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는 송정항을 지나서 송정 공원에서 큰길로 나가 도로변을 걷다가 솔개 공원으로 진입했지만 이제는 송정 공원에서 해안으로 이어지는 길이 만들어졌다. 아담한 송정 공원에서는 커플로 보이는 사람들이 한참 사진 촬영에 열중이었다. 햇빛 좋고 인적 드문 한산한 공간을 나름의 스튜디오 삼아 인터넷에 올릴 상품 촬영을 하는 모양이었다. 그들 차지가 된 공간에서 함부로 사진을 찍을 수는 없었다. 솔숲으로 생긴 산책로를 따라 길을 이어간다. 새로 생긴 산책로는 크지는 않지만 절경 한가운데를 지나서 간다. 산책로는 중간에 잠시 해변 자갈길과 오솔길을 걷기도 하지만, 대원 수산 뒤편 해안으로 만들어진 데크길을 이어간다. 가는 길에는 멀리 진하 해변과 우측으로는 명선교의 윤곽도 보인다. 해변 위로 만들어진 산책로를 따라 ..
드디어 간절곶을 눈앞에 두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해돋이 명소답게 길도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다. 해파랑길 표지판의 내용을 해석한다면, 해안길을 따라 3.5Km를 직진하면 나사 마을 입구에 닿을 수 있고, 반대로 간절곶 해안길을 900미터 정도 직진하면 송정항으로 연결되는 소나무 숲을 만날 수 있다는 말이다. 간절곶 등대를 보니 십여 년 전 출장길에 찜질방에서 밤을 보내고 새벽 일출을 보기 위해 홀로 이곳에 왔었던 추억과 이후 몇 년 전 가족과 함께 수많은 카페가 즐비했던 이곳을 방문했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간절곶 하면 떠오르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수평선을 따라 아침 조업을 나서는 어선들의 행렬이었지만, 많은 이들에게는 아마도 소망우체국이 아닐까 싶다. 해파랑길을 걷는 사람은 간절곶을 둘러보러 온 사람..
신암항을 떠난 해파랑길은 나사 해수욕장으로 가기 위해 큰길로 나가서 도로변 길을 걷는다. 신암항에서 서생중학교가 있는 큰길까지 나가는 길은 "당물길"이란 독특한 이름의 길이다. 인근에 당물 공원도 있는데 "당물"이란 선녀가 아이를 낳고 그 탯줄을 묻은 곳을 의미한다고 한다. 신암 방파제 건너편에 길게 뻗어 나온 곳을 가위터라 부르는데 전설에 따르면 선녀가 동해 용왕의 아들 사이에서 낳은 아이의 탯줄을 자른 가위를 놓은 자국이 있다고 해서 가위터라 부른다고 하고, "당물길"의 이름은 이 전설과 연관된 것이었다. 서생 중학교 앞에서 나사 해수욕장까지는 해맞이로 큰길의 도로변을 걷는데, 길에 어느덧 나사 해수욕장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나사마을로 진입하면 앞으로 가야 할 간절곶은 3.3km과 오늘의 목적지인..
봉대산을 넘고 효암천을 따라 내려오면서 고리 원자력 발전소를 우회했던 해파랑길은 신고리 발전소를 만나면서 다시 명산리 내륙 쪽으로 다시 들어가는 방식으로 신고리 발전소를 우회한다. 신고리 원전 교차로에서 도로를 따라가면 빠르게 신리항으로 갈 수 있지만 양쪽에 가드레일이 있고 공사 차량들이 많이 다니는 길이라 위험해서 위양천을 따라 올라가는 우회 방법을 택한 듯하다. 효암천을 건너서 위양천으로 가는 길에 만난 들꽃들. 고마리라는 한해살이 풀이다. 한국이 원산지인 풀로 어릴 적 기억을 더듬어 보면 물가에서 많이 자라고 있던 기억이 난다. 수질 정화에 훌륭한 역할을 하고 자신에게 양분을 많이 저장하는 만큼 소를 살찌우는 풀이라고 한다. 우리는 잡초라고 하지만 제대로 알고 보면 좋은 풀들이 많다. 하얀 꽃을 피..
월내 해안로를 걷다가 장안천을 만나면 좌회전하여 장안천을 따라 걷는다. 장안천은 불광산(659m)에서 발원하여 동해로 흐르는 하천으로 불광산은 달음산과 함께 부산 기장의 2대 명산이라 불리는 곳으로 부산과 울산시, 경남 양산의 경계를 이루는 산이다. 월내 읍내의 큰길을 만나면 월내교로 장안천을 건너고 바로 큰길을 건너야 한다. 원자력 발전소 입구 앞쪽의 도로를 따라 올라가야 하는데 이 도로 우측으로는 걸을 수 있는 공간도 없고 오르막에서 좌측 마을길로 들어가야 하는데 그쪽에는 횡단보도가 없기 때문이다. 해파랑길 대부분은 해안길을 걷던가, 산길을 걸으므로 안전하고, 도로변을 걷더라도 자전거, 보행자 겸용 도로나 보행자 전용길을 걷기 때문에 큰 위험성은 없지만 이곳은 조금 위험하다. 덤프트럭들이 씽씽 달리는..
숙소에서 바라본 동해 일출의 모습이다. 조금 있으면 파란색과 남색만 남을 하늘색이 주황빛으로 물들었다. 무지개로 하늘의 색을 설명할 수 있는데 같은 하늘이지만 사람의 눈에 다른 색으로 보이는 것은 빛의 산란(레일리 산란 현상) 때문이다. 빨주노초파남보 색상 중에서 파장이 가장 짧은 보라색은 거의 사라진다. 낮에는 남색이나 파란색이 지상에 도달하여 푸른색 하늘이 보이는 것이고, 아침이나 저녁에는 태양이 사선에 위치하여 태양빛이 도달하는 길이가 길어짐에 따라 파장이 긴 빨간색이나 주황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물론 별빛도 없는 칠흑 같은 밤에는 검은색이고, 중천에 뜬 태양 빛은 흰색이다. 어제 일찍 도착해서 잘 쉬었던 비치 하임 펜션을 떠나 해파랑길 3코스를 마무리하고 4코스를 이어간다. 숙소 앞 문동 방파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