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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를 지내지 않는 집안이면 명절을 맞이해서도 집안에서 가족이 먹을 음식 준비하고 설겆이하고 TV 시청으로 시간을 보내버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가족들 얼굴 본다는 것이 큰 의미이기는 하지만 가끔 보는 친척간에 서먹 서먹해 하고 아이들도 커버린 상태에서 TV보기로 시간을 떼우것이 아깝다면 고궁과 미술관을 한번에 만날 수 있는 국립 현대 미술관 덕수궁관을 추천합니다. 

명절에는 입장료도 없습니다. 수문장 하시는 분들이 명절에도 수고하시는 것이 미안하기는 하지만 공공 시설에서 근무하시는 분들 덕택에 명절에 이런 호사도 누립니다.

덕수궁을 들어서게 되면 만날 수 밖에 없는 중화전은 들러서 가야겠죠! 가는 길이니만큼.......학창 시절 소풍과 사생대회로 왔던 기억이 새롭네요.

예전에는 그냥 지나치고 말았는데, 미술관을 간다고 마음을 먹고 덕수궁에 들어서니 미술관의 모습이 새롭게 다가오네요. 때마침 "독화, 그림을 읽다"라는 주제로 전시가 진행되고 있어서 전문가가 아닌 저로서는 그림을 더욱 깊이 있게 볼수 있는 기회다 싶은것이 조금 업된 느낌이었습니다.

석조 건물에 붙은 보라색 바탕의 미술관 현판이 더욱 도드라지게 보입니다.

이번 전시는 두개 층에 걸쳐서 다양한 시대와 작가들의 작품에 자세한 해설이 곁들여 있어서 예전에는 단순한 산수화로 "보기 좋다" 정도의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는 작가가 붓을 들고 손을 움직일때 어떤 생각이었을까? 하는 생각으로 그림 하나 하나 읽어 보려 노력했다는 차이가 있었던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리가 아프기는 했지만 나름 의미있는 미술관 여행이었습니다.

미술관 관람을 마치고 바로 옆 건물인 석조전을 방문했는데 별 기대 없이 들어간 공간에서 지금까지는 많이 접하지 못했던 근대 역사에 대한 깊이 있는 만남이 있었습니다. 

석조전 본층은 관람객의 수가 제한 되어 있어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관람이 어렵지만 지하층을 다양한 전시물로 꾸며 놓아서 의미있는 자료들을 만나볼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대학제국이 과연 이러 했던 것이 맞는가? 역사에서 무엇을 배웠는가? 하는 의아심이 들 정도였습니다.

대한국국제를 읽다보면 일제에 짓밟혔던 우리나라, 역사를 왜곡했던 이들에 대한 분노보다는 나라에 대한 자부심이 치밀어 오릅니다.

지하층이다보니 높이도 낮지만 위의 사진처럼 두꺼운 철판으로 된 금고 문을 가끔 만날 수 있습니다.

당시의 여권을 탁본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도 있습니다. 아무튼 당시의 다양한 개혁 조치를 비롯하여 사회상을 만날 볼 수 있었던 좋은 공간이었습니다.

석조전 관람을 끝내고 중화전 뒷편에 있는 준명당, 즉조당, 석어당을 보면서 덕수궁을 나갑니다.

문을 접어 올린 선조들의 지혜와 멋이 눈에 들어옵니다.

위의 사진은 준명당과 즉조당 사이에 있는 아궁이로 예전에는 임금님이 계신 공간도 이렇게 난방을 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준명당과 즉조당은 임금님께서 집무를 보던 공간이랍니다.

끝쪽에 자리잡은 정관헌은 궁궐내에 지어진 최초의 서양식 건물로 고종 황제가 휴식을 취하던 공간이랍니다. 관람객들이 탁자 주위에서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었습니다.

카페 느낌의 정관헌.

덕수궁을 나와서 요기할 곳을 찾다가 덕수궁 바로 옆 건물의 지하에 있는 음식점을 찾았습니다. 돈까스 둘과 칼제비 둘을 시켰습니다.

칼제비를 시켰지만 칼국수가 나오더군요. 그냥 조용히 먹었습니다.

도심에서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요기하기에는 무난했습니다.

고궁과 미술관 관람을 끝내고 길건너에 있는 시청앞 스케이트장에서 얼음을 지치는 것도 좋습니다. 대여료가 정말 싸더군요. 한쪽으로는 휴식 공간도 있고. 명절에 미술관 한번 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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