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슬봉을 내려온 올레길 11코스는 신평리 마을길을 지나 신평 곶자왈에 이른다. 숲과 마을길이 지루하다면 지루하고 재미있다고 생각하면 재미있는 그러한 길이다. 모슬봉을 내려와 만난 도로를 따라서 신평리 방향으로 이동한다. 모슬봉을 내려와 도로를 걷는 위치는 올레길 11코스 7Km 지점이다. 한참 길을 가는데 교차로 부근에서 쓰레기를 줍고 계시는 분들 중에 한 분이 우리를 보시고는 손을 흔들며 아주 반가운 인사를 하신다. 우리도 쭈뼛쭈뼛하며 인사를 하기는 했지만 아주 반가운 인사를 나누기에는 생면부지의 사람들이었다. 올레길을 걷고 있는지 어디까지 가는지 등을 물었던 것 같다. 돌아보면 어제 10 코스 종점이자 11 코스 시작점에서 문을 열고 우리를 환하게 반겨 주었던 그분이 아닌가 싶다. 어제는 몸이 지쳐서..
올레길 11코스는 모슬봉을 지나면 보성리에 도착한다. 모슬봉 언덕길을 부지런히 올라오니 나이 먹은 백구 한 마리가 흐흐하며 미소 짓는다. 세상에 저런 개가 있나! 사람이 지나가도, 멈추어 서서 사진을 찍어도 미소만 지을 뿐 도통 짓지 않는다. 백구 나름의 연륜이 쌓은 것일까? 모슬봉의 기운을 받아 넓은 마음을 가진 것일까? 아니면, 올레꾼들을 하도 보아서 그러려니 하는 것일까? 사진을 자세히 보면 미소 짓는 백구의 모습은 만화 영화에서 씩 웃는 캐릭터의 모습 같다. 모슬봉 언덕에서 해안을 보니 아랫마을보다는 수평선이 깨끗하게 눈에 들어온다. 바닷가에서 바라보는 수평선과 언덕 위에서 바라보는 수평선은 그 맛이 다르다. 아마도 시야에 사람 사는 풍경이 있어서 그런 것 아니겠나 싶다. 여행지에서의 시간 보다,..
대정읍내를 출발한 올레길 11코스는 동일리를 지나 모슬봉 입구에 이른다. 가는 길에 대정 오일 시장도 지난다. 어제는 올레길 11 코스 시작점 인근에 있는 모슬포 호텔에서 넉넉한 휴식 시간을 가졌다. 저렴하면서도 깨끗하고 괜찮은 숙소였다. 우리는 오늘은 11코스를 걷고 이어서 12코스의 12Km 정도를 걸어 총 29.3Km에 이르는 강행군을 해야 하므로 조금 이른 시간에 일정을 시작한다. 읍내에 있는 김밥집들이 문을 열기를 바랐으나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아니면 주말이라 그런지 문을 열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편의점에 들어가 삼각 김밥들을 배낭에 쓸어 담았다. 주인아주머니는 왜 이렇게 많이 사는지 의아해하는 눈빛으로 하나하나 유효 기간을 확인하고 판매해 주셨다. 숙소에서 미리 얼려 놓은 생수를 냉매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