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길 12코스는 환상적인 엉알길을 지나 차귀도 포구와 생이기정을 거쳐 용수리 포구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엉알길로 내려가는 길, 한 폭의 풍경화 걸작이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절벽 바위와 푸른 초장을 모두 가진 차귀도, 그 앞으로 흐르는 짙은 바다, 시커먼 엉알길과 현무암 해변, 뭉게뭉게 흰구름까지 세상 어느 작가도 그려내지 못할 환상적인 풍경을 만난다. 엉알길에서 수월봉의 고산 기상대를 바라보니 이 또한 절경이다. 정면으로 차귀도 풍경을 보면서 좌측으로는 검은 현무암 해변, 우측으로는 절벽과 함께 걷는 길이다. 성산 일출봉에도, 송악산에도 굴을 파서 전쟁 준비를 했던 일제는 이곳에도 어김없이 상처를 남겨 놓았다. 녹고물이라 불리는 샘물. 지층 사이에서 흘러내리는 물이다. 녹고물과 수월봉에 관한 설화가..
신도 해변을 지난 올레길 12코스는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리에서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로 넘어간다. 고산리에서 하룻밤 묵었다가 길을 이어간다. 고산리 마을길을 지나던 올레길은 수월봉을 지나 엉알길에 이른다. 신도리 해변에서는 파라 모터, 모터 패러 글라이딩, 동력 모터 패러 글라이딩 등으로 불리는 비행체를 타고 계신다. 윙윙하는 모터 소리를 내며 신도리 해변을 날고 있는 모습이 좋아 보인다. 집 근처 강변에서도 모터 패러 글라이딩을 하는 모습을 종종 보기는 했는데 바람 많은 이곳 서귀포 해변에서 보니 아슬아슬한 느낌도 있지만 하늘에서 감상하는 서귀포 해안의 아름다운 모습을 상상하면 나도 해볼까! 하는 충동이 가슴을 친다. 벌써 기억은 가물가물 해졌지만 젊은 시절 패러 글라이딩을 배워 보겠다고 강습을 한번 받..
신도 저수지를 떠난 올레길 12코스는 녹남봉을 지나 해안을 향해 신도 바당 올레에 이른다. 무릉리를 지나서 신도리에 진입한 올레길은 도원 연못, 신도 생태 연못, 신도 저수지라고도 불리는 작은 습지 옆을 지난다. 장마철인 지금은 물이 많지만 물이 항상 있는 곳이 아닌 모양이다. 무릉리 들판길을 걸어온 우리는 신도 생태 연못에 있는 쉼터에서 잠시 쉬어 간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쉬어 가세요"라고 하는 "와리지마랑 놀멍놀멍 쉬엉갑써양"하는 공원 안내판에 적힌 제주어 대로 시간에 쫓기지 않고 놀멍 놀멍 쉬어간다. 그런데, 멀리서 보니 무릉리부터 우리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던 젊은 커플이 정자 안에서 편안한 자세로 쉬고 있다. 우리도 그늘에서 편안하게 쉬고 싶은데, 저분들 때문에 쉽지 않겠다...... 하는..
올레 11코스에 이어 올레길 12코스에 나선다. 무릉 외갓집을 떠난 올레길 12코스는 무릉리 마을길을 지나 신도 저수지에 이른다. 무릉 외갓집 복합 문화 농장을 출발한 올레길 12코스는 좌기동 마을 회관으로 이동한다. 한낮의 태양을 온몸으로 받으며 걷는 시간이다. 인향동 "강 셰프의 키친"에서 넉넉한 점심과 충분한 휴식을 취한 까닭에 올레길 11코스에 이어 걷는 길이지만 나름 몸 상태는 좋다. 올레 12코스 12Km 지점에 있는 숙소까지 가야 할 길은 멀다. 마을길, 농지 사이를 걷는 지루할 수 있는 길이지만 완만한 길인 만큼 체력 관리에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길이다. 무릉 보건소 앞 공원과 놀이터, 연자 맷돌에 그려진 올레 12코스 화살표까지 정겨운 마을길이다. 무릉 2리 마을 보물 중의 하..
제주 올레를 처음 걷기 시작한 것이 2016년 봄, 올레길을 마지막으로 걸은 것이 2019년 봄이니까 정말로 오래간만에 제주도로 향한다. 그동안 21코스를 제외한 제주도 동부를 대부분의 코스를 걸은 상태라 이번 여행에서 나머지 서부 코스를 모두 걷는 강행군을 하기로 했다. ■ 1일 차(화요일) - 제주 숙소 이동 기차 타고 배로 간 적도 있지만 이번 여행은 항공편이다. 저가 항공을 선택해도 인기 있는 시간은 늘 비싸다. 티켓이 저렴하면서도 일정에 문제가 없도록 평일에 내려갔다가, 평일에 올라오는 방식으로 준비를 했다. 1천 원을 더내고 사전에 좌석도 지정해 놓았다. 몇 년 전에도 온라인 체크인은 있었지만 이제는 자동 체크인 기능도 있어서 탑승권만 확보하면 되는데, 탑승권도 굳이 종이로 인쇄할 필요 없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