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728x90

서해랑길 48코스는 변산 해수욕장을 떠나 부안 읍내 방향으로 향한다. 변산로 도로를 따라가다가 대항리패총 유적지가 있는 대항마을을 거쳐서 해안길을 따라 합구마을에 이른다. 원래는 합구마을 이후로 해안길을 거쳐 새만금홍보관을 지나지만 지금은 새만금 챌린지테마파크 공사로 길을 막아놓아서 변산로 도로를 따라 묵정마을까지 가야 했다. 도로변 걷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느끼는 구간이다. 이후로도 계속 도로를 따라 이동하여 소광교차로에서 국도 아래를 통과하고 다시 비득마을에서 국도 아래를 지난다. 도로를 따라 걷는 길은 다시 국도 아래를 통과하여 백련마을에 이르고 부안 신재생에너지 테마파크 속으로 들어가서 산업단지 끝자락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변산해수욕장 끝자락에 있는 언덕 위에 있는 공원에서 48코스를 시작한다. 사랑의 낙조 공원이라는 이름이 붙어있는 곳이다. 변산로 도로를 따라간다. 조개미패총길이라는 이름이 있는 변산 마실길 1코스도 함께한다. 변산마실길을 역방향을 걷는 마지막 코스이다.

 

조개 캐기에 열심인 사람들이 몰려있는 변산해변 너머 북쪽으로 먼바다에 보이는 섬은 군산시에 속해 있는 비안도과 덕산도, 두리도 등이다. 새만금방조제에서 용케 비켜간 섬들이다. 

 

변산로 도로를 걷던 길은 대항마을 통해서 해안으로 내려간다. 대항리패총이 있는 곳으로 향하는 길이다.

 

대항리패총은 군산대학교 해양연구센터 앞에 자리하고 있는데 잔디와 돌의자 빼고는 따로 볼거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 전북지역에서 최초로 발견된 조개더미로 빗살무늬 토기, 민무늬토기 등 신석기에서 청동기에 이르는 유적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신석기라니 국사책에서만 만나볼 법한 까마득한 이야기다.

 

대항마을 앞바다도 조개잡이에 나선 사람들로 분주하다. 유적지 앞 나무 그늘에 앉아서 넉넉한 휴식 시간을 가지며 주변을 둘러본다. 큰 통에 조개를 한가득 잡아가는 아저씨들을 보면 동네 사람인지, 외지인인지 분간조차 할 수 없다. 한 젊은 커플이 먹을거리와 작은 텐트를 가지고 해변으로 나가는 모습을 보니 좋아 보였는데, 싸 온 음식을 먹을 줄 알았는데 이들 또한 해변으로 조개를 잡으러 나선다. 

 

길은 해양연구센터 건물 옆을 지나서 해안으로 나간다.

 

봄이 지나가는지, 노란 꽃을 뽐내던 유채는 꽃이 거의 다 지고 이제 열매를 맺고 있다. 길은 대항마을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해안으로 나간다. 

 

길이 그냥 해안으로 나와 버리니 조금은 당황스럽지만, 서해랑길이 가끔씩 이런 해변을 걸었던 경험에 비추어보면 만조만 아니면 문제 될 것은 없다. 지도 앱에서도 해안으로 경로가 이어진다. 아무도 가지 않은 곳에 우리만의 발자국을 남기며 간다.

 

원초적인 해안 풍경을 즐기며 지나는 길, 산악회 사람들은 이곳은 걷지 않고 유명한 경로만 다니는지 사람들이 지나간 흔적이 없다. 그래서, 조용하니 더 좋다.

 

해안 바위 절벽에 길이 막히면 경로는 다시 위로 올라가 길을 이어간다.

 

해안으로 이어진 숲길을 걸어간다. 이곳도 옛 해안초소길이다. 철조망과 기둥이 낡아 쓰러지듯 우리 사회의 낡은 이데올로기적 갈등과 반목도 사라졌으면 좋겠다.

 

해안 산책길에서 드디어 정면으로 새만금방조제를 시야에 담는다. 변산반도를 걸었던 마실길도 끝나가고 있다.

 

길은 대항 교차로에서 해안 산책길을 빠져나가 도로를 따라서 이동한다. 원래는 이곳도 합구마을까지 보행로가 따로 있었던 곳인데 공사 중이었다. 어차피 있던 길이니 굳이 데크길을 깔지 않고 풀만 정리해도 좋은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새만금 방조제를 뒤로하고 합구마을 쪽으로 돌아간다.

 

30번 국도가 지나는 조개미교 아래를 통과하여 합구마을로 향한다. 합구마을로 들어가지는 않고 마을 입구에서 도로를 따라 돌아간다. 합구마을은 조개미마을 이라고도 부른다.

 

길은 합구마을 입구를 지나 다시 조개미교 다리를 향한다.

 

원래의 길은 조개미교 다리 아래를 통과하여 해안길을 통해서 새만금홍보관 쪽으로 향하는 것이지만 지금은 공사 중이라고 길을 막아버렸다. 2026년 완공 예정이라니 길은 한동안 막혀 있을 것 같다.

