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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랑길 22코스는 운남면 하단을 돌아서 운남면사무소 앞에서 코스를 마무리한다. 영해마을을 떠나면 도원마을을 지나면서 압해도와 연결되는 김대중 대교로 이어지는 국도 아래를 통과하여 들길과 해안길을 이어간다. 원성내마을을 통과하며 망매산을 돌아 북쪽으로 이동한다. 북쪽으로 이동하며 대단위 태양광단지를 지나고 내화마을을 통과하여 운해로 도로에 들어서고 운남삼거리 정류장에서 코스를 마무리한다.

 

 

서해랑길 22코스는 영해마을 안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길을 시작한다. 마을 안으로 들어가지만, 간척 사업이 시작된 1970년대 이전만 해도 영해도라는 섬이었던 곳이라고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 지금은 온통 간척지이지만 그때만 해도 밀물이 들어오면 잔잔한 호수와 같은 그림을 만날 수 있어서 영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하니 얼마나 아름다웠을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수수한 벽화가 그려진 영해마을 골목길을 빠져나와 들길로 나선다.

 

영해마을을 나와 남쪽 해안으로 내려오면 이제는 운남면 하단을 해안을 따라 서쪽으로 이동한다. 동쪽 해안으로는 바다로 저도가 시야에 들어오고, 서쪽 해안으로는 멀리 무안과 신안군 압해도를 연결하는 김대중대교가 보이기 시작한다.

 

길은 영해도와 건너편 바지나리산 자락을 연결하는 방조제길로 이어진다. 

 

방조제길은 영해로 도로를 따라 걷는다. 땅에 박는 파일을 길을 따라 안전대로 사용한 특이한 곳이었다.

 

길 양쪽으로 가로수가 멋있는 대박마을로 가는 길 앞에서 좌회전하여 해안으로 나간다.

 

해안에서 바지나리산 아랫자락을 따라 서쪽으로 이동한다. 그늘진 곳은 잔설이 여전하다.

산 아랫자락을 따라가던 길은 언덕 위에 멋있는 집들이 자리한 도원 마을을 향해서 언덕을 오른다.

 

낮은 언덕에 자리한 도원마을 남쪽을 지나면 내리막길로 77번 국도 방향으로 이동한다.

 

도원마을을 지나온 길은 바다 건너 압해도를 바라보며 남쪽으로 걷는다.

 

붉은빛 황토와 초록 들판과 하얀 잔설, 맑은 하늘까지 1월의 무안에서 보는 환상적인 구릉지 풍경이다.

 

77번 국도를 만나려면 다시 작은 언덕을 넘어 양배추 밭을 지나가야 한다. 전국 양배추 생산량의 60%가 넘는 무안에서 양배추밭은 빼놓을 수 없는 풍경이다.

 

정면으로 국도 아래를 지나는 굴다리가 있지만 서해랑길은 우측의 성내교 다리 아래를 통과한다.

 

성내교를 통과한 길은 잠시 국도 옆을 따라 내려가다가 수로 옆길로 북쪽으로 이동한다.

 

수로를 따라가던 길은 우측으로 돌아 다시 들길을 걷는다. 맨손으로 걷기 힘든 서늘한 날씨이지만 잔설이 햇빛에 녹아내리듯 화창한 하늘 아래서 땀 없이 추위도 녹여지며 쾌적하게 걸어 좋다.

 

나지막한 언덕들이 이어지는 들길, 지난 계절의 흔적과 새로운 생명의 기운이 올라오는 현장의 느낌이 좋다.

 

길은 대박산 자락의 함례마을을 보며 걷다가 좌회전하여 해안 방조제로 나간다. 언제인가부터 대박이란 말이 자연스러워졌지만 산이름이 대박산인 것은 처음이다. 원래는 함박산이라는 이름이었다고 한다.

 

방조제 옆 농로를 따라서 성내마을로 향한다.

 

77번 국도를 지나온 지 조금 지났다고 이제 김대중대교가 동쪽으로 보인다. 앞바다에는 조왕도라는 섬도 있다.

