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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군을 지나서 산청군으로 들어온 지리산 둘레길은 지리산 북쪽을 돌아서 남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한다. 둘레길 6코스는 산청군 읍내를 지난 다음에 선녀탕을 경유하는 코스와 계속 경호강을 따라가는 코스로 나뉘는데 우리는 경호강을 따라서 성심원으로 향한다. 6코스는 산청 주민들의 따뜻한 인심을 몸의 체험한 구간이었다. 대부분 평지로 난도는 높지 않다.

 

산중에서 점심을 해결했던 우리는 5코스를 끝내면서 수철마을에서 따뜻한 커피 한잔을 마실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었다. 고동재 고갯길에서부터 카페 표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겨울이라 그런지 동네에 있는 카페는 문을 열지 않은 모양이었다. 따뜻한 커피가 마시고 싶었던 옆지기는 많이 실망한 모양이다. 하는 수 없이 수철마을에서 잠시 정비를 하고 바로 6코스 걷기를 이어간다. 철을 다루는 대장간이 많아서 수철마을이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하는데, 5코스에서 만난 산청, 함양 사건 추모공원 때문에 토벌대가 주둔했던 곳으로 더 기억이 남을 것 같다.

 

길은 금서천 지류를 따라 내려간다. 향양마을에서 친환경로 도로로 진입하여 도로를 따라 걷는다. 버스 정류장에 "정 많고 인심 좋은 향양마을"이라고 적어 놓았는데 도로를 따라 걷다가 정말로 그런 분들을 만났다.

 

편의점도 없어서 옆지기가 그렇게 마시고 싶어 하는 따뜻한 커피 한잔을 찾을 수 없었는데, 옆지기가 갑자기 슈퍼에 들어가 커피를 찾은 모양이다. 주인아주머니가 커피를 타 주겠다고 하셔서 슈퍼에 있는 난로 앞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몸을 녹일 수 있었다. 젊은 사람들은 떠나고 마을의 어르신들은 한분 두 분 세상을 떠나시면서 마을에 사람이 없어지고 있다고 하신다. 난로에 구운 군밤도 건네주시고 커피값도 받지 않으려 하셨는데 대신 음료수를 구입하는 것으로 갈음해 주셨다. 잠깐이지만 향양슈퍼에서의 달콤한 휴식 시간은 산청의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금서천을 따라 도로변을 걷는 6코스는 평촌교에서 하천을 건넜다가 되돌아오는데 길 건너편의 길 모양새를 보니 애매하기도 하고 길이 어차피 다시 합쳐지기 때문에 우리는 계속 직진한다. 금서천이라는 이름은 이곳이 산청군 금서면이기 때문에 붙은 이름일 것이다. 금서천은 경호강으로 합류하는데 마찬가지로 둘레길 6코스도 금서천을 따라가면서 경호강을 건넌다.

 

금서천을 따라 직진하면 얼마가지 않아 평촌교를 통해 금서천을 건넜던 원래의 경로와 합류하여 하천변 길을 이어간다.

 

금서천을 따라 평촌 마을 아래를 걸었던 둘레길은 평촌 2교를 통해서 금서천을 건넌다.

 

59번 국도가 지나는 굴다리를 지나니 정면으로 하얀색의 한국항공우주산업 산청공장이 시야에 들어온다. 에어버스와 민항기 부품을 주로 생산하는 곳이라고 한다.

 

둘레길은 금서천 우측에서 마을길을 따라 대장마을 향한다.

 

금서천과 경호강이 합류하는 지점에 위치한 대장마을을 지나서 대장교 다리를 통해서 마지막으로 금서천을 건너면 하천변 길은 경호강을 만난다.

 

금서천의 끝자락 경호강과 합류하는 지점으로는 통영, 대전 고속도로가 관통하고 있다. 함양, 산청, 진주 지역으로 가려면 역시 대전에 고속버스를 타는 것이 빠를 수밖에 없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경호강 강변길을 따라서 멀리 보이는 경호 1교로 향한다. 산청군에서는 경호강이라고 부르는데 경호강의 다른 이름은 남강이다. 진주 남강의 바로 그 남강이다. 함양의 남덕유산에서 발원하여 함양, 산청을 거쳐 진양호에 이르고 진주, 의령, 함안, 창녕을 거쳐 낙동강에 이르는 경남의 대표 하천이다.

