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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동 전망대까지 올라온 서해랑길 70코스는 태안 해안 국립공원 지역의 해안선을 따라서 계속 북동쪽으로 이동한다. 구례포 해수욕장을 지나고 작은 언덕을 하나 넘으면 학암포 해수욕장에 닿는다.

 

먼동 전망대에 올라 오후의 태양이 만들어 놓은 은빛 바다를 감상하고 간다. "먼동"이라는 대하드라마 덕분에 "암매"라는 이름 대신 먼동이라는 이름을 얻었다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일몰 명소에 일출의 의미가 들어간 먼동은 약간 어색한 옷을 입은 듯하다. 그런데 먼동대신 "땅거미"라고 하기에도 그렇고, 석양이라고 하기에도 그렇고 나름 먼동 해변도 나쁘지 않아 보이기는 하다.

 

나무가 가려서 전망이 아주 훌륭한 것은 아니지만 오후의 태양이 빚은 은빛 물결과 환상적인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한 숲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먼동 전망대를 지나온 길은 국사봉 숲길을 내려가 먼동 해변에 닿는다.

 

먼동 해변에서 바라본 가을 하늘은 변화무쌍하다. 어느새 밀려온 구름들이 하늘을 뒤덮고 겸손한 마음으로 길을 이어가게 한다. 서쪽으로 뾰족섬과 바위 위의 소나무를 오브제로 석양 사진을 찍는 명소라고 한다. 멋있는 카메라 앵글이 나오는 곳이니 만큼 많은 드라마를 찍을 법한 풍경을 가진 곳이다.

 

아름다운 풍경을 뒤로하고 먼동 해변을 빠져나간다. 쓰레기 청소차가 있는 것을 보니 사람들이 많이 다녀가기는 하는 모양이었다.

 

북쪽으로 이동하며 먼동 해변에 도착했던 길은 동쪽으로 방향을 잡아서 구례포 해수욕장을 향한다.

 

구례포길을 따라 이동하던 길은 갈림길에서 "만조시 우회로" 표지를 만나게 되는데, 만조시가 아니더라도 신발이 젖히고 싶지 않다면 구례포길을 따라 우회하는 것이 좋다. 만조가 아님에도 해변을 따라 이동하는 과정에서 작은 하천이 바다로 나가는 곳을 건너가야 하는 곳에서 우리는 신발을 벗고 가야 했다. 

 

짧은 숲길을 통과하면 바로 구례포 해변 걷기가 시작된다. 따로 산책길이 있는 곳이 아니어서 해변의 모래를 밟으며 길을 이어가야 한다.

 

작지 않은 구례포 해변은 규모에 비해 깨끗하고 조용해서 참 매력적이었다. 해변 주위로 군데군데 캠핑장들도 있었지만 해변 안쪽에 위치하고 있어서 정작 해변은 조용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넓은 백사장을 따라서 북쪽으로 이동한다. 물먹은 모래는 단단해서 푹푹 빠지는 모래가 아니라 다행이었다. 걷기 좋은 모래밭이 이어진다.

 

모래밭을 갯메꽃이 나름의 존재를 뽐낸다. 양지바른 해안가 모래밭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겨울을 앞둔 지금은 꽃은 볼 수 없다.

 

아이고! 만조가 아님에도 신발을 신고는 계속 걸어갈 수 없는 상황을 만나고 말았다. 황골 쪽에서 내려온 작은 하천이 길을 막은 것이다. 펄쩍 뛰어서 건너갈 수 있으면 좋겠지만 한계가 있고 하는 수 없이 신발과 양발을 벗고 맨발로 물을 건너기로 했다.

 

이왕 벗은 발이니 찰방찰방 촉촉한 해변을 맨발로 걸으며 이곳의 느낌을 온전히 느껴본다.

 

구례포 해수욕장 중간까지 맨발로 걷다가 휴식 겸 자리에 앉아서 정비하고 신발을 신고 다시 길을 이어간다. 다시 보아도 깨끗하고 조용한 해변이었다. 해변을 조용히 걷고 싶다면 이만한 곳이 또 있을까 싶다.

 

구례포 해변 끝자락에서는 캠핑장 앞을 통과해서 작은 산을 하나 넘어가야 한다. 언덕을 넘어가면 바로 학암포 해수욕장이다.

 

아름다운 구례포 해변을 뒤로하고 학암포 해수욕장을 향해서 숲길로 들어간다.

 

가을은 국화의 계절이기도 하다. 국화과의 산국이 숲 입구에서 영롱한 자태를 뽐낸다.

 

학암포 해수욕장으로 넘어가는 길, 언덕 위에는 학암포 앞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었다. 바다 멀리 대방이 섬, 연돌도, 연도, 구도 등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름 없는 이곳 전망대에서 바라본 학암포 해변의 풍경은 절로 탄성을 쏟아지게 한다. 거센 바람을 따라 해변으로 들어오는 파도도 아름다운 그림이다.

 

전망대를 떠난 길은 해변을 내려가 학암포 해수욕장으로 향한다.

 

갯바위를 돌아가는 길, 바위 위에 올려놓은 작은 돌들도 야생화도 절경의 일부로 제 역할을 하고 있다.

 

연한 보랏빛이 도는 섬갯쑥부쟁이가 발길을 붙잡는다. 아름다운 가을색을 가졌다.

 

모래밭에 뿌리를 내린 들풀 사이를 가로질러 해변 끝자락으로 향한다. 서해랑길 70코스를 함께했던 태안 해변길 1코스, 바라길도 끝이 나고 있다.

 

해수욕장 안내판에 붙은 사마귀 한 마리에 눈길이 멈춘다. 사람도 쉽게 건들기 어려운 사마귀라도 성충 상태로는 겨울을 나지는 못하므로 저 사마귀의 한때도 저물고 있는 것이다. 사마귀 암컷이 나뭇가지에 알집을 만들어 알을 낳으면 그 상태로 겨울을 난다고 한다.

 

국립공원 관리 공단의 학암포 탐방 안내소가 들풀 사이에서도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학암포 해변은 태안 해안 국립공원의 가장 북단에 해당한다.

 

오후의 태양이 서서히 내려가고 있는 시각 물이 많이 들어왔는지 학암포 해변 앞의 소분점도 주위로도 물이 들어왔다.

 

해변 북쪽으로는 분점도가 위치하고 있는데 육지와 방파제로 연결되어 있어 육지나 마찬가지이다. 학암포항은 분점도에 위치하고 있다. 캠핑장과 펜션들 사이를 통해서 분점도 방향으로 이동한다.

 

분점도를 향해서 북쪽으로 향하는 길은 때마침 열리고 있던 학암포 붉은 노을 축제 때문에 차량과 사람들로 북적인다. 학 조형물과 함께 "학암포 학 이야기"를 새겨 놓았는데, 학이 바위 위에서 쉬어가는 섬이라 하여 학섬으로 불렸다는 학암포라는 이름의 유래를 적어 놓은 것이다.

 

축제로 시끌시끌한 현장 직전에서 70코스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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