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에서 보는 모습으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특별한 공간을 보여 주었던 곡전재를 나서서 마을길을 따라 계속 올라가면 지리산 둘레길 18코스, 17코스, 19코스가 만나는 운조루 앞에 도착하게 됩니다. 넓직한 주차장과 공중 화장실이 있는 운조루 유물전시관을 둘러 볼까 했는데 이른 시간이라서 문이 닫혀 있더군요. 아직 해가 뜨기 전에 걷기를 시작했으니 그럴 법도 하죠. 둘레길 18코스인 오미-송정 구간에는 화장실을 만나기 어려우니 왠만하면 이 동네에서 볼일을 보고 둘레길 18코스 걷기를 시작해야 합니다. 교차로에 버스 정류장이 있는데 하죽 방면으로 진행하면 됩니다. 오미(五美) 마을은 다섯가지 아름다움이 있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합니다. 월명산(月明山), 방장산(方丈山), 오봉산(五峰山), 계족산, 섬진..
18코스의 끝자락 원내 마을을 지나서 19번 국도를 건너면 18코스의 종점이자 17코스의 시작점인 오미 마을 입구입니다. 19번 국도를 건너서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오미 마을" 표지와 "금환락지 곡전제" 표지가 나그네를 환영해 줍니다. 둘레길 18코스는 표지 뒤로 멀리 보이는 산 아래를 따라서 걷게 됩니다. "오미 마을"앞에 행복 마을이라고 붙어 있는데 그냥 마을을 미화시키기 위해서 붙인 단어가 아니가 2005년 부터 시행중인 전라남도 차원의 한옥 보존 및 보급 사업의 일환으로 지정된 것이라 합니다. 현재 135개 마을이 "행복 마을"로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한옥 개축 및 신축시 융자 지원, 한옥 민박 과 체험 지원등 여러가지 지원이 있는 모양입니다. 실제로 오미마을은 마을 안에 곡전제와 운조루가 있을..
섬진강 둑길을 걷다가 오미를 향해서 꺾어지는 지리산 둘레길 18코스는 논을 가로 질러 원내 마을 지나서 19번 국도를 건너 갑니다. 산을 뒤로하고 섬진강을 품을 만큼 명당이라 그런지 산이 많은 고장임에도 불구하고 넓직한 평야가 인상적입니다. 그 뒤로는 나름 큰 부락인 원내 마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5월은 밀과 보리가 익어가는 시기이죠. 밀이삭에 붙은 무당벌레가 눈길을 사로 잡습니다. 온통 연 보랏빛인데 빨간 무당벌레의 색깔이 유난히 돋보입니다. 그렇게 보기 힘들다는 칠성 무당벌레인 모양입니다. "무당벌레야 우리집에 와서 진딧물좀 좇아주라!"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최근에는 한국과 프랑스 합작 애니메이션인 레이디버그라는 애니메이션 때문에 더욱 친근감을 갖게 되는 곤충입니다. 무당벌레의 영문 이름인 La..
용호정을 지난 둘레길은 지리산 둘레길 18코스, 19코스, 17코스가 만나는 오미를 앞두고 섬진강을 따라서 숲길과 둑 길을 걷습니다. 용호정 아래쪽에서 바라본 섬진강의 모습입니다. 용호정은 용두리 끝자락의 절경 가운데 자리하고 있습니다. 용호정 아래쪽에서 좌측으로 만들어진 데크길입니다. 커다란 나무 아래로 이어진 길을 걷는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데크가 놓여지지 않았다면 걷기에는 조금 험한길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강변의 깊은 숲길을 걷습니다. 데크 길이 없었다면 만나기 힘들었을 법한 아름다운 풍경들이 길 양쪽으로 한동안 이어집니다. 걷다보면 가끔씩 섬진강의 물소리도 들립니다. 물소리, 새소리, 데크 위를 걷는 나의 발자국 소리가 어우러져 조금도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우측으로는 대나무 사이로 가끔씩 ..
구례 수중보와 어도를 지나서 둑방길을 걷다보면 마산천을 다리를 통해 지나면서 다른 둘레길에서는 만나보기 힘든 독특한 풍광을 만나게 됩니다. 구례군 상하수도 사업소가 자리하고 있는 둑방길 끝은 구례군 마산면 사도리인데 그자리에는 "구례 문화 생태 탐방로" 안내 표지와 함께 마산천을 건너는 둘레길 표지가 서 있습니다. 데크길을 따라 내려가면 마산천을 건널 수 있는 작은 보행 전용 다리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위에서 바라본 마산천을 건너는 작은 다리와 습지위로 설치된 보행로의 모습입니다. 대나무 숲과 습지 위를 걷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다리 건너편은 구례군 토지면 용두리로 최근에 "구례 용두리 고분 유적"에서 가야계 유물이 출토된 곳입니다. 대나무 숲과 습지를 사이에 두고 걸을 수 있는 어디에 또..
이번 둘레길 걷기는 밤 기차를 타고 내려가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일행이 단 두명이고 둘레길 코스도 기차역에서 접근하기 용이하기 때문이었습니다. 20대 초반 한창 지리산의 매력에 빠져 있을 때는 밤 기차를 타고 남원역이나 구례구역에서 내려 1박2일이나 2박 3일 지리산 산행을 시작하곤 했었지요. 그 때는 밤기차를 타도 피곤함을 그렇게 느끼지 못했었는데 이제는 엉덩이도 아프고 피곤하고...... 천안역에서 밤 11시 53분에 출발하는 마지막 기차입니다. 친구들과 등산 할 때는 캔 맥주와 오징어로 수다 삼매경에 빠지곤 했던 낭만이 있던 기차였죠. 남원과 곡성을 거쳐 구례구에는 새벽 3시 4분에 도착하니까 천안에서 구례구까지는 3시간 11분이 소요됩니다. 구례구 다음 역이 순천역인데 사실 구례구역이 위치한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