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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군으로 들어선 서해랑길은 봉황산(166m)과 선황산(114m) 자락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걷는 것으로 나그네를 맞이한다. 조금 가파른 임도 구간이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무난하다. 임도를 내려오면 오룡방조제의 둑방길을 따라서 해안선을 걸어 신안젓갈타운에 이르는 구간이다.

 

봉황산 임도 초입에 정상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있지만 다행스럽게 서해랑길은 정상으로 가지 않고 임도를 따라간다.

 

임도 구간 중에 낮에도 햇빛이 들어오지 않는 그늘은 잔설이 여전히 쌓여 있다.

 

산 아래 효지마을을 바라보며 얼마나 올라왔나 가늠해 보며 길을 이어간다.

 

아주 높은 곳은 아니지만 고도를 높여갈수록 작은 고도 차이에도 불구하고 눈이 더 많이 남아 있고, 산 아래 마을 전경은 더 넓게 시야에 들어온다.

 

오후의 태양이 비추지 못하는 구간은 눈 위의 발자국마저 선명하게 남아 있는 눈길이지만 햇빛이 들어오는 곳으로 넘어가며 곧 눈의 자취는 사라진다. 이번 겨울에는 겨울 걷기 과정에서 눈에 얽힌 추억들이 많았다. 눈보라를 뚫고 걸었던 기억, 밤새 내린 눈 때문에 군내버스가 움직이지 않았던 경험, 그것에 비하면 그늘에 남아 있는 잔설은 그저 그런 추억들을 떠오르게 하는 존재일 뿐이다.

 

그래도 평지보다는 고도가 높다고 산그늘에 남아있는 하얀 눈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

 

봉황산에서 선황산으로 이어지는 임도는 좌측으로 지도 남쪽 풍경을 조금씩 보여주기 시작한다. 지도읍 남쪽에 위치한 태천리에 해당한다. 

 

지도읍 태천리에는 풍력 발전과 태양광 발전을 연계한 신재생에너지 발전 단지가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임도 주변에 대충 자리를 마련하고 잠시 휴식을 취하며 태천리 일대의 풍경을 둘러본다. 무안 공항 인근을 걸을 때부터 시야에 들어왔던 풍력발전기의 실체를 현장에서 접한다. 국내 최초로 민간 주도로 만들어진 곳이라는데 현재는 적자가 쌓이고 있다고 한다.

 

어느덧 길은 임도 북쪽의 오룡방조제가 만든 넓은 간척지 논을 볼 수 있는 위치를 지난다.

 

하얀 눈이 길을 덮고 있는 구간도 지난다. 산 아래로는 우리가 임도를 끝내고 걸어야 할 오룡방조제가 보이기 시작한다.

 

선황산 자락의 완만한 내리막길이 시작되었다. 걷기 여행하면서 항상 이런 길일 수는 없지만 완만한 내리막길만큼 마음에 위로를 주는 것도 없다. 발바닥은 뜨겁지만 발이 가볍다.

 

완만한 내리막 임도가 산그늘이라 그런지 온도가 낮아 몸이 으스스하다.

 

산 아래로 내려온 길은 우회전하여 오룡방조제 방향으로 이동한다.

 

광활한 갯벌이 펼쳐진 오룡방조제 둑방길에 들어섰다. 매일 물이 들어왔다가 다시 나가는 살아있는 갯벌이다. 단순한 사람의 욕심이라면 썰물 때 갯벌이 드러나는 곳이면 모조리 논으로 만들고 싶겠지만, 이제는 갯벌로 보존하는 것이 미래를 위한 길이라고, 많은 이들의 공감대가 생겼다고 보는데 실제 그런지는 모를 일이다. 늘, 사람은 돈과 눈앞의 이익을 따라가기 마련이니까......

 

우측으로는 오룡방조제가 만든 간척지 논들이 펼쳐 있다.

 

지도 읍내를 향해서 북서쪽으로 향하는 길, 서쪽으로는 갯벌을 은빛으로 비추는 태양과 태양빛을 받아 은빛으로 빛나는 갯벌이 아름다운 그림을 만들고 있다.

 

해안 둑방길은 25코스 종점인 신안젓갈타운까지 계속 이어진다.

 

오후의 태양에 빛나는 잔잔한 은빛 비늘에 와! 하는 탄성을 터트린다.

 

오룡방조제의 둑방길을 걸어 북쪽으로 이동하던 길은 계속 해안선의 둑방길을 따라 서쪽으로 이동한다.

 

서쪽의 솔섬으로 내려가는 오후의 태양이 눈부시다.

 

24코스 절반과 25코스를 이어 걸었던 오늘의 걷기는 지도 터미널 인근에서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해제면, 무안읍내를 거쳐서 광주로 나가는 경로로 집으로 돌아간다.

 

지난번 여행이 1월 말이었고, 다시 지도읍으로 돌아온 지금이 2월 중순이니 약 3주간의 간격이 있었다. 광주에서 첫차를 타고 내려오니 동쪽에서 아침 태양이 세상을 황금색으로 물들이며 하늘로 오르고 있었다.

 

하늘에도 바닷물에도 붉은 태양이 담겨있다.

 

신안젓갈타운까지 1Km 내외의 서해랑길 25코스 나머지를 걷는다. 잔잔한 바다 위로 거북섬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곳 갯벌의 상징인 농게 조형물이 아침 햇살을 받아 그 기백을 뿜어내고 있다.

 

신안군은 대부분의 지역이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서울 면적의 약 2배에 이르는 면적이라고 하는데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 자연재해 예방이나 복구 등 일부 승인을 받은 경우를 제외하면 인공물 설치등 기타 행위가 모두 제한된다고 한다. 개발대신 보전을 선택한 결과가 후대에 좋은 결과로 남기를 바란다.

 

드디어 신안젓갈타운 앞에서 코스를 마무리한다. 농게 조형물과 함께 병어 조형물도 있었는데 매년 6월이면 이곳에서 "섬 병어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4월에서 8월이 제철이고 신안군이 약 60%의 병어를 공급한다고 한다. 어릴 적 기억을 떠올리면 제사상에는 실고추가 올라간 병어가 항상 있었다. 전라도는 병어, 경상도는 문어를 제사상에 올렸다고 한다. 병어를 마지막으로 먹은게 언제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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