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끝 마을에서 보는 일몰은 정말 장관이다. 일몰은 아름답지만 무거운 발걸음에 해지기 전에 숙소에 도착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저질 체력에게 30Km에 육박하는 걷기는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무리이다. 울산 동구에서 세운 소리체험관. 슬도의 거문고 소리가 그 모태가 되지 않았나 싶다. 박물관에서는 조선소, 등대, 숲소리, 몽돌 해변의 파도 소리 등 울산 주변의 소리를 담았다고 한다. 강릉의 참소리 축음기 박물관을 상상한다면 그것과는 차이가 크다고 한다. 길은 성끝 마을에 있는 카페촌 아래의 해안길, 대왕암 공원 둘레길을 걸어간다. 지친 몸으로 자갈길 걷기는 쉽지 않다. 자꾸 뒤를 돌아다보게 된다. 등 뒤에서 떨어지는 일몰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저 멀리 대왕암과 대왕암으로 건너가는 다리가 눈에 들어온다. 배..
울산대교 전망대 앞 데크에서 울산의 광활한 풍경을 감상한 우리는 바로 앞에 있는 체육 시설 벤치에서 잠시 숨을 돌렸다. 옆지기는 그동안 걷기하며 자주 만났던 초대형 훌라후프를 돌려 보겠다고 나선다. 이곳은 화정산 삼거리라 부르는 곳으로 해파랑길은 해안을 따라서 울산대교 전망대를 지나서 가야 했다. 그런데, 우리는 오늘의 목적지인 "일산 해수욕장" 표지판을 따라서 울산 동구청으로 내려가고 말았다. 해파랑길 순방향 색상인 빨간색 표지판 때문이었을까? 내년 1월까지 공사 중인 전망대로 가는 걸음을 내딛는 것이 부담되었을까? 아니면 초대형 훌라후프를 돌리느라 정신이 없었을까? 아마도 목적지인 일산 해수욕장 표지를 보고는 이 길이 맞다고 여겼나 보다. "화정천내 봉수대" 표지판을 따라가야 했다. 길을 씩씩하게 내..
백반으로 점심을 든든하게 먹은 우리는 7코스에 이어 8코스를 걷는다. 두 코스의 거리를 합치면 29.9Km로 저질 체력에게는 조금은 무리이지만 한번 도전해 보기로 했다. 해파랑길은 염포산 정상까지는 가지 않고 능선을 따라서 울산대교 전망대까지 나아간다. 깔끔하게 정비된 등산로를 따라 헉헉 거리며 산을 오른다. 12월 초이기는 염포산은 늦가을의 정취를 넉넉하게 내어준다. 2백여 미터의 높지 않은 산이지만 계곡은 깊다. 길은 비소 초과 검출로 폐쇄된 약수터를 만나는데 이곳에서 염포산 정상으로 가지 않고 우측의 오솔길을 통해서 길을 이어간다. 벚꽃이 피는 매년 봄이면 울산 동구청에서는 이곳 염포산에서 산악자전거 대회를 개최한다고 한다. 산악자전거 코스를 번호와 화살표로 안내하고 있다. 염포산 MTB 코스는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