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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파 및 콜로안 역사 박물관(Museum of Taipa and Coloane History, 路氹歷史館)을 나오면 타이파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인 틴하우 사원(Tin Hau Temple in Taipa, 天后廟, 天后宮)을 만날 수 있지만 한창 공사중이더군요. 2018년 1월까지 폐쇄된다고 합니다. 팍타이 사원(Pak Tai Temple in Taipa, 北帝廟)과 쿤하 거리(Rua do Cunha)를 거쳐서 타이파주택박물관(Taipa Houses, 龍環葡韻住宅式博物館)까지 걷는 여정입니다.
타이파 및 콜로안 역사 박물관을 나와서 공사중인 틴하우 사원을 지나면 외관을 타일로 장식한 독특한 건물을 하나 만납니다. 한폭의 동양화와 글귀를 적은 타일을 벽으로 가진 건물은 마카오 노동 조합 재활 센터(Centro de Recuperação da Associação Geral dos Operários de Macau, 工聯康復中心)라고 합니다.
재활센터 바로 앞은 "Escola Luso-Chinesa da Taipa, 氹仔中葡學校"라는 초등학교입니다.
길을 돌아서 다시 타이파 및 콜로안 역사 박물관 옆을 지나면 바로 팍타이 사원(Pak Tai Temple in Taipa, 北帝廟)을 만날 수 있습니다.
홍수와 불을 다스리는 팍타이(北帝, 북제)를 섬기는 사원이라 합니다. 북제는 바다와 뱃사람들의 수호신이자 불과 무력의 신으로 도교에서 대표적으로 숭상하는 신입니다. 사원앞에 3개의 푯말이 나란히 서있는데 숙정회피(肅靜廻避)는 조용히하고 자리를 피하라는 의미이고 관성제군(關聖帝君)은 관우가 신격화된 도교의 전쟁신을 말하며 노반선사(魯班先師)는 도교에서 건축, 기술, 공예와 관련된 신성이라 합니다.
나라가 태평하고 백성이 편안하다는 의미의 국태민안(國泰民安)과 바람이 고르게 불고 비가 알맞게 내린다는 의미의 풍조우순(風調雨順)은 종교를 넘어서 모든사람의 마음일 것입니다.
이 사원의 향은 유독 더 많이 걸린것 같습니다. 연기가 뿌옇게 차 있을 정도였습니다.
쿤하 거리로 가는 길 근처의 아담한 아파트들. 아파트의 외벽 색깔도 구조도 오밀 조밀 그야말로 "아담하다"는 느낌이 가득합니다. 아파트 앞의 도로가 헤제도르 거리(R. do Regedor)인데 이 도로를 따라서 들어선 아파트들은 모두 십자 형태의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온갖 광고와 그림이 가득한 건물들. 딱 봐도 관광객들이 몰리는 지역이란것을 알 수 있습니다. 쿤하 거리(Rua do Cunha)의 입구입니다. 1983년 마카오에서 최초로 보행 전용로로 지정 되어서 19세기 초에 생긴 시장의 풍경을 볼 수 있다고 하지만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상점들이 가득했었습니다. 한국 관광객이 많으니 한글 안내판들도 심심챦게 볼 수 있고요.
쿤하 거리 입구에 조금 넓은 광장이 하나 있는데 광장 한쪽에 좌우로 넓직하게 가지를 내고 있는 나무가 인상적입니다. 광장의 이름은 봄베이루 광장(Largo dos Bombeiros)으로 "소방관 광장" 정도의 의미입니다. 예전에 마을에 있던 소방서를 기억하는 주민들이 지어준 이름이라 합니다. 앞으로 방문할 소방 박물관과 연결점이 될듯 합니다. 일요일에는 이곳에서 타이파 벼룩시장이 열린다고 합니다(11:00~20:00)
사실 쿤하 거리에서 간식거리를 사 먹을까도 생각했었는데 사람도 많고 호갱이 될것 같아 다음 여정으로 그냥 나아갑니다.
그래도 인상적 이었던 것은 조향원병가(咀香園餅家)라는 가게의 벽화였습니다. 홍콩, 베트남등 세계 곳곳에 진출해 있는 유명 가게라고 합니다.
쿤하 거리를 지나서 약간 언덕을 오르면 독특한 색상의 카르무 홀(Carmo Hall, 嘉模會堂)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한때 타이파의 유일한 전력발전소였다고 합니다. 이제는 파스텔톤의 색상을 가진 건물을 만나면 이건 마카오의 식민지풍이다라는 공식이 성립하는듯 합니다. 이 건물은 색상 뿐만아니라 기둥도 그리스 신전을 본딴듯한 느낌으로 만들었습니다.
카르무 홀의 전신이 전력 발전소라는 언급이 있었는데 현재 마카오의 전력은 거의 대부분 중국 본토에서 수입된다고 합니다. 타이파 섬도 예외가 아니겠지요. 타이파와 콜로안 섬 사이를 메운 코타이 스트립의 수많은 고급 호텔들이 사용하는 전기를 충당하기에는 이런 소규모 발전소로는 말이 되지 않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마카오와 인접한 광둥성 주하이시(珠海) 로터 전기를 공급받는다고 합니다. 마카오 반도와 타이파를 연결하는 다리만도 3개나 되니 타이파에 별도의 발전소를 세울 이유는 없을 것입니다.
