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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반도의 아름다운 해변길을 벗어난 서해랑길은 들길을 가로지르며 부안읍내를 향하여 동쪽으로 이동한다. 산업단지에서 국도 아래를 통과하여 노계마을로 들어오면 물길을 따라서 등룡마을까지 이동한다.  등룡마을을 가로지른 길은 30번 국도 건너편 송림마을 쪽으로 갔다가 다시 내려와서 악어산 자락을 돌아 석하마을을 지나며 변산로 도로를 가로지르고 구암리 지석묘군에 닿는다. 도화마을을 지나며 고인돌로 도로를 따라 내려가다가 봉암마을에서 마을길로 들어가 분장마을에 이른다.

 

산업단지 끝자락에서 시작하는 49코스는 30번 국도 변산바다로 아래를 지나는 것으로 시작한다. 당분간 바다 구경은 못하고 내륙으로만 들어간다.

 

국도 아래를 통과하면 바로 농로를 통해서 노계마을로 이동한다. 사실 서해랑길 48코스를 끝내고 계획은 노계 마을 인근에 있는 백련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부안읍내로 나가 집으로 돌아갔다가 다음 여행에서 노계마을부터 여정을 이어갈 계획이었다. 문제는 국도변에 있다고 표시된 버스 정류장이 폐쇄된 정류장이었던 것이다. 버스 예상 시간에 맞춘다고 뛰다시피 해서 정류장으로 올라갔는데 버스 기사는 버스가 서지 않는 곳이라면 손을 흔들고는 지나가 버렸다. 하긴 버스 정류장으로 올라오면서 계단에 풀이 무성하게 우거진 것이 뭔가 느낌이 좋지는 않았었다. 포털 지도가  표시된 곳이고 현장에 정류장 표식도 있는데 버스가 서질 않다니...... 결국 마을로 다시 내려가 택시를 불러서 집으로 가야 했다.

 

지난 여행 1주일 후 다시 부안을 찾았다. 부안읍내에서 시내버스 타기는 다른 도시와는 조금 다른 방식이라 주의해야 한다. 대부분은 터미널에서 버스가 출발하지만 부안은 터미널 안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터미널 인근 도로에서 행선지 표지판을 찾아서 해당 위치에서 버스를 타야 한다. 49코스 시작점 인근인 노계마을로 가려면 "변산, 격포(궁항, 모항)" 방면 버스를 타면 된다. 노계마을로 돌아와 지난 여정을 이어간다.

 

5월 중순을 지나고 있는 시기, 논은 모내기 준비를 위해서 물을 대고 있고 수로에는 들판을 적시는 물이 넉넉하게 흐른다. 눈부신 아침 태양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수로를 따라서 동쪽으로 이동한다.

 

고창군 구간을 지나면서 청보리 물결을 만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들판의 보리와 밀은 황금물결로 바뀌기 시작했다. 우리밀이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다.

 

수로를 따라 동쪽으로 가는 길은 국도와 멀어졌다, 가까워졌다를 반복한다.

 

옆지기가 유독 좋아하는 개양귀비꽃이 들판에서 자리를 잡았다. 누가 일부러 가꾸지 않아도 자리를 잡아 들꽃이 된 존재들은 더 귀해 보인다.

 

아침햇살을 받은 분홍달맞이꽃이 더 아름답다. 우아한 한복을 연상케 하는 자태를 뽐낸다. 달맞이꽃은 밤에 피지만 이 꽃은 낮에 핀다고 낮달맞이꽃이라고도 불린다.

 

그야말로 생명이 기운이 충만한 계절, 봄의 절정을 지나고 있는 대나무밭에서도 에너지가 뿜뿜 한다.

 

마을길에서 만난 나무수국이다. 땅의 산성도에 따라 다양한 색상의 꽃을 피우는 수국과는 차이가 있다.

