 아래에 통로를 낸 독특한 집입니다.
어머니와 딸이 운영한다는 카사 노바 데 렌테(Casa Nova De Rente, http://casanovaderente.com/) 알베르게입니다. 평점과 리뷰가 너무 좋았던 알베르게인데 다시 순례길에 오른다면 꼭 이곳에서 묵고 싶습니다. 폐 타이어로 순례길의 상징인 조가비를 만들어 놓은 모양입니다.
순례길을 걷다보면 많은 경우 넓은 초지나 대단위 옥수수밭이 대부분이기는 하지만 위의 그림처럼 작은 텃밭들을 만날 때면 왠지 정겨움이 다가옵니다.
렌테(Rente) 마을을 지나는 길에서 당나귀 한마리가 지나는 사람들에게 익숙한듯 길쪽으로 다가와 뭔가를 달라고 합니다. 당근이라도 주면 좋겠지만 풀 한포기 주고 말았네요.
커다란 나무들이 순례자를 보호하듯 가지런히 서있는 순례길을 걷는 것은 걸음 걸음 자체로 힐링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해주는 길입니다. 이런 길을 쫓기듯, 경쟁하듯 걷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일이죠. 이런 길은 재미 있는 수다도 잠시 멈출만한 가치가 있는 아름다운 길입니다. 그저 탄성속에 길을 걷습니다.
일부 사람의 손이 개입하기는 했겠지만 자연이 만들어 놓은 아름다운 길입니다.
순례길 문양의 철제 울타리를 가진 렌테 마을을 작은 연못입니다. 캐릭터 입 부분으로 물이 나오기는 하는데 마실수는 없는 물입니다. 몇년전 자료 사진을 보면 캐릭터도 깨끗하던데 저렇게 낙서하는 놈(?)들은 대체 뭔 생각일지 ...... 하긴 순례길을 걸으면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서로 인사하며 친절하지만 고딩으로 보이는 한두팀은 예의가 꽝인걸 보면 저런 낙서를 한 부류도 있을법 하긴 합니다.
푸른 초지에서 평화롭게 풀을 뜯는 소들의 모습도 한폭의 그림입니다.
길가에 있는 이끼가 붙은 돌과 나무, 돌사이의 고사리와 작은 들꽃들이 정원사가 잘 가꾼 정원의 한 부분 처럼 보입니다.
길 옆에 이름 모를 특이한 나무가 있어서 자세히 살펴보니 한 여름에 마치 겨울눈처럼 생긴 열매인지 잎인지, 꽃인지 분간 할 수 없는 보송 보송한 털이 있는 것들이 매달려 있었습니다. 식물도 알면 알수록 그 가치와 아름다움을 더 즐길 수 있을텐데 아쉬웠습니다.
가끔 등장하는 돌다리와 같은 길은 걷기를 좀더 흥미롭게 해줍니다.
시간이 지날 수록 늘어나는 순례자들. 걸음이 늦은 저희를 지나며 부엔 까미노하며 인사하면 저희는 홀라! 부엔 까미노!로 대답하는 것으로 먼저 지나가도록 길을 열어 줍니다.
순례길은 세라(A Serra) 마을을 지나 페나(A Pena) 마을과 페루스칼료(Peruscallo) 마을을 향합니다.
깔끔하게 정비해 놓은 곡물 창고 오레오(hórreo)의 모습. 가끔 현대식으로 깔끔하게 새로 지은 집에 있는 오레오는 쥐와 습기를 피하기 위한 곡물창고의 용도보다는 갈리시아 지방의 집집마다 의례 있는 시설물이니 장식처럼 지어 놓은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삭이 패여 조금 있으면 누렇게 황금벌판을 이룰 밀밭의 모습입니다. 스페인은 유럽 최대의 농업 국가인 동시에 유럽 최대의 곡물 수입 국가라고 합니다. 밀도 상당량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이라 국제 곡물 시장의 큰손인 셈이죠. 국토의 상당 부분이 산지라 땅이 척박한 까닭이라고 합니다. 농업은 주로 남부 지방에서 이루어지고 산티아고 순례길이 있는 북서부는 주로 소를 많이 키웁니다.
이끼가 가득한 돌 너와 지붕. 대부분의 가정에서 이런 돌집을 짓는다는 것은 주변에서 돌을 아주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이니 주변 땅을 파면 온통 돌밭이라는 의미가 아닌가 싶습니다.
페나(A Pena) 마을을 지난 순례길은 페루스칼료(Peruscallo) 마을을 향해 갑니다.
페루스칼료(Peruscallo) 마을 초입에 있는 페루스칼료 빵집(Panadería Peruscallo)에서 잠시 쉬어 갑니다. 빵과 음료수를 파는 집인데 저희는 도장만 찍고 바깥에서 잠시만 쉬었다가 바로 출발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사리아에서 이곳까지 두시간이면 주파하는데 쉬엄 쉬엄 걸은 저희는 3시간이 넘게 소요되었네요.
페루스칼료 빵집의 도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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