 

경호 1교를 건너면서 만나는 남강 표지. 산청을 거쳐 흐르는 물은 모두 진양호로 모이는데 진양호 상류를 통상 경호강이라 부르고 진양호 이후를 많이들 남강이라 부른다고 한다. 조선시대에는 진주의 이름을 따라 진강, 또는 촉석강이라 부르기도 했다고도 한다.

 

산청 읍내로 가는 길에서 서쪽으로는 환아정이라는 누각이 우리를 반겨준다. 진주 촉석루, 밀양 영남루와 함께 영남의 3대 누각이라 한다. 동쪽으로는 와룡산(417m)이 위엄 있게 자리하고 있다.

 

다리를 건너온 둘레길은 강변 산책로를 통해서 길을 이어간다. 원래 계획은 5코스를 걸은 이후이니 이곳에서 걷기를 멈추고 읍내 숙소에서 휴식을 취했다가 다시 걸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산책로 정자에서 휴식을 취하며 결정을 내린 옆지기의 선택은 오늘 6코스를 마무리하자는 것이었다. 하늘도 흐리고 바람도 장난이 아니어서 춥기 때문에 일찍 휴식을 취할 것도 같았는데, 이른 시간이기도 했고 남은 여정이 평지인 까닭이기도 했다.

 

휴식 후 다시 걷기 시작한 산책로에 만난 그림은 경호강 래프팅이었다. 6월부터 8월이 제철이라고 하니 겨울에 래프팅을 즐기는 사람은 없었지만 산책로 가로등의 래프팅 조형물을 보니 이곳이 래프팅으로 인기가 높은 지역이라는 것이 실감이 난다.

 

깔끔하게 정비된 경호강 산책로는 걷기 좋은 길인 만큼 차가운 겨울 날씨에도 많은 시민들이 운동하러 나오셨다. 길은 산청중고등학교 앞을 지난다.

 

산청읍내의 남쪽을 걸으면서 남동 쪽으로 이동하는 둘레길은 멀리 내리교 다리를 보면서 전진한다.

 

내리교 다리를 건너면서 바라본 경호강 둔치의 모습에 감탄이 터진다. 노란 겨울색으로 옷을 갈아입은 들풀의 모습으로 눈도 마음도 정화되는 느낌이다.

 

내리교를 건넌 둘레길은 이곳에서 내리 저수지와 선녀탕을 경유하는 코스와 길이 갈라진다. 우리는 계속 경호강을 따라 걷는 코스를 선택하여 강 남쪽에서 평탄한 길을 걷는다.

 

길 위로 경호강의 금모래가 흩어지는 한밭마을을 지나서 길을 이어간다. 경호강변으로 다양한 펜션들이 이어진다.

 

멀리 통영, 대전 간 고속도로가 지나는 경호 4교가 보이는 지점에 이르면 경호강과 둘레길은 남동쪽을 향하다가 정남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해가 지기 시작하는 시간, 서쪽으로는 해가 서서히 지고 있다.

 

길이 고속도로가 지나는 경호 4교 아래를 통과하면 경호강은 다시 동쪽으로 굽이쳐 흐른다.

 

경호강이 동쪽으로 굽이쳐 흐르는 지점에 이르면 둘레길은 웅석봉로 도로를 따라서 바람재라 부르는 작은 고갯길을 넘어가야 한다. 고갯길에서 내려다보는 경호강의 풍경이 일품이다. 날이 흐리지 않다면 더 훌륭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바람재 고개를 넘으면 마을길을 따라서 동쪽으로 이동한다.

 

마을길을 걷다 보면 작은 계곡도 건너고 울창한 대나무 군락지도 만난다.

 

너무 울창해서 어둑 컴컴한 대나무 숲 속을 들여다보면 무서움이 스며들 정도이다.

 

대나무 군락지와 산청 분뇨처리 시설 옆을 지나서 나오면 다시 경호강 강변길을 만나고 굽이쳐 흐르던 경호강도 다시 남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조금은 어두워진 시각 다행히 해가 지기 전에 성심원 앞에서 여정을 마친다. 성심교를 건너면 산청읍내 또는 원지를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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