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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공단 중심부를 서쪽으로 가르며 이동하는 서해랑길 94코스는 승기천을 만나면서 북쪽으로 방향을 잡아 승기천 천변 산책로를 걷는다. 수인 분당선 철교 아래를 통과하여 연수교와 선학교를 차례로 지난 다음에 승기천을 벗어나 아파트 단지 쪽으로 선학 경기장 가장자리를 걷는다. 인천 지하철 1호선이 지나는 경원대로를 가로질러서 선학역 앞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일제 강점기 수인선의 남동역은 남동 염전의 소금을 실어 나르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남동인더스파크역이란 이름으로 남동 공단의 중심부를 관통한다. 길은 은청로 도로를 따라서 계속 서쪽으로 이동한다.

 

공단 지역의 시가지를 걷고 있지만 삭막할 것만 같은 분위기보다는 곳곳에서 생명의 기운이 솟아난다. 울타리에서 쥐똥나무의 매력적인 향기가 나그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남동 공단의 도로 옆을 걷던 길은 한국산업인력공단 옆을 지나는 시점부터는 자동차가 거의 없는 이면 도로를 걷는다. 울타리에서는 빨간 장미가 울타리 너머로 고개를 내밀었다. 6월의 첫날 빨간 장미를 보며 초여름을 맞을 준비를 한다.

 

붉은색을 가진 빨간 장미를 보면 왠지 스페인의 플라멩코 춤일 연상되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가슴을 설레게 하는 강렬한 색상이다.

 

길이 승기천에 닿으면 천변 산책로를 따라서 북쪽으로 올라가다가 인도교로 승기천을 건너간다. 우측으로 수인분당선 철도가 보인다.

 

옛 수인선의 협궤 철도를 남겨 놓아서 그 시절의 분위기를 상상해 볼 수 있었다.

 

인도교로 승기천을 건너는 과정에서 옛 수인선의 교각과 철로를 더 잘 볼 수 있었다.

 

인도교로 승기천을 건너온 길은 좌측으로 돌아서 천변 길을 북쪽으로 걷는다.

 

자전거길과 보행로가  잘 조성된 승기천 천변 산책로 초입의 쉼터에 앉아서 늦은 점심을 먹으며 넉넉한 휴식 시간을 가졌다. 승기천을 건너면서 자연스럽게 인천시 남동구에서 연수구로 넘어왔다. 오늘의 늦은 점심은 발열제로 카레를 데워 먹는 것이었는데 발열제가 내뿜는 김을 보고는 사이클 타시던 분이 신기한지 가던 길을 되돌아와서 원리는 어떻게 되는지, 가격은 얼마인지 자세히 물었다. 남파랑길과 서해랑길을 걸으며 도시락을 어떻게 해결할까 고민하며 찾은 방법 중의 하나가 발열제로 국이나 카레를 데워 먹는 방법이었다.

 

둔치의 산책로를 걷던 길은 둑 위로 올라가서 원인재 한옥을 지난다. 그늘 없는 둔치보다는 나무 숲이 우거진 둑 위의 산책로가 좋다.

 

원인재 한옥을 지난 길은 메타세쿼이아가 우거진 숲길 속으로 들어간다. 원인재는 고려 전기의 인물인 이허겸의 사당으로 연수동의 택지 개발이 이루어지면서 신지마을에 있던 사당이 이곳으로 옮겨진 것이라 한다.

 

쭉쭉 뻗은 우람한 메타세쿼이아 숲길을 걸으며 길을 이어간다.

 

숲길을 통해 북쪽으로 이동하던 길은 도로를 만나며 끊어지는데 연수교 다리 아래를 통과하여 계속 북쪽으로 둑방길 걷기를 이어간다.

 

연수교를 지나서 만나는 길은 "한걸음의 행복 황톳길"이라는 이름으로 조성된 맨발 걷기 길이었다.

 

맨발 걷기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둔치로 내려가 걸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강렬한 오후의 태양을 맞는 것보다는 숲 그늘 아래 걷기를 계속하기로 했다. 바로 옆이 선학동 시영 아파트라 조용히 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밤시간 걷기는 자제해 달라는 부탁 문구도 있었다.

 

둑방 산책로는 선학동 행정복지센터 담벼락을 만나면서 둔치로 내려가 길을 이어간다. 담벼락에 바른 걷기 자세를 비롯한 건강 정보를 그려 놓으니 보기에도 좋고 분위기도 살려주는 느낌이다.

 

둔치로 내려오니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따스한 햇살을 즐기고 있다. 고양이들은 일광욕을 통해서 체온도 유지하고 소독도 하고 컨디션 회복에 스트레스 해소나 우울증 예방도 한다고 한다.

 

승기천 천변 길을 걷던 길은 선학교 다리 아래를 통과하면서 승기천을 벗어나 좌회전하여 아파트 단지 쪽으로 이동한다. 서해랑길 95코스를 통해서 걸을 예정인 문학산 표지가 등장했다.

 

길은 아파트 단지 외곽길을 따라서 북서쪽으로 이동한다.

 

아파트 단지 외곽길 북쪽으로는 인천아시안게임이 열렸던 선학경기장이 위치하고 있는데 이곳에서는 경기장의 모습을 살짝 볼 수 있었다.

 

경원대로 큰길로 나온 길은 횡단보도로 길을 건너서 남쪽으로 코스의 종점인 선학역으로 향한다.

 

인천 지하철 1호선 선학역에서 코스를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95코스는 이곳에서 문학산 걷기로 시작하는데 어려운 코스라고 하니 벌써부터 긴장이 된다.

 

원래 계획은 선학역에서 수도권 전철 1호선으로 갈아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계획이었지만 인근 선학사거리에 광명역으로 가는 버스가 있어서 나름 시간을 줄여서 집으로 갈 수 있었다. 그런데, 버스를 기다리는 비류대로의 가로수가 어디서 본듯한 모양이다. 바로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의 사각형 가로수를 본뜬 것이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가로수로 싹둑싹둑 잘려나가던 찬밥 신세의 가로수인 플라타너스를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에서는 사각형으로 가지치기하면서 잘 키우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인천 연수구의 비류대로에서 그 모습을 다시 보다니 감회가 새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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