카르므 홀에서 카르멜 성모 성당으로 가는 길에 만난 현대 자동차의 i10. 우리나라에서는 i30, i40등은 본것 같은데 처음보는 자동차에 잠시 신기해 했습니다. 2007년 인도 출시를 시작으로 유럽으로도 판매되고 있다고 합니다. 경차라면 국내에서도 판매하면 좋을텐데 그들 나름의 전략이 있겠지요 뭐!
연노란색 외벽의 카르멜 성모 성당(Our Lady of Carmo Church, 嘉模聖母堂). 1885년에 완공한 성당으로 당시에는 타이파의 유일한 천주교 성당이었다고 합니다.
저희가 방문했을때는 평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결혼식이 있었는지 성당앞에서 신부인지, 신부 친구들인지 모를 사람들이 사진 찍기가 한창이었습니다. 성당 앞의 크리스마스 장식 뒤로 푸른 잎의 나무들이 계절을 분간하기 어렵게 하지만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이들을 보니 그들의 즐거움이 내게도 전파되는것 같습니다.
성당을 조금 지나면 타이파 주택 박물관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만날 수 있습니다. 여전히 마카오의 나무들은 눈을 사로잡습니다. 옷을 화려하게 입은 사람보다 나무들이 더욱 시선을 붙잡는 것은 나무들 또한 사연을 가진 생명체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계단에서 바라본 타이파주택박물관(Taipa Houses, 龍環葡韻住宅式博物館)의 모습. 입장료 없이 타이파의 대표적인 포르투갈 건축 양식과 생활상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1999년 말부터 일반에 공개된 타이파 주택 박물관은 2016년에는 다섯개의 건물을 마카오 생활 박물관, 전시 갤러리, 창조적 공간, 노스탤직 하우스, 리셉션 하우스로 리모델링해서 공개하고 있으므로 한 건물씩 차례로 둘러 보면 됩니다. 무료입장입니다. 필자의 경우에는 우측의 오븐이 눈에 들어 오더군요. 가스나 전기 같은 취사 연료가 없을 당시 사용 했을 취사도구로 유럽의 것을 그대로 가져다 설치한 것으로 보입니다. 비슷한 것을 파리의 귀족층 부엌에서도 본것 같습니다.
현대의 부엌으로 손색없을 싱크대와 오븐입니다. 장작 오븐이라도 요즘에 저런 오븐을 장만하려면 거금을 투자해야 합니다.
높은 온도와 습기라는 어쩔 수 없는 기후만 제외하면 포르투갈의 지배층은 마카오의 생활이 본국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거라는 상상을 해 봅니다. 노블한 느낌이 가득한 책상과 소파.
욕실과 침실. 욕실과 수도 시설은 유럽의 귀족들이 사용하던 것과 나름이 없어 보이고 침실은 더운 기후 탓인지 가벼운 천으로 만든 것이 눈에 들어 옵니다. 내가 이곳에 산다면? 하고 상상을 해보면 에어컨이 없다면 아무리 좋은 시설이 있어도 높은 온도와 습도를 견뎌 내지 못하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타이파 주택 박물관은 여러 건물들이 이웃집처럼 나란히 서서 나름의 전시 공간으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물리적인 유물이나 유적이 없을 경우 예전의 생활상을 살펴 볼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는 남겨진 사진들일 것입니다. 일제 시대 우리나라에도 있었던 인력거 사진. 포르투갈식의 도로 바닥과 맨발로 인력거를 끄는 사람. 인력거를 타고 환한 미소를 짓는 서양인등 사진 한장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던져 줍니다.
마카오인(Macanese people)은 주로 포르투갈 남성과 아시아계 여성 사이의 혼혈 주민을 이르는 말로 초기에는 대다수의 중국인 보다는 인도, 스리랑카, 일본 등지의 여성들과 결혼했다고 합니다. 중국어를 모르는 지배층과 포르투갈어를 모르는 중국인들 사이의 가교 역할을 했습니다. 포르투갈과 중국 문화가 오묘하게 공존하는 마카오를 말해주는 또다른 증거는 바로 마카오인입니다. 언어도 포르투갈어와 광둥어가 섞인 독특한 언어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유리가 있어서 선명하지 않지만 완전한 중국인도 아닌, 서양인도 아닌 독특한 마카오인의 모습을 가족 행사 사진을 통해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현재 마카오 인구 구성을 보면 90%이상이 중국 국적을 가지고 있고 10%정도가 포르투갈 국적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포르투갈이 마카오를 중국에 반환할때 원래의 마카오 주민들에게 포르투갈 국적을 주었다고 합니다. 마카오에서는 아이가 출생하면 부모 국적을 따르기 때문에 포르투갈 국적을 가진 부모의 자녀는 포르투갈 국적을 얻어서 온전한 유럽인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또다른 마카오인의 가족 사진. 사람은 그 자체로 역사다라는 감탄이 절로 나오는 사진 한장입니다.
관람을 끝내고 바라본 타이파 주택 박물관의 전경. 화려하지 않지만 마카오에 왔다면 꼭 둘러 볼만한 장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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