 

등룡마을을 지나며 만난 한 노부부의 모습에서 애잔함도 느끼지만 두 분이 일상을 함께 하시는 모습에 존경의 마음도 든다.  나의 노년의 모습은 과연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등룡마을을 지나서 도로를 만나면 우회전하여 도로를 따라가다가 다시 좌회전하여 농로로 가야 하는데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장신교차로 쪽으로 가다가 아니다 싶어 다시 돌아왔다.

 

모내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농로를 따라서 국도 아래를 통과하여 건너편 송림마을 쪽으로 향한다.

 

송림마을의 농로 걷기는 길게 이어지지 않고 다시 굴다리를 통과하여 반대편으로 내려간다.

 

국도 건너편으로 넘어온 길은 악어산 아랫자락을 따라 흐르는 석불천을 따라 이동한다.

 

농로를 따라 내려온 길은 석하마을에서 변산로 도로를 가로질러 남쪽으로 내려간다.

 

석하마을 남쪽으로 명덕산을 보면서 내려가는 길, 들판은 가지런히 심은 우리밀이 황금색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다.

 

우리밀과 더불어 보리들도 짙은 초록색에서 보리수염부터 서서히 색을 바꾸고 있다.

 

짙은 초록색 줄기에 통통하게 살이 오른 보리에 왠지 군침이 돈다.

 

마을길을 걷던 길은 잠시 고인돌로 도로를 걷다가 다시 마을길로 들어간다. 구암리 지석묘군으로 향하는 길이다.

 

마을길에서 만난 거목에서 감탄이 터져 나온다. 나무 아래 자리한 정자를 보니 이런 나무를 가진 이 마을 사람들은 얼마나 좋을까! 부러움 한가득이다.

 

마을의 큰 어른인 나무 아래에는 청초한 수레국화가 수줍게 꽃을 피웠다. 유럽이 원산이지만 거목 아래에서도 잘 어울린다.

 

길은 어느덧 구암리 지석묘군에 닿았다. 

 

큰 돌 아래에 작은 돌을 괴어 놓는 남방식 고인돌이라고 한다. 청동기시대 유적이다. 한반도의 청동기는 BC 1500년경에서 BC 300년 경이라고 한다. 수천 년 전 사람들의 흔적이라고 하지만 그 당시에는 과연 어떻게 살았을지...... 우리는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

 

마을길을 수놓은 개양귀비꽃에 옆지기는 신이 난 모양이다. 개양귀비는 두해살이풀로 채소로도 사용하고 씨앗은 식용과 약용으로도 쓴다는데 우리는 오로지 꽃만 기억하니 이 또한 우리의 한계가 아닌가 싶다.

 

구암리 지석묘군은 주차장도 있고 공중 화장실도 있어서 잠시 쉬어가기 좋았다. 지석묘군을 빠져나온 길은 도화마을로 향한다.

 

구암교로 영은천을 건넌 길은 고인돌로 도로를 따라서 상서 초등학교 앞을 지난다.

 

이른 봄 하얀 꽃으로 눈을 즐겁게 했던 벚꽃은 이제 열매가 되어 빨갛게 익어가고 있다. 옆지기는 손에 물이 들어도 쌉싸래하면서도 달콤한 버찌를 기대했지만, 빨간 것만 있고 검게 잘 익은 버찌가 아직 보이지 않아 실망인 모양이다.

 

상서 초등학교 화단에 꽃을 피운 샤스타데이지를 보니 아이들은 얼마나 좋아할까? 하는 상상도 해보고, 요즘 아이들 중에는 핸드폰에만 빠져서 이런 꽃은 거들떠보지도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아이나 어른이나 핸드폰보다는 자연을 즐기는 것이 스스로를 위해서도 좋을 텐데......

 

상서 초등학교를 지나 고인돌로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던 길은 장동 도로 표지판을 따라 죄회전하여 분장마을에 이른다. 초등학교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길은 부안군 하서면을 지나 상서면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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