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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랑길 22코스에 이어서 걷는 23코스는 운남면으로 들어오는 좁다란 길목을 다시 빠져나간다. 전체적으로 평탄한 길이다. 운남면 읍내를 출발하면 북쪽으로 이동하며 저동마을을 가로질러 해안으로 나간다. 이후로는 들길을 걸어서 국도 인근으로 향한다. 국도 옆의 길을 따라 올라가다가 "송현, 용동" 버스 정류장에서 무안읍내로 나가서 하룻밤 쉬고 돌아와 길을 이어간다. 원래의 길로 돌아오면 송현마을을 거쳐서 조금나루유원지를 돌아간다.
운남삼거리 정류장 뒤에 있는 23코스 시작점을 뒤로하고 운남면 읍내를 가로지르는 운해로 도로를 건너서 운남면 읍내를 빠져나간다.
읍내라고 하지만 도로 주변을 벗어나면 바로 들판길이다. 저동마을로 진입한다.
길은 저동마을을 가로지른다. 저동이라는 이름은 모시 저(苧)에서 온 것으로 마을 형성 당시 모시풀이 많았다고 한다. 떡도 해 먹는 모시풀을 저마라고도 부른다. 삼베는 대마로 만드는데, 저마와 대마가 다르면서도 비슷한 측면이 있음을 알게 된다.
저동마을을 빠져나온 길은 북쪽으로 이동하여 해변으로 향한다.
저동마을 북쪽 해안에 도달하니 밀물이 들어와서 갯벌은 온데간데없고 물은 출렁거리고 수면 멀리로 신안의 풍력발전기가 바람의 세기를 알려준다.
출렁거리는 바닷물 너머로 앞으로 우리가 가야 할 조금나루가 보이는 듯하다. 길은 해안선을 따라서 이어진다.
구석에 숨어 있는 비밀의 모래사장이 아닌가 싶다. 물이 빠져서 갯벌이 드러나면 다른 모습 일수는 있지만, 많은 사람이 모르는 이곳에서 여름을 즐길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해안 제방길을 걷던 길은 해안을 벗어나 들길로 나가서 구릉지 사이를 걷는다.
전봇대 사이로 구불구불 이어진 들길이 독특한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푸른 하늘과 붉은 황토, 게다가 하얀 눈까지 다채로운 들판이다.
두곡마을 인근까지 올라온 길은 4Km를 걸었고 조금나루까지는 6Km가 남았다고 한다. 두곡마을 외곽을 돌아서 간다.
길은 운해로 도로를 향해서 이어진다. 날씨는 화창하지만 그늘진 곳은 하얀 눈이 여전하다.
운해로 도로 옆으로 이어진 농로를 따라서 걷는다. 양배추가 펼쳐진 구릉지 아래로 바다를 보면서 걷는다.
도로 옆 농로를 걷다 보니 시금치 수확이 한창인 현장도 만난다. 우리 텃밭의 시금치는 언제나 저만큼 클 수 있을까? 운남면으로 들어오는 길이 좁다란 길목이다 보니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해랑길 두 코스가 교차한다.
어느 집 강아지들인지, 올망졸망 복슬복슬한 귀요미들이 나그네를 반갑게 맞아준다. 이 근처에 국도 아래로 지나가는 굴다리가 있는데 굴다리를 통과하여 운해로 도로 쪽으로 가면 "송현, 용동" 버스 정류장에서 무안 읍내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다. 무안 군내버스들은 시간만큼은 공지된 시간표대로 정확하게 운행한다. 무안 읍내에서 하룻밤 쉬고 다시 버스로 이곳으로 돌아와서 길을 이어간다.
다시 돌아온 길은 이제 운남면을 벗어나 망운면으로 돌아왔다. 길도 도로를 벗어나 송현리 마을길로 들어간다.
도로를 벗어나 마을 안으로 들어온 길은 송현보건진료소 방향으로 이동한다.
보건소를 지나면 얼마간 조금나루길 도로를 서쪽으로 걷는다. 낙지공원 표지판도 등장한다.
조금나루길 도로를 벗어나 송현마을 쪽으로 해안길로 향한다.
봐도 봐도 끝이 없는 양파밭. 지금은 조용하지만 양파 수확철의 무안 들판은 어떤 풍경일까 궁금해진다.
어느덧 길은 해안가로 나오면서 송현마을로 진입한다.
깔끔하게 그린 방호벽 벽화 너머로 신안의 풍력 발전기들이 어느새 많이 가까워졌다.
동쪽의 아침 햇살은 구름 사이로 물 빠진 갯벌을 은빛으로 물들인다.
청명한 하늘 아래로 조금 떨어진 갯벌에는 푸릇푸릇한 감태가 자리를 잡았다. 마치 잔디밭처럼 보인다. 우측으로 솔숲이 있는 조금나루가 얼마 남지 않았다.
아름다운 아침 풍경을 만날 수 있었던 송현마을을 지나면 조금나루 유원지로 이어진다.
조금나루 입구에서 어차피 돌아 나오는 길이니 생략하고 그냥 갈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냥 경로대로 가자는 옆지기의 의견에 따라 조금나루 선착장을 향해 해안길을 돌기 시작한다. 걸으니 좋다. 썰물 때라 물이 빠져 있지만 풍경만큼은 일품이다.
햇살이 모든 풍경 그림을 만들어 내는 순간이다. 무지개 색깔의 방호벽도 흰구름도, 바다로 튀어 나간 포구도 가로등도 아침햇살이 만들어 내는 풍경의 조연일 뿐이다.
조금나루에는 차박을 할 수 있는 무료 캠핑장이 있었다. 주위로 군에서 관리하는 깨끗한 공중 화장실도 있었다. 어느덧 길은 조금나루 끝자락을 돌아 나간다.
선착장에 이르니 조금나루 이름의 유래를 알 수 있었다. 조금은 조수간만의 차이가 가장 적은 때로 물의 흐름이 약한 때를 말하고, 사리는 반대로 조수간만의 차이가 커서 물이 세게 흐르는 때인데, 이곳은 조금 때에도 배를 댈 수 있다고 해서 조금나루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조금나루라는 이름답게 물이 빠진 썰물 때인데도 선착장 앞으로 긴 수로가 이어져 있다.
광활한 갯벌을 보면서 조금나루를 빠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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