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군으로 들어선 서해랑길은 봉황산(166m)과 선황산(114m) 자락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걷는 것으로 나그네를 맞이한다. 조금 가파른 임도 구간이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무난하다. 임도를 내려오면 오룡방조제의 둑방길을 따라서 해안선을 걸어 신안젓갈타운에 이르는 구간이다. 봉황산 임도 초입에 정상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있지만 다행스럽게 서해랑길은 정상으로 가지 않고 임도를 따라간다. 임도 구간 중에 낮에도 햇빛이 들어오지 않는 그늘은 잔설이 여전히 쌓여 있다. 산 아래 효지마을을 바라보며 얼마나 올라왔나 가늠해 보며 길을 이어간다. 아주 높은 곳은 아니지만 고도를 높여갈수록 작은 고도 차이에도 불구하고 눈이 더 많이 남아 있고, 산 아래 마을 전경은 더 넓게 시야에 들어온다. 오후의 태양이 비추지 못하..
여수 시내에서 하룻밤 묵고 시내버스로 원포마을에 도착한 우리는 마을길을 가로질러 봉화산 등산로 입구에 도달하여 고도 250미터 정도까지 오르막 등산로를 걸으면 이후로는 봉화산 임도를 무난하게 걸어 탁 트인 전망을 만날 수 있는 장수리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에 닿는다. 어제에 이어 오늘 하늘도 구름이 가득하지만 비가 후드득 떨어지지 않아 다행이다. 여수 시내에서 하룻밤 묵은 우리는 시내버스를 타고 57코스 시작점인 원포마을로 이동한다. 여수 여행을 하면서 여수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것은 아주 좋은 옵션이다. 원포마을 정류장에 버스를 내리니 보슬비가 내리기는 하지만 맞을만하다. 농부들은 밭에 널어놓은 쪽파가 비를 맞아도 괜찮은 모양이다. 프로, 지역 전문가가 하는 일에 아마추어가 의문을 품는 것이 어리석은 일임을..
오십천 산책로를 걷고 있는 해파랑길 32코스는 삼척 문화 예술 회관을 지나면 오십천을 건너서 오십천 북쪽 강변을 걷는다. 북쪽 강변 산책로는 죽서루와 삼척 장미 공원을 만나는 길로 화려한 벚꽃 잔치가 벌어지는 길이다. 삼척 문화 예술 회관을 지나 죽서교를 통해서 오십천을 건넌다. 죽서교 앞에서 꽃양귀비가 발걸음을 붙잡는다. 옆지기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꽃이다. 개양귀비, 우미인초라고도 불린다. 중국에서 우미인초라고 부르는 유래에는 초나라 장수 항우의 애첩 우미인에 얽힌 이야기가 있다. 우희라고도 부르는 여인인데 초한전쟁 당시 항우가 한고조의 공격에 사면초가에 이르자 항우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목숨을 끊었다는 전설로 우미인을 묻은 무덤에서 핀 꽃이라 하여 우미인초라 했다는 것이다. 개양귀비라는 별칭에서도..
봉황산 정상에서 란타우 트레일 3코스의 나머지 길을 내려가는 길은 올라오는 길보다는 수월합니다. 능선을 타고 쭉 내려가서 3코스의 시작점이자 란타우 트레일 2코스의 종점인 백공요(Pak Kung Au, 伯公坳)라는 이름의 계곡까지 갑니다. 란타우 트레일이 란타우산을 가로지르는 퉁청길(Tung Chung Rd)과 교차하는 장소로 이곳에서 퉁청 시내까지 가는 버스들을 탈 수 있습니다.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은 위의 사진 처럼 능선들을 따라서 완만하게 내려가는 길이라 속도를 조금 더 낼 수 있었습니다. 트레킹을 시작해서 조금 올라가다가 만난 거리 표지판이 L026 이었으니까 한 구간이 5백미터씩이고 시작 지점부터 감안해도 1킬러미터가 조금 넘은 수준입니다. 한참을 낑낑대면 올라 왔는데 겨우 1킬로미터라니......
934m의 봉황산(鳳凰山) 정상을 향해서 걷습니다. 온도와 습도가 모두 트레킹하기에 좋은 겨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걷다보면 옷을 하나씩 벗을 수 밖에 없습니다. 나름 겨울이라 억새도 있고 누렇게 옷을 갈아 입은 들풀들도 있지만 란타우 피크로 가는 길은 초록빛 산하와 해안선 뷰가 늘 함께 합니다. 봉황산 정산으로 가는 길은 깔끔하게 잘 정비되어 있어서 걷기에 참 좋지만 포린사 쪽에서 오르는 코스는 경사가 높은 편이라서 이런 계단 오르기의 연속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끊임 없이 계단을 오르고 또 올라야 합니다. 많이 올라왔는지 이제 천단 대불의 높이까지는 올라온 모양입니다. 포린사와 천단대불과는 점점 멀어집니다. 저질 체력에 이 만큼을 걸어 왔다니 스스로 대단한데! 하는 토닥임을 해줍니다. 출발지가 정말..
포린사를 둘러본 다음 이제 란타우 트레킹에 앞서 약간의 산행 시동에 들어 갑니다. 그 시작은 바로 천단 대불로 이어지는 계단이고 다음은 란타우 트레일 코스 시작점 앞에 있는 지혜의 숲입니다. 1993년부터 12년이 넘는 시간에 걸쳐 세워진 천단대불(Tian Tan Buddha, 天壇大佛)의 모습입니다. 본격적으로 계단을 오르기 전에 둥그런 옹핑 광장(Ngong Ping Piazza)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광장에서 불상까지는 268개의 계단을 올라야 합니다. 그 누구도 계단을 불평하지는 않습니다. 입구에 매표소가 있는데 불상으로 가는 매표소가 아니라 불상 내부를 들어갈 때 필요한 것이므로 계단을 올라 불상 주위를 보고 내려오는 것이라면 그냥 올라가면 됩니다. 불상까지는 무료 입장입니다. 가족들과 함께온 ..
홍콩으로 넘어온 첫날 일정은 옹핑 360 케이블카와 란타우 트레일로 시작하여 침사추이(Tsim Sha Tsui, 尖沙咀), 야유마테이(Yau Ma Tei, 油麻地)와 조던(Jordan, 佐敦), 몽콕(Mong Kok, 旺角), 프린스 에드워드(Prince Edward, 太子), 삼수이포(Sham Shui Po, 深水埗) 주위를 돌아보는 여정입니다. ■ 란타우 트레일(Lantau trail) 개관 홍콩 공항이 있는 란타우섬을 돌아보는 트레일 코스로 12개 구간으로 나뉘면 총 길이는 70Km에 달합니다.안내 페이지 http://hiking.gov.hk/eng/longtrail/ltrail/ltrail.htm지도 받기 홍콩에서 영국 식민지 시절부터 개발되지 않은 거의 유일한 지역입니다. 필자의 경우에는 포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