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수리 포구에서 올레길 12 코스를 끝낸 우리는 올레길 13 코스를 이어서 걷는다. 용수 저수지를 지나면 마을길과 숲길을 걷는 길이다. 올레길 13코스는 용수리 포구에서 오로지 내륙 방향으로만 걸어 저지 오름에 이르는 15.9Km의 완만한 오르막길이다. 정오에 12코스를 끝낼 수 있어서 다행이기는 하지만 이미 땀범벅인 몸을 이끌고 13코스를 이어서 걷는 것이 막막하기만 하다. 해지기 전에 도착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이다. 한경 해안로 도로가 용수리 포구를 지나면서 만들어 놓은 포구 뒤편의 웅덩이를 돌아 마을 안쪽으로 들어간다. 포구에서 계단을 올라 우회전했다가 다시 좌회전하여 용수리 마을로 들어간다. 올레길 화살표를 따라서 용수리 이 골목 저 골목을 걷다 보면 이곳에 사시는 분들의 일상을 좀 더 ..
올레길 12코스는 환상적인 엉알길을 지나 차귀도 포구와 생이기정을 거쳐 용수리 포구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엉알길로 내려가는 길, 한 폭의 풍경화 걸작이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절벽 바위와 푸른 초장을 모두 가진 차귀도, 그 앞으로 흐르는 짙은 바다, 시커먼 엉알길과 현무암 해변, 뭉게뭉게 흰구름까지 세상 어느 작가도 그려내지 못할 환상적인 풍경을 만난다. 엉알길에서 수월봉의 고산 기상대를 바라보니 이 또한 절경이다. 정면으로 차귀도 풍경을 보면서 좌측으로는 검은 현무암 해변, 우측으로는 절벽과 함께 걷는 길이다. 성산 일출봉에도, 송악산에도 굴을 파서 전쟁 준비를 했던 일제는 이곳에도 어김없이 상처를 남겨 놓았다. 녹고물이라 불리는 샘물. 지층 사이에서 흘러내리는 물이다. 녹고물과 수월봉에 관한 설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