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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백의종군길은 동작대교를 통해서 한강을 건너고 남북으로 사당역까지 이어지는 동작대로와 동작대로 옆의 방배 복개 도로를 따라서 남쪽으로 내려간다. 사당역을 지나면 우면산과 관악산 사이의 남태령 고개를 넘으며 서울시에서 경기도로 진입한다.


국립중앙박물관 앞의 벤치에서 넉넉한 휴식 시간을 가지고 출발하는 길은 따스한 봄 햇살을 받은 진달래가 화사한 색으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산길에서나 볼법한 진달래를 정원에서 보는 것도 좋다. 참 곱다.

배롱나무못이라는 이름이 붙은 연못이니 분홍 진달래가 지고 나면 붉은색의 백일홍 꽃이 연못 주위를 화려하게 장식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도시의 봄을 장식하는 대표적인 꽃 중의 하나 개나리의 짙은 노란색이 강렬하게 다가온다. 꺾꽂이로 어렵지 않게 번식할 수 있는 관목이니 키우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개나리의 열매를 연교라고 하는데 항균 및 소염 효능이 좋다고 한다.


길은 용산 가족 공원 육교를 통해서 서빙고로 도로를 넘어간다. 육교 위에 올라서니 봄기운이 완연한 용산 가족 공원이 시야에 들어온다.


길은 용산 가족공원 육교에 동작대교로 바로 이어지지 않고 육교를 내려갔다가 이촌 한강 공원 방면으로 다시 올라가야 한다.


이촌동 아파트 단지를 지나서 다시 계단을 통해 동작대교를 오른다. 옛날에는 동재기 나루터, 동작진이라고 불리던 곳으로 과천, 수원, 평택을 거쳐 호남으로 내려가던 사람들이 이용했다고 한다.

넓은 둔치를 수놓고 있는 녹음과 함께 수많은 자동차들이 달리고 있는 강변북로의 정체 모습을 보니 지금 우리가 서울에 있다는 것이 실감이 난다. 서울에서 살던 시절 강변북로와 강남의 올림픽대로 정체는 늘 머리를 아프게 했다. 다시 생각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린다.


동작대교로 올라간 우리는 바로 강을 건너지 않고 한강 공원으로 내려가서 화장실도 다녀오고 휴식 시간을 가지며 간식도 챙겨 먹기로 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면 다리 아래로 넓은 쉼터가 마련되어 있었다.


한강 공원의 편의점에는 화장실이 없고 다리 건너편 북쪽에 깨끗한 공중 화장실이 있었다. 강 건너 반포에는 아파트 재건축이 한창이다. 1973년에 지어졌던 고급 아파트들을 부수고 새로운 아파트를 짓는 10조 원짜리 초대형 재건축이라고 한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시 동작대교로 올라와서 본격적으로 한강을 건너가기 시작한다. 한강 공원 이촌 지구는 강변을 삭막한 콘크리트 대신 자연성 회복을 목표로 조성한 공간이라고 한다. 봄 색깔이 완연한 강변의 녹지가 훌륭하다.


수많은 한강다리에서 한해에 자살 시도하는 건수가 1천 건 이상이라고 하는데 동작대교에도 "SOS 생명의 전화"가 설치되어 있었다. 수화기를 들면 바로 상담원과 연결된다고 한다. 누군가와의 대화가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것에 많은 시사점이 있다. 전망 쉼터에는 카페도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둔치로 내려간다.

반포 수난 구조대 너머로 멀리 한강대교와 노들섬이 시야에 들어온다. 수난 구조대를 보니 동작대교는 투신하기 어려운 곳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가장 많은 투신 시도가 있다는 마포대교 옆에도 수난 구조대를 두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한강 둔치로 내려온 길은 동작대교와 서울 현충원 앞으로 이어지는 동작교 아래를 통과해서 동작역 방향으로 이동한다.


길은 동작대로 아래를 통과해서 동작역 1번 출구 방면으로 이동한다. 반포천을 따라가는 산책로에서 벗어나 둑 위로 올라가야 한다.


동작역에서 이수교차로로 이어지는 길은 벚꽃 천지였다. 오후의 햇살을 받아서 하얀 벚꽃이 더욱 화려하다.


