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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시 죽산면으로 들어온 길은 서해랑길은 지평선이라는 단어가 딱 어울리는 김제의 서쪽 평야지대를 걷는다. 동진강 석천휴게소를 출발하면 들판을 가로지르며 원평천과 신평천을 건너서 죽산면에서 성덕면으로 넘어간다. 남포마을을 지나면 광활면으로 넘어가고 계속 들판길을 걸어 군평마을에 이른다. 남포마을을 지나면 원래의 길은 남쪽으로 조금 내려가 수로를 따라 서쪽으로 이동하지만 우리는 차량도 많지 않아서 광활로 도로를 따라서 이동하기로 했다.

 

동진강을 건너서 석천휴게소 앞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우리는 동진강을 따라서 북쪽으로 강변길을 걷는다.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간혹 언덕이 있기는 하지만  지평선뿐이다.

 

분홍달맞이꽃, 낮달맞이꽃이 삭막할 수도 있는 평야지대 걷기에 위로를 건네준다.

 

만경강과 함께 이 지역의 거대한 평야지대를 만든 동진강을 따라 올라간다.

 

동진강을 뒤로하고 불당마을로 이동한다. 들판은 황금물결이다.

 

길을 불당마을을 지나쳐 다시 들판으로 나간다. 마을에 삼불암이라는 사찰이 있어서 생긴 이름이 아닌가 싶다. 나당연합군과 백제 부흥군과 왜국 연합군이 싸웠던 백강전투가 벌어진 장소가 백마강(금강) 하구나 아산만이라는 설도 있으나 동진강 하구인 이 마을 인근이 정설로 여겨지고 있다고 한다. 후백제가 완전히 소멸되고 통일신라로 이어진 역사적 분기점의 현장이었던 곳이다.

 

멀리 50여 미터의 명량산을 바라보면서 들판길을 가로지른다. 소먹이풀을 베어 놓고 말리고 있는 논에서는 풀 말리는 특유한 냄새가 걷는 길을 심심치 않게 한다.

 

원평천으로 향하는 길에서 만난 배수 펌프장은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볼법한 에이리언이 아닌가 싶은 디자인이다.

 

원평천과 동진강이 만나는 지점의 다리를 뒤로 하고 원평천을 따라서 동쪽으로 이동한다. 

 

원평천 하구의 배수 갑문도 독특한 디자인으로 이목을 끈다. 공상과학영화의 로봇군단이다. 원평천은 김제 서쪽에 있는 모악산에서 발원하여 동진강과 합류하는 하천이다.

 

원평천을 지나면 50여 미터의 낮은 명량산 남쪽 끝자락이고 해창마을 입구이다. 길은 해창마을을 지나쳐 명량산을 우측에 두고 북쪽으로 올라간다.

 

광활한 평야지대에서 50여 미터의 작은 야산은 마치 섬처럼 보인다. 명량산과 나란히 하면서 수로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간다.

 

멀리 남포마을을 향하여 북쪽으로 올라가는 평야길, 25미터의 남포산 조차도 이 평야 지대에서는 높이로는 존재감이 뽐낸다. 711번 지방도 해학로의 메타세쿼이아길이 조금씩 가까워 보인다.

 

밀과 보리, 소먹이용 목초만 심는 줄 알았는데 키 큰 호밀도 심는 모양이다. 사료용 작물로 호밀도 심는다고 한다.

 

수로를 따라 올라가는 길은 대창마을로 향한다.

 

수로를 따라가던 길은 수로를 건너서 해학로 도로로 향한다.

 

해학로 도로는 죽산면 읍내에서 시작하여 성덕면으로 이어지는 도로인데 평야지대를 통과하는 구간에는 메타세쿼이아를 심어 놓았다. 세월이 흐를수록 김제 메타세쿼이아길은 더욱더 가치가 오를 것이다. 이 평야 지대 곳곳에 나무가 더 많이 심어 지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대창마을을 지나는 길은 수교라는 이름의 다리로 신평천을 건너서 죽산면에서 성덕면으로 넘어간다.

