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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진강을 따라 51코스를 시작했던 서해랑길은 심포항을 떠나서 만경강을 따라 동쪽으로 이동한다. 심포항을 떠나면 73미터의 진봉산 산책길을 걷는 것으로 여정을 시작한다. 산을 내려오면 해안길을 따라서 국사봉과 이성산 북쪽의 산아래 산책길을 통과하고 강변 방조제 길을 걸어 진봉면 읍내에 도착한다.

 

김제시 서쪽 끝자락 진봉반도 심포항에서 52코스를 시작한다. 옛날 같으면 동진강과 만경강이 합류하여 서해바다로 나가는 곳이었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새만금방조제로 바다는 막혀있고 심포항에서 새만금 방조제까지 12번 국도가 4차선으로 쭉 뻗어있다. 동진강 쪽에 있는 거전마을의 거전항은 간척지로 막혀 있고 수백 척의 어선이 오갔다는 이곳 심포항도 옛 명성을 잃었다. 그 자리를 캠핑족이 채우고 있다.

 

그 옛날 바다를 마주 했을 공간에 서 있으니 이곳이 바다인지, 만경강 하구 인지 헷갈릴 뿐이다.

 

캠핑족이 가득한 심포항을 뒤로하고 길을 이어간다.

 

장미의 계절 5월도 저물고 있다. 화사한 장미의 빛깔에 잠시 발걸음을 멈춘다.

 

잘 정비된 화단에 보라색 송엽국의 존재감이 대단하다. 솔잎채송화라고도 부른다.

 

유유히 흐르는 만경강을 보며 진봉산 산책길로 진입한다. 전북 완주군에서 발원하여 전주천, 고산천, 소양천 등과 합류하여 내려오는 강이다.

 

봉화산에서 처음 만났던 새만금바람길이 이어진다. 새만금 바람길은 서해랑길과 함께 진봉면사무소까지 이어진다.

 

간척지의 들길을 걷던 때가 언제인지 잊을 정도로 환상적인 숲길이 이어진다.

 

깔끔한 산책길답게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을 여러분 만날 수 있었다.

 

진봉산전망대에 올라서 주변 풍경을 감상하고 길을 이어간다.

 

유유히 흐르는 만경강 풍경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곳이다. 서쪽으로 심포항 너머로 새만금 방조제가 보이지 않으니 이 물길이 방조제로 막혀 있다는 것이 상상이 가질 않는다. 강 건너편은 앞으로 여정을 이어갈 군산 땅이다.

 

강 반대편은 광활한 간척지로 이루어진 평야 풍경이다.  평야를 가로지르며 지나가는 공사 중인 새만금   전주 고속도로가 시선을 이끈다.

 

새만금을 둘러싼 군산시, 김제시, 부안군과 익산시가 나름의 유익을 쫓을지, 통합에 나설지, 이 지역의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일지 모를 일이다.

 

길은 망해사로 이어진 길을 가로질러 동쪽으로 계속 이동한다. 사찰 이름을 떠올리면 바다를 볼 수 있는 곳이라고 망해사라고 지었을 텐데 이제는 호수이니 이름이 무색해지는 상황이다. 물론 염도로 따지면 새만금호는 여전히 바다라고 할 수도 있겠다. 수질 악화로 해수 유통을 하고 있어 염도가 바닷물과 크게 차이가 나질 않는다고 한다.

 

길은 진봉산을 내려가 강변길로 향한다.

 

만경강을 바라보는 포토존을 지나 산을 내려간다.

 

길은 만경강 강변으로 내려와 잘 정비된 산책로를 따라 길을 이어간다. 갈대숲 사이로 길을 이어간다.

 

산책길에 바람개비를 꽂아 놓으니 새만금바람길이라는 길 이름에 잘 어울리는 듯하다.

 

산책길에 만난 노랑꽃창포가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고려시대에는 왜구와 전투가 벌어졌고 군사기지였다는 전선포는 흔적이 없고 팻말과 바람개비만이 그 이야기를 전해준다. 배가 드나들던 포구가 있던 자리는 둑으로 물길이 막혔다.

 

둑길로 이어가는 길, 선물 같은 존재를 만났다. 까맣게 익은 오디였다. 오랜 세월을 견뎌온 둑 바로 옆으로 벚나무가 잘 성장했는데 그 벚나무 가지가 둑 위로 올라와서 버찌를 따먹기 좋게 준비해 주었다.

 

달콤 쌉싸래한 까만 버찌로 여행의 피곤함을 달래 본다. 과육이 많지 않고 손이 물드는 단점이 있으나 매력적이다.

 

국사봉 아랫자락으로 이어진 산책로를 걷는다.

 

서해랑길 리본을 따라서 녹음이 우거진 숲길을 이어간다.

 

숲길에서 향기로운 꽃향기와 하얀 바람개비 모양의 꽃이 인상적인 마삭줄, 백화등 덩굴을 만났다. 만날 때 마나 백화등의 향기는 너무 좋다.

 

60여 미터의 높지 않은 국사봉이지만 숲은 깊다.

 

강력한 생명의 기운을 풍기는 대나무 숲도 좋다. 길은 국사봉 자락에 이어서 이성산 자락으로 나아간다.

 

산의 북쪽 숲길이라 그런지 숲이 더욱 깊다. 그 숲도 이제 끝을 보인다. 산을 내려오면 고사리 마을길을 따라 들길을 이어간다.

 

포장되지 않은 딱딱한 길에 자리를 잡은 길경이에 마음이 머문다. 늘 주위에 있지만, 아무런 대접도 받지 못하고, 밟혀도 아프다고 소리치지도 못하는 존재, 수많은 들풀이 가지고 있는 유달리 눈에 띄는 아름다운 꽃도 없다. 그렇지만, 식물 가운데 이만큼 매력적 식물이 있을까 싶기도 하다.

고사리 외곽의 마을길을 걷다 보니 마을 이름의 유래가 궁금해진다. 설마 산나물 하고 연관이 있을까? 역시 마을에 오래된 절이 있었다고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둑방길을 따라 멀리 진봉면 읍내로 향한다. 억겁의 세월 동안 노령산맥에서 발원한 만경강이 열심히 내륙에서 퍼다 나른 흙이 만든 평야지대를 지난다. 황금 보리 물결도 지금이 절정인 때라 다음 여행 때는 모두 사리질 것 같다. 정절의 시기는 늘 짧고 그 시기가 지나면 늘 아쉬움이 남는 법이다.

 

둑방 북쪽은 새잎이 나오며 푸른빛이 돌고 있는 갈대밭, 둑방 남쪽은 결실기에 이르러 짙은 황금색으로 옷을 갈아 있은 보리밭을 번갈아 보며 길을 이어간다.

 

둑방길에서도 오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요즘 만들거나 새로 보수한 둑방길은 거의 콘크리트 더미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곳은 아닌 모양이다.

 

둑방길의 개양귀비가 여정을 지루하지 않게 돕는다. 콘크리트로 덮인 둑방길보다는 이런 흙길이 낫다.

 

드디어 진봉면읍내로 들어간다. 새만금바람길도 끝이 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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