 

결국 다시 합구마을 쪽으로 돌아와서 변산로 도로를 따라서 동쪽으로 이동한다.

 

중간에 국립새만금간척박물관과 새만금홍보관 쪽으로 향하는 마실길의 우회 표지가 있었는데, 길에 대한 확신도 없고, 지도를 보니 그냥 도로를 따라가도 원래의 길과 합류하므로 그냥 직진하기로 했다. 

 

문제는 우회 표지 이후의 길이었다. 새만금교차로부터 묵정교차로 까지는 도로의 갓길도 넓지 않고 차량이 많이 지나는 길에 도무지 사람이 다니기에는 무리인 공간이었다. 마실길 우회 표지를 따라서 가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었던 것이다.

 

어쨌든 길은 묵정교차로 앞에서 원래의 길과 합류하여 길을 이어간다. 계속 도로를 따라가는 길이다. 이곳은 부안댐으로 가는 길목이기도 하다. 부안댐은 부안군과 고창군 일대에 용수를 공급하기도 하지만 뛰어난 경관으로도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길은 변산교 다리를 통해서 부안댐에서 내려오는 물인 직소천을 건넌다. 부안댐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지 못하고 가는 것이 못내 아쉽다.

 

옛날 같으면 직소천의 물은 바다로 흘러내려갔겠지만 지금은 새만금 방조제에 막혀서 방조제 안의 담수호로 들어간다. 

 

변산교를 건너서 소광마을 쪽으로 향하는 길. 도로변을 계속 걷는 삭막함이 이어지지만, 도로변에서 존재감을 뽐내는 아카시 꽃 향기가 그 삭막함을 깨운다. 길은 변산교를 지나면서 부안군 변산면에서 하서면으로 진입한다.

 

 소광마을 입구에 있는 소광교차로를 횡단보도를 통과하여 국도 반대편으로 건너간다. 

 

소광마을 입구 공터에는 솟대와 함께 장승들이 여러 개 세워져 있었다. 마을 어귀에 솟대를 세워 마을의 평안 기원하는 것처럼 장승을 세우는 이유도 크게 다르지 않다. 솟대를 강원도 사투리로 진또배기라 부른다고 한다.

 

소광마을을 지나 비득마을로 향하는 길에서 만난 "잼버리 1교" 교각 이름을 보니 2023년 25회 잼버리의 좋지 않은 기운이 다시 몰려오는 듯하다. 

 

악몽 같은 잼버리의 현장을 멀리 가늠해 보며 길을 이어간다. 2012년 잼버리 유치 신청을 시작으로 2017년 유치 확정 이후로도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그런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돌아보면 주변 지역의 도로를 비롯한 사회 간접 시설은 엄청나게 확충되었으니 그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잼버리가 열렸던 매립지를 보며 걸었던 길은 다시 국도 아래를 통과하여 비득마을로 향한다.

 

비득이란 마을 이름이 특이한데, 비둘기재 고개 너머에 있는 마을이라고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방조제가 없던 시절에는 바닷물이 들어오던 어촌 마을인데 지금은 마을 앞을 지나는 다리만이 그 흔적을 알려줄 뿐이다.

 

비득마을을 지나 백련마을로 가려면 작은 언덕을 지나야 하는데 언덕에 오르니 잼버리가 열렸던 매립지가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갯벌을 매립해서 만든 여의도 3배 크기의 땅을 이제는 어떻게 활용할지 갑론을박인 모양이다. 저 땅을 매립하는데만 4년이 걸렸는데 그런 시간과 돈에 불구하고 나무도 심을 수 없고 물도 빠지지 않는 땅이었고, 대회 직전까지도 공사 중이었으니 대회가 그저 개발과 토건족의 배만 불리는 수단은 아니었는지 돌아보게 된다. 

 

국도변에 스카우트 조형물이 있는 잼버리공원이 마련되어 있는데, 잼버리를 치른 뿌듯함이 아니라 부끄러움만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백련교차로를 지난 길은 여정의 끝자락을 향해 간다. 

 

백련마을에 들어서니 멀리 풍력 발전기가 저곳에 종점이 있구나 하는 추측을 하게 한다. 48코스 후반부에 도로변을 걷다 보니 유난히 죽집을 많이 만나게 되었다. 백합죽과 바지락죽을 언젠가 맛볼 수 있을까?

 

바람에 보리 이삭도 흔들리고 풍력 발전기도 돈다.

 

길은 부안 신재생에너지 테마파크로 들어간다.

 

1920년 영국 런던에서 처음 열린 잼버리 개최국들을 조형물과 함께 적어놓았다. 영국이 많고 2023년 새만금 이후로 2027년 폴란드 그단스크에서 열릴 예정이다. 부끄러움은 왜 우리 몫이 되었는가? ㅠㅠ

 

산업 단지를 가로지른 길은 산업단지 끝자락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728x90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   2024/09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