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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지를 가로질러서 현무체육공원을 통해 산길로 재진입한 서해랑길은 가현산 등산로를 통해서 한남정맥 걷기를 이어간다. 세자봉, 가현산 정상, 가현정을 차례로 지나며 인천시에서 김포시로 넘어가고 가현산 허리를 가르며 지나는 봉수대로를 만나면서 코스를 마무리한다.

 

현무체육공원을 통해 들어온 가현산 등산로의 초반 숲길은 완만한 산책로가 이어진다. 폭염이 절정인 시간인 오후 3시를 바라보는 시간에 시가지가 아니라 숲 속으로 들어온 것이 다행이다. 나무 그늘이 있어도 더위는 피할 수 없지만 강렬한 태양을 피할 수 있다는 것으로 충분히 감사하다.

 

녹음 속에서 뜨거운 태양을 요리조리 피하며 길을 이어간다.

 

평탄한 산책로가 향하는 첫 목표지는 세자봉이다. 가현산에서 두 번째로 높은 봉우리이다. 가현산 걷기의 첫 번째 고비이기도 하다.

 

강렬한 햇빛은 숲 사이를 뚫고 내려온다. 그마저도 없는 들길보다는 낫지만 빛이 바닥에 닿지 않을 정도는 숲에서 바람을 맞고 싶다는 소망이 가득하다. 숲에서도 태양을 가리기 위해 우산을 들기 시작한다.

 

칡덩굴을 보니 가현산이 한때는 칡이 많아서 갈현산이라고 했다는 말을 돌아보게 한다. 

 

인천공항이 바로 지척이다 보니 머리 위로 날아가는 비행기들이 끊이지 않는다. 비행기가 착륙할 때는 통상 맞바람을 맞는 것이 좋은데 하루 중에도 바람의 방향이 바뀌는 시점에 따라 비행기 착륙 방향이 바뀌기 때문에 때로는 시가지에서 멀지 않은 위치임에도 항공기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것이다. 오후에는 동풍이 우세하여 동쪽에서 서쪽으로 착륙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가현산 등산로의 완만한 산책로는 공동묘지를 지나면서 끝이 난다. 묘지 너머로 인천시 서구 마전동의 주택가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공동묘지 지역을 지나서 서낭당 고개를 가로지르면 세자봉 오르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170미터의 세자봉까지는 가파른 오르막길이 쉼 없이 이어진다. 이후로 작은 봉우리 4개 정도를 지나야 하는데 첫 고비이다.

 

우회 등산로 표시가 있는데 세자봉 정상부로 향하는 가파른 오르막길로 가지 않고 완만한 임도를 선택하는 방법이다. 세자봉을 통과한 길은 우회로가 가는 임도에서 길을 합류하게 된다. 이 시점에서 옆지기를 위해서는 우회로를 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었는데 아무 생각 없이 계단을 오르기 시작한다.ㅎㅎ

 

끝없이 이어질 것 같은 계단을 오르다 보면 길은 쾌적한 쉼터로 우리를 인도한다. 벤치에 한참을 누워서 휴식을 취했다. 산을 내려가야 하는 것만 없다면 깰 때까지 그냥 한숨 자고 싶은 시간, 거칠게 올라온 오르막 끝에 누리는 달콤한 휴식이었다.

 

세자봉 쉼터에서의 달콤한 휴식을 뒤로하고 완만한 내리막길을 통해서 가현산 정상으로 향한다.

 

완만한 내리막길이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인생이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처럼 걷기 좋은 완만한 내리막길도 끝이 있는 법이다. 이런 길은 유독 시간이 빨리 지나간다.

 

세자봉에서 내려온 길은 임도와 합류한다. 세자봉 우회 등산로를 걸었다면 이 지점에서 합류하게 된다.

 

임도는 묘각사라는 사찰로 이어지는데 서해랑길은 갈림길에서 우측의 데크길을 따라 가현산 안쪽으로 깊이 들어간다. 숲이 깊은 매력적인 산책로와 가현산 약수터가 있는 곳이다.

 

초입의 공동묘지 지대를 지나면 길은 키 큰 나무들 덕분에 햇살 하나 들어오지 않는 숲길로 점점 더 깊이 들어간다.

 

깊은 숲 속 끝자락에는 편의점에서 마시는 얼음물 같은 시원함을 선사해 주었던 가현산 약수터가 자리하고 있었다. 어떤 분은 양말까지 벗고 흘러 내려오는 물에 시원함을 만끽하고 있었다. 나도 양말을 벗고 고생하는 내 두발에 이 약수의 끝물이라고 선물하고 싶었지만 그냥 목을 적시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약수터에 붙여 놓는 수질 검사 결과를 보면 음용수 기준에 적합하다니 안심하고 마실 수 있었다. 약수터를 뒤로 하고 데크 계단을 통해서 가현산 정상으로 향한다.

 

정상으로 향하는 데크 계단길은 길이가 짧지 않다. 그만큼 계단 오르기를 끝내면 바로 정상부 인근에 이른다.

 

정상부의 능선 길이 이어진다.

 

정상부 능선길에서는 북쪽으로 김포 한강 신도시가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가현산(214m) 표식이 있는 갈림길을 지난 능선길을 계속 걷는다. 이제는 하산길이다. 앞으로 작은 봉우리 두 개가 남아 있지만 전체적으로 완만한 내리막길이다.

 

능선길을 따라 서쪽으로 향하는 길,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내일 걷기가 끝나면 아마도 저 어디쯤 있지 않을까 싶다.

 

능선길이다 보니 깊은 숲은 기대하기 어렵다. 작렬하는 태양 아래 숨을 곳이 없다.

 

가현정 정자를 지나고 나니 표지판도 달라진다. 지역 이름도 인천에서 김포시로 바뀌고 디자인도 살짝 달라졌다.

 

작은 봉우리 두 개가 있다는 것만 아니라면 코스 종점까지 이런 내리막길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에 안심하겠지만 아직 긴장을 늦출 수 없다. 폭염에 몸이 지친 상태에서의 오르막길은 늘 한계 시험하게 한다.

 

쾌적하고 완만한 숲길은 얼마간 이어진다.

 

중간의 작은 봉우리는 약 20여 미터 정도 오르는 것이지만 내리막 하산길은 계속 이어진다.

 

산을 내려갈수록 산 아래에서 들려오는 자동차 소리들이 점점 더 가까워진다. 산을 관통하며 지나는 봉수대로 도로가 가까워졌다는 말이다. 숲 사이로 산아래의 건물들이 보이면서 서해랑길 98코스도 끝이 난다.

 

산 사이를 관통하는 봉수대로 도로 위로 생태통로가 설치되어 있는데, 서해랑길 98코스는 생태 통로 직전에 끝나고 99코스를 생태통로 따라서 길을 건너는 것으로 시작한다.

 

98코스를 끝내면 원래는 김포시 쪽에서 하룻밤 쉬어갈 계획이었는데 숙소 비용이 너무 고가였다. 그래서 택한 것이 반대 방향으로 "해병 2사단. 향동"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검단사거리 역으로 이동해서 하룻밤 쉬었는데 이곳 또한 별천지였다. 알고 보니 인천 서구에서 가장 활력이 넘치는 지역이라고 한다. 버스킹 공연도 있고 검단 먹거리타운과 오피스텔, 각종 금융 기관까지 사람들로 넘쳐나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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