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동 전망대까지 올라온 서해랑길 70코스는 태안 해안 국립공원 지역의 해안선을 따라서 계속 북동쪽으로 이동한다. 구례포 해수욕장을 지나고 작은 언덕을 하나 넘으면 학암포 해수욕장에 닿는다. 먼동 전망대에 올라 오후의 태양이 만들어 놓은 은빛 바다를 감상하고 간다. "먼동"이라는 대하드라마 덕분에 "암매"라는 이름 대신 먼동이라는 이름을 얻었다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일몰 명소에 일출의 의미가 들어간 먼동은 약간 어색한 옷을 입은 듯하다. 그런데 먼동대신 "땅거미"라고 하기에도 그렇고, 석양이라고 하기에도 그렇고 나름 먼동 해변도 나쁘지 않아 보이기는 하다. 나무가 가려서 전망이 아주 훌륭한 것은 아니지만 오후의 태양이 빚은 은빛 물결과 환상적인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한 숲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먼..
신두리 해수욕장에 도착한 서해랑길 70코스는 신두리 사구 센터를 지나 신두리 해안 사구 지역으로 진입한다. 태안 해안 국립공원 지역을 걷는다. 해안 사구를 지난 이후에는 해안으로 이어진 작은 산들을 따라 이어지는 숲길을 걸어서 먼동 전망대에 닿는다. 신두리 해수욕장 끝자락에 이르면 신두리 사구 센터를 만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으로 주차장도 넓도 벤치도 넉넉하게 있어서 쉬어가기 좋은 곳이었다. 바람은 세지만 벤치에 앉아서 이른 점심을 먹으며 넉넉한 휴식 시간을 가졌다. 광활한 모래 해변에서 이제는 기름 유출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지만 기름 뒤범벅이 되었을 그때를 생각하면 아찔하다. 세찬 바람에도 국내 최대 규모라는 신두리 해안 사구를 찾은 사람이 많았다. 신두리 해안 사구 지역은 태안 해안..
태안군 소원면의 해안을 걸었던 이번 여정도 끝을 향해서 가고 있다. 의항 해수욕장에서 큰재산과 태배산을 돌아서 의항 포구에 닿는 여정이 남았다. 태안 해안 국립공원 경계를 따라 태배전망대까지 올라간다. 개미허리 같은 지형을 가져서 의항, 개목항이라 부르는 곳이다. 의항 해수욕장을 지난 길은 구름포 방면으로 북쪽으로 이동하다가 갈림길에서 구름포로 가지 않고 우측의 큰재산(117m) 임도로 진입한다. 큰재산과 태배산 자락의 임도에 태배길이라는 이름을 붙여 놓았는데, 이태백이 도취하여 걸을 만큼 아름다운 풍광을 가진 곳이라는 해설이다. 조형물과 시구가 조금은 어설픈 모양새다. 숲을 깎아서 자동차가 다닐 수 있도록 임도를 넓히고 전봇대를 박아 전기를 끌어오는 곳을 풍광이 아름다운 곳이라 광고하기에는 한계가 있..
천리포를 지나는 서해랑길 69코스는 태안 해안 국립공원 지역 안에서 천리포 1길 마을길을 따라 북쪽으로 이동한다. 백리포 해안 위쪽을 걸으며 숭의로 도로를 만나면 얼마간 도로를 따라 걷다가 수망산(140m) 자락으로 들어가고 산길을 내려오면 다시 숭의로 도로를 만나면서 의항해수욕장에 닿는다. 길은 천리포 해변으로 나가지 않고 시내버스가 다니는 마을길을 통해서 북쪽으로 이동한다. 천리포 종점을 출발한 시내버스가 태안 시내를 향해서 나가고 있다. 펜션들이 즐비했던 천리포 마을을 빠져나온 길은 천리포 1길 마을길을 따라서 북동쪽으로 마을을 빠져나간다. 만리포와 천리포는 2007년 있었던 기름 유출 사고의 직격탄을 맞았던 곳인데 20여 년이 흐르고 있는 지금은 그 흔적은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천리포 마을을..
태안 해안 국립공원 지역인 파도리 해수욕장을 지난 길은 93미터의 망미산을 넘는다. 망미산을 내려온 이후 어은돌 해변부터는 국립공원 지역을 벗어나지만 계속 북쪽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국립공원 경계와 약간 떨어진 거리에서 또는 경계선을 오락가락하며 함께 간다. 어은돌 해변 이후로 모항저수지와 모항항구를 차례로 지나고 모항의 북쪽 산을 돌아가면 만리포 해변에 닿는다. 원래의 서해랑길에서 벗어나 해안을 걸으며 파도리 해변의 아름다움을 만끽한 우리는 해변 끝자락에서 서해랑길로 올라가서 여정을 이어간다. 높지 않은 망미산 산책로 걷기를 시작한다. 국립공원 구간이라 그런가? 아니면 그냥 느낌인지 몰라도 탐방로가 깔끔하다. 탐방로 좌측으로는 서해 바다를 보고, 숲 위로는 새파란 가을 하늘을 보면서 상쾌한 숲길을 걷는..
금소만의 길목에 위치한 통개항까지 내려온 서해랑길은 남서쪽으로 뒤끈이산 아래 자락을 따라 내려가서 아치내에 이른다. 아치내 캠핑장을 지나면 뾰족산 파도리 산책로를 걷는다. 태안 해안 국립공원 지역의 경계를 걸으면서 북쪽으로 이동한다. 70여 미터의 높지 않은 뾰족산을 내려오면 파도리 마을길을 거쳐서 파도리 해수욕장을 따라 북쪽으로 이동한다. 통개 해변을 나와서 남서쪽으로 아치내를 향해서 가는 길, 우리는 통개 입구 버스 정류장에서 잠시 쉬어 가기로 했다. 서해랑길에서는 이런 한적한 곳에서 만나는 버스 정류장이 좋은 쉼터가 되곤 한다. 정류장에서는 버스 승차 알림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었다. 처음 보는 시스템이었는데 버튼을 누르면 불이 켜져서 멀리서 오는 버스가 저곳에 버스에 탈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 수 ..
태안군 근흥면 안기 2리와 용신 1리를 이어주는 궁틀길을 걸어온 서해랑길은 서쪽으로 이동하며 근흥반도 바깥으로 나간다. 태안 해안 국립공원 지역을 가로지른다. 원안 해수욕장 입구에서 잠시 마을길로 돌아가지만 계속 용도로 도로를 따라서 이동하여 연포 해수욕장에 닿는다. 용도로는 근흥면 용신리와 도황리를 이어주는 도로이다. 궁틀길 끝자락에서 용남로 도로 인근으로 나가지만 도로로 나가지는 않고 다시 농로를 따라 남서쪽으로 내려간다. 농로를 따라가는 길에서 갑자기 포장길이 없어지고 풀숲으로 들어가니 당황스러웠지만, 서해랑길 리본을 따라 1백 미터의 짧은 오솔길을 지나면 다시 포장길을 만난다. 근흥반도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길, 용신리의 작은 야산 옆길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간다. 푸른 하늘은 하얀 깃털 구름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