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제목은 "청개구리와 뱀의 한판 승부"라 적었지만 앞마당에서 우연히 발견한 이 광경을 두고 엄밀히 승부라기에는 무리가 있다. 농촌주택에 살다 보니 매년 뱀을 만나는 것은 피할 수가 없다. 귀촌하고 처음에는 필자가 출근한 사이에 옆지기가 뱀을 발견하고는 화들짝 놀라서 동네 아저씨를 찾아가 도움을 구하는 일도 있었지만 이제는 담담하게 남편을 불러 처리하라고 지시하신다. 청개구리는 텃밭에도 베란다에도 틈이 있는 곳이면 곳곳에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한다. 그런데, 잠시 텃밭을 다녀오다가 앞마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희한한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고추 지지대로 사용하던 것을 벽에 기대에 세워두었는데 청개구리는 그 꼭대기에 올라앉아 있고 뱀은 그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지지대를 감고 서서히 개구리를 향해 가고 있다. 뱀은..
이제 낼모레면 드디어 망종(芒種)입니다. 24절기 중의 하나지요. 참고로 24절기는 태양을 기준으로 정한것이라 하네요 춘분점을 기준으로 360도를 15도씩 24개로 균등하게 나눈 것입니다. 입춘, 우수, 경칩, 춘분, 청명, 곡우, 입하, 소만, 망종, 하지, 소서, 대서, 입추, 처서, 백로, 추분, 한로, 상강, 입동, 소설, 대설, 동지, 소한, 대한으로 나뉩니다. 망종은 보리를 수확하고 벼를 심는 시기로 한해 농삿일 중에서 가장 바쁜 때입니다. 지금은 기계화되어 있고 이모작하는 집도 드물어서 예전만큼 바쁜것은 아니지만 보리 수확, 벼 심기에 더불어서 마늘과 양파 수확, 콩심기도 앞두고 있는 때라서 일의 끝을 잊어버릴 정도로 일이 많다해서 망종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물론 도시에 살면 24절기에 ..
소만(小滿)의 해바라기는 벌써 키가 1미터 가까이 되고 굵기도 단단해져서 아무리 세찬 바람이 와도 넘어지지 않을 것 같은 믿음을 준다. 해바라기가 해를 따라 움직인다고 해서 몸 전체의 방향을 트는 것은 아니다. 아침 일찍 보면 해바라기의 꼭대기 부분이 동쪽으로 약간 기울어져 있다가 퇴근 무렵에는 해가 기우는 서쪽으로 꼭대기 부분이 약간 기울어져 있는 것을 보면 분명 해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맞다. 덩치가 큰 만큼 아침 일찍과 저녁을 비교해 보면 분명 움직임은 있는 것이다. 분명 살아있지만 유독 움직임이 없는 존재가 있다. 해바라기 입장에서는 깔 맞춤 손님 이랄까 녹음의 색을 입은 청개구리다. 가까이 보면 투명한 눈동자는 가끔 껌벅이면서 자신 또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관찰자처럼 이 세상의 한 존재임을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