 

김제시 두악산에서 발원하여 백산면과 성덕면의 경계를 이루며 내려오는 신평천을 건너면서 길은 북서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보통 농촌 지역의 콘크리트 수로는 일정 기간만 물이 흐르고 그 외의 기간에는 물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생명이 발붙일 여지가 없는데 이곳 수로에는 수생식물들이 자라며 습지 모양새를 가지고 있다. 사철 물이 흐르는 모양이다.

 

남포마을의 25미터의 작은 야산 남포산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수로를 따라 동쪽으로 이동한다.

 

평야길을 걷는 지루함을 하얀 찔레꽃이 달래준다. 찔레의  향기는 늘 좋다. 이 향기를 향수로 만들어 파는 제품도 있다.

 

청보리가 익어가는 모습과 황금물결을 동시에 만나는 특별한 계절이다.

 

황금 들판 너머 저 멀리 지평선으로 앞으로 우리가 가야 할 곳도 시야에 들어온다. 85미터의 봉화산과 73미터의 진봉산이다. 모두 1백 미터가 넘지 않는 작은 산이지만 이곳 평야 지대에서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준다.

 

수로를 따라 동쪽으로 이동하던 길은 수로를 건너서 남포마을을 관통하는 지평선로 도로 방향으로 이동한다.

 

길은 지평선로 도로를 따라서 남포마을을 가로지른다. 마을을 지나며 슈퍼에서 아이스바도 하나씩 구입하여 입에 물고 길을 이어간다.

 

지평선로 도로를 따라가던 길은 마을 안쪽길로 돌아서 다시 남포 5구 정류장에서 지평선로 도로와 다시 만나는데 이곳에서 계속 원래의 서해랑길 경로를 따라가야 할지 고민하게 되었다. 계획은 남포마을에서 일단 여정을 끝내고 김제역으로 가서 집으로 돌아갔다가 다음 여행 때 길을 이어가는 것이었다. 그런데, 김제로 나가는 버스 시간이 많이 남아서 그냥 멍하니 기다리기에는 시간이 아깝고, 버스가 올 때까지 버스 정류장이 멀지 않은 곳으로 최대한 걷기로 했다. 그래서 경로도 원래의 서해랑길이 아닌 시내버스가 다니는 광활로 도로를 따라 걷기로 했다. 은파리에서 원래의 경로와 갈라진다.

 

광활로 도로는 차량이 많이 다니는 길은 아니다. 대부분의 자동차들은 광활로 3백여 미터 북쪽으로 나란히 가는 지평선로 도로로 다닌다. 성덕면을 지나 광활면으로 들어간다. 산이 없고 간척지만으로 이루어진 지역이다. 이름처럼 광활한 평야가 이어진다. 조정래의 소설 아리랑의 배경이기도 하다. 모내기를 위해서 물을 댄 논 끝에 비닐하우스에 사용하는 파이프들을 쌓아놓은 독특한 풍경을 가진 곳이기도 하다.

 

지금이야 농기계들이 농사일의 대부분을 소화하지만, 일제 강점기에 이곳 간척사업을 위해 동원되었던 인부들이나 농지가 만들어지고 이곳에서 손으로 농사일에 해야 했던 농부들의 고단함을 생각하면 그저 아찔할 뿐이다.

 

이곳의 독특한 풍경을 만들고 있는 논 양쪽의 파이프 더미들은 겨우내 감자 농사를 했던 흔적이다. 전국 봄 감자 생산량의 20%를 생산한다는 광활 감자 출하를 끝내고 감자를 재배하던 파이프를 치워 모내기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상상이 가질 않는 농업의 모습이다. 

 

광활로 도로는 평야 중간에 자리 잡은 작은 마을들을 지나면서 북서쪽으로 이동한다. 수로 둥둥 떠다니는 감자가 광활면의 감자 수확기가 끝나가고 있음을 몸으로 설명해 준다.

 

은파리와 학당마을을 지나온 길은 군평마을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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