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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끝 마을에서 보는 일몰은 정말 장관이다. 일몰은 아름답지만 무거운 발걸음에 해지기 전에 숙소에 도착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저질 체력에게 30Km에 육박하는 걷기는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무리이다.

 

울산 동구에서 세운 소리체험관. 슬도의 거문고 소리가 그 모태가 되지 않았나 싶다. 박물관에서는 조선소, 등대, 숲소리, 몽돌 해변의 파도 소리 등 울산 주변의 소리를 담았다고 한다. 강릉의 참소리 축음기 박물관을 상상한다면 그것과는 차이가 크다고 한다.

 

길은 성끝 마을에 있는 카페촌 아래의 해안길, 대왕암 공원 둘레길을 걸어간다. 지친 몸으로 자갈길 걷기는 쉽지 않다.

 

자꾸 뒤를 돌아다보게 된다. 등 뒤에서 떨어지는 일몰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저 멀리 대왕암과 대왕암으로 건너가는 다리가 눈에 들어온다. 

 

배미돌이란 작은 바위를 지나는데 이 부근에서 자갈돌 길을 벗어나 깔끔한 산책길을 걸을 수 있다. 배미돌은 배미, 뱀돌이란 의미란다.

 

대왕암 공원 캠핑장을 지나면 다시 해안길로 접어든다. 몽돌 해안이다.

 

해변 둘레길을 걷게 되는데, 해변 위에는 울산 교육 연수원이 있던 자리이다. 1947년 이종산이라는 분이 방어진 수산 중학교를 세운 것으로 시작하여 1959년 이 분이 나라에 기부채납 하면서 방어진 중학교로 바뀌었고 그 중학교가 이전한 다음에는 울산 교육 연수원으로 활용되다가 연수원도 울산 북구로 이전한 상태이다. 지금은 대왕암 공원의 절경을 품고 있는 이곳을 호텔 업자에게 넘길지, 아니면 도서관이나 기타 공공시설로 만들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곳은 과거 포경선들이 고래를 이곳까지 몰아서 잡던 장소라고 한다. 과개안, 우리말로 너븐개라 한다.

 

너븐개 해안을 지나면 다시 계단을 올라 산책길과 합류한다. 지금이야 몽돌 해변이 아름답지만, 이곳에서 벌어졌을 포경 장면을 상상하면 잔혹할 수밖에 없다. 상어나 범고래의 공격을 피해 연해를 따라 이동하는 고래를 만으로 몰고 작살로 죽이면 이 바다는 붉은 피로 물들었을 것이다. 그 고래에서 나온 기름으로 기계의 윤활유로 사용하고 고래수염으로는 여성의 코르셋을 만들었다고 하니 합성 윤활유와 플라스틱이라는 대체제가 나온 것이 다행이다 싶지만 이제는 석유로 인한 탄소 문제를 걱정하고 있는 시대이다. 한숨이 새어 나온다.

 

울산항 앞바다에 정박한 대형 선박들에도 불이 켜졌다.

 

대왕암 공원 해맞이 광장. 해가 수평선 아래로 내려간 시간인데도 사람들이 많다. 근처로는 해녀들의 좌판도 있는데 늦은 시간이라 이곳도 문을 닫았다. 

 

대왕암 공원의 명물인 국내 최장의 출렁다리를 가고 싶었지만, 출렁다리는 오후 5시 40분이면 입장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일방통행이라 출렁다리를 건너려면 입구로 나가서 다시 들어와야 한다. 굳이 그렇게까지 할 수는 없으니 우리는 울기등대로 향한다.

 

대왕암 공원의 원래 이름은 등대 이름을 따서 울기 공원이었다고 한다. 지금의 등대는 1987년에 새롭게 세워진 것이고 1906년에 최초로 세워졌던 울기 등대는 문화재로 따로 보존되고 있다고 한다. 울기라는 이름은 일본이 러일 전쟁 이후 등대를 세우면서 울산의 끝이란 의미로 지었다고 한다. 지금의 울기는 한자를 바꾸어서 "울산의 기운"이란 의미이다.

 

공원 입구에 세워진 2022년 조명으로 미리 새해맞이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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