길 바로 좌측은 높은 담 너머로 아파트 재건축이 한창이지만 화려한 벚꽃은 삭막한 콘크리트도 답답한 철판 담장도 모두 자신의 세상으로 바꾸는 듯하다.

이수교차로 앞의 반포천 둑방길은 꽃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몰리며 모두들 미소로 꽃을 담으려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동네 사람들도 여행자도 그리고 외국인까지 모두 발걸음을 멈추고 핸드폰 꺼내는 모습이다.

맨 아래는 파릇파릇 잔디와 들풀들이 생기를 품고 있고 그 위로는 하얀 조팝나무 꽃이 오밀조밀하고 바로 위로는 노란 개나리꽃, 그리고 절정의 벚꽃이 그 빛을 내뿜고 있다.

한강을 넘으면서 서울시 용산구에서 서초구로 넘어온 길은 반포천을 건너면서 서초구 반포동에서 방배동으로 진입한다. 서울시 경계인 남태령 고개를 넘을 때까지 방배동 서쪽 끝자락을 북에서 남으로 가로지른다.


처음으로 우리를 맞아주는 것은 방배 카페 골목이다. 이곳 이수 교차로에서 뒷벌공원까지 8백여 미터에 이른다. 맛집도 많다고 한다.


동작대로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며 4호선과 7호선이 지나는 이수역을 지난다. 한 건물 앞에서 김선구 작가의 "Full of Energy"라는 작품을 만났는데 역동적인 소의 움직임에 잠시 발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일정 규모 이상의 건축물에 의무적으로 두어야 하는 예술품이지만 우연한 만남에 깊은 인상으로 남는다. 이중섭의 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을 받는다.


동작대로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던 길은 큰길에서 한 블록 안쪽으로 들어와서 방배 복개 도로를 걷는다. 방배천은 지금은 복개천으로 주차장과 체육 시설들이 들어서 있지만, 우리가 넘어가야 할 남태령 부근에서 발원하여 북쪽으로 흘러 이수교차로 근처에서 반포천과 합류한다.


바람에 나부끼는 벚꽃 잎을 맞으며 방배 복개 도로를 걷다 보면 어느덧 사당역을 넘어간다.


사당역을 지난 길은 남태령 고개를 향해서 오르막길을 오르기 시작한다. 오르막이기는 하지만 약 90여 미터의 높지 않은 길이다. 아파트 단지 앞에서는 우면산으로 이어지는 서울둘레길도 만난다. 사당역 이전에는 길 건너가 동작구였지만 사당역 이후로는 관악구로 바뀌었다. 한때는 자동차로 다녔던 길을 걸어서 통과하니 감회가 새롭다.


길은 강남 순환로 사당 IC 인근을 지나서 오르막길을 이어간다. 점점 자동차가 줄어드는 느낌이다.


남태령 고개 인근에 도착하니 "경기 삼남길"이란 표식을 만난다. 삼남은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를 의미하는데 삼남길과 이순신 백의종군로는 길 일부가 중첩된다.


드디어 길 양쪽으로 해태상이 지키고 서있는 남태령 고개에 도착했다. 이제 길은 서울시에서 과천시로 넘어간다. 남태령 고개의 개나리를 보니 미아리 고개가 연상된다. 보통 고갯길은 산을 자르고 콘크리트 옹벽을 세우는 것이 보통인데, 개나리를 심으면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리는 개나리 덕분에 경사지의 토사 유출을 방지하고 콘크리트 옹벽의 삭막함을 덜어주는 효과도 있어서 개나리를 많이들 심는다고 한다. 번식력도 좋으니 경사지에 개나리를 심는 것은 참 지혜로운 선택이지 않은가 싶다. 유일한 단점이라면 주기적으로 무성한 가지를 가지치기를 해주어야 한다는 정도라고 한다.


남태령 고개에 있는 스탬프함에서 인증 도장을 찍어본다. 남태령 망루 앞에 있는 벤치에 앉아서 얼마간 휴식을 취했는데 한참을 앉아 있으면서도 망루로 올라가는 길이 없다는 것을 몰랐다. 짐을 챙기고 출발하는 시점에야 망루로 올라가는 길이 없음을 인식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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