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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 구도심을 지나 넓직한 녹지 지역인 오리엔테 광장을 둘러보고 잠시 쉬었다가 미리 예약한 시간에 맞추어 마드리드 왕궁으로 입장할까 합니다. 오리엔테 광장(Plaza de oriente)이라는 이름은 마드리드 왕궁의 동쪽에 있다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광장의 서쪽에는 마드리드 왕궁이 있고 광장의 동쪽에는 왕립 극장(Teatro Real)이 있는 구조입니다.
9세기 당시의 왕이었던 아스투리아의 라미로 1세(Ramiro I de Asturias)의 조각상. 그의 재위 중에는 조각상에 잘린 목이 있을 정도로 폭압적인 정치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비둘기들이 그의 머리와 어깨를 밟으며 놀고 있네요.
오리엔테 광장 중앙 양쪽으로는 스페인을 지배했던 20명 왕들의 조각상이 나란히 줄지어 서 있습니다.
오후 3시의 강렬한 태양 때문인지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았습니다. 잠시후에 입장할 마드리드 왕궁이 보입니다.
광장 중앙에는 펠리페 4세(Felipe IV)의 동상이 있습니다. 마요르 광장 중앙에 있는 펠리페 3세의 아들입니다. 그런데 펠리페 3세는 정치를 등한시하고 사치를 일삼는등 스페인의 전성기를 끝내기 시작했고 펠리페 4세는 30년간의 전쟁에서 패하는등 그리 존경 받을만한 인물들이 아님에도 이들이 마드리드의 중심지에 있는 것이 이들도 스페인 역사의 분명한 일부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기마상은 17세기 이탈리아 조각가 피에트로 타카(Pietro Tacca)의 작품입니다.
기마상 주변으로는 네 귀퉁이에 청동 사자상이 있고 우화를 기반으로한 조각들과 분수가 있는데 19세기에 추가 된 것이라 합니다.
기마상의 뒤쪽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기마상은 마드리드 왕궁이 아니라 왕립 극장쪽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왕립 극장 쪽을 향해서 걷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과 반대쪽인 이 방향으로도 왕들의 조각상에 세워져 있습니다.
오리엔테 광장의 북쪽에는 카보 노발 정원(Jardines del Cabo Noval), 남쪽에는 레판토 정원(Jardines de Lepanto)이 있는 북쪽에 있는 카보 노발 정원은 큰 나무들이 많아서 그늘이 있는 벤치에서 넉넉하게 쉴 수 있었습니다. 카보 노발 정원에는 1912년에 세워진 카보 노발이라고도 불리는 루이스 노발 페라오(Luis Noval Ferrao)의 기념물이 있습니다. 모로코의 멜리야에서 리프족이 스페인에 대항하여 벌인 전쟁에서 영웅이 된 스페인의 군인이라고 합니다. 모로코 북부의 멜리야가 모로코 내에서 고립된 스페인의 영토로 유지되고 있는 것을 보면 카보 노발이 영웅시 되는 것은 이해 할만 합니다.
마드리드 왕궁 예약 시간 까지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옆지기 다리를 베개 삼아 벤치에 누워 얼마간의 휴식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물론 교대로 나도 베개가 되었지만 커다란 나무가 주는 그늘에 앉아 베개가 되는 시간도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미리 예약한 시간에 맞추어("마드리드 왕궁(Palacio Real de Madrid) 입장권 예매하기" 참조) 마드리드 왕궁으로 출발했습니다. 위의 그림처럼 왕궁 앞쪽의 오리엔테 광장을 지나 바일렌 거리(Calle de Bailén)를 따라 걸으면 우측에서 입구를 만날 수 있습니다. 내부 보안 검사후에 미리 인쇄해간 티켓을 보여 주면 QR코드를 인식해서 바로 입장할 수 있습니다. 위의 지도에서 "Visit"부분으로 나와서 앞마당을 지나 왕궁 입구(Visit to Palace)로 가면 됩니다.
왕궁 측면 상단을 장식하고 있는 레카레도 2세(Recaredo II)와 에르비히오(Ervigio)의 조각상.
지금은 왕궁은 18세기초 기존 왕궁이 불에 타면서 펠리페 5세때 건축을 시작해서 15년이 걸려 완성한 바로크 양식의 궁전입니다. 카를로스 3세가 현재의 궁전에 처음으로 머물렀다고 합니다. 서유럽에서 가장 큰 궁전으로 현재의 왕실은 여기에 머물지 않고 교외의 작은 왕궁에서 산다고 합니다. 3000여개의 방중에서 50여개만 개방하고 있습니다.
마드리드 왕궁 앞의 바일렌 거리(Calle de Bailén). 왕궁에서 나오는 사람들, 왕궁으로 들어가는 사람들, 세그웨이를 타라고 호객하는 사람등 오후의 마드리드 왕궁 앞은 한적한 편입니다. 바일렌 거리의 이름은 나폴레옹 당시 카스타뇨스(Francisco Javier Castaños) 장군이 바일렌에서 프랑스군에게 승리를 거둔것을 기념하는 의미로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바일렌 거리에서 바라본 오리엔테 광장과 왕립 극장의 모습입니다. 자동차가 없어서 사람이 많고 북적된다라는 느낌은 거의 없었습니다. 표를 예매해서 그런지 왕궁에 입장하는 절차와 시간도 밀리지 않고 정말 간단했습니다. 예약 시간보다 30~40분 일찍 왔는데 별 말없이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왕궁입구입니다.
위의 표지판에서도 볼 수 있듯이 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들어가는 줄이 따로 있습니다. 표를 예매해두니 정말 편했습니다. 보안 검사와 티켓 확인후 입장하는데 5분 내외 였으니 정말 간단했죠.
티켓 확인이 끝나면 왕궁의 넓은 광장으로 나옵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왕궁 입구까지 걸어서 이동하면 왕궁 내부 관람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오후의 태양도 뜨거워서 그늘을 주는 복도를 통해 이동합니다. 복도를 걸으면서 느끼는 점은 성당에도 왕궁에도 벽돌을 참 잘 사용하고 있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역사가 남아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스페인과 한국은 상당히 먼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스페인 벽돌이 한국에 수입되어 건축 현장에 고급 건축 자재로 쓰이고 있습니다. 전문성을 가지고 노하우를 쌓아 왔다면 반도체와 같은 전자 제품이 아니어도 당연히 경쟁력을 갖게 되는 법일 것입니다.
왕궁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문 상단에 조금 부드러운 미소를 가진 사자 조각이 방문자를 맞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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