 

성내마을로 향하는 길에서 양파밭을 만나는 것이야 무안에서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겠지만, 야자수를 가지런히 심어놓은 그림은 처음이다. 호텔 앞이나 관광지이거나 묘목으로 심은 것은 여러 번 보았지만 농부가 밭 옆으로 가지런히 야자수를 심어 놓은 것은 처음이다. 농부의 훌륭한 선택이다.

 

눈이 내리는 1월 말의 겨울배추 수확 현장도 생경스럽다. 들판에서 겨울을 견뎌낸 배추가 아주 싱싱한 것도 신기하고 생명의 신비가 놀라울 뿐이다.

 

들길을 걸어온 길은 성내리의 땅앞로 도로로 올라서서 좌회전하여 길을 이어간다. 성내리라는 마을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인근에는 고려말 성터인 다경진성이 있던 곳이라고 한다.

 

멀리 해안으로 김대중대교와 조왕도 섬을 뒤로하고 땅앞로라는 독특한 이름의 도로를 따라서 원성내마을로 향한다. 

 

망매산 아랫자락을 지나는 땅앞로 도로를 걸으면서 오후의 태양을 가득 받고 있는  잔잔한 바다와 갯벌을 가슴에 담는다. 바다 건너편은 신안군 압해도이고 우측은 운남면 남서쪽 끝자락에 있는 남촌마을이다.

 

땅앞로 도로를 따라 서쪽으로 이동하던 길은 원성내 정류장 앞에서 우회전하여 이기촌마을 안으로 들어간다. 이기촌은 마을의 지형이 사람의 귀를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작은 언덕을 넘어가야 한다.

 

언덕을 넘어가면 멀리 신안군 지도읍의 풍력발전기도 가깝게 다가온다. 무안 공항을 지날 때 처음 보았던 것인데 점점 더 가까이 다가선다. 서해랑길이 지도읍을 지나니, 멀리 보이는 풍력발전기 근처도 지나가야 할 것이다.

 

구릉지가 많은 무안의 1월 들판은 수확이 끝난 배추나 양배추밭의 황량함, 수확을 기다리는 배추밭과 양배추밭의 여물어짐, 봄을 기다리는 양파밭의 생명력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길은 북쪽으로 이동하며 대단위 태양광 발전 단지를 지난다.  신안군은 신재생 에너지 발전의 이익 30%를 주민들에게 돌려주는 조례를 만들어 주민들의 호응을 얻으며 일명 햇빛 연금, 바람 연금이라는 말도 있다고 하는데, 줄어드는 염전과 염해를 입은 간척지 등에서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발전량을 늘리는 것에 더 많은 지혜를 모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대단위 태양광 발전 단지 사이에 섬처럼 남아 있는 농장마을을 지난다. 일제강점기 당시 간척지에 영화농장이 있었다고 붙은 마을이름이라고 한다.

 

농장마을을 지나며 올라선 언덕에서 바라보니 양파밭 너머로 광활한 태양광 발전단지에 와! 하는 탄성이 나온다. 이왕 태양광을 설치한다면 설치 비용은 줄이고, 발전 효율은 높이고, 관리 비용은 낮추며, 주민에게 이익을 최대로 돌려주는 방안은 없을까? 하는 고민을 계속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신안의 풍력 발전과 이곳의 태양광 발전을 함께 보는 풍경도 독특하다. 전기를 만들고, 저장하고, 전송하는 기술을 배우고 연구하는 것이 지구를 살리는 일이라 생각하니 기초부터 차분히 배우고 싶은 생각도 든다. 수학 공식만 없다면......

 

태양광 발전 단지를 지나온 길은 읍내 근처의 내화마을로 이어진다. 운남면 읍내가 얼마 남지 않았다.

 

내화마을에서 만난 정교한 벽화에 감탄을 쏟아낸다. 고급 정물화 한 폭이 길가에 펼쳐있었다. 멋진 그림을 남긴 화가의 열정에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내화마을부터는 운남면을 들어올 때 걸었던 운해로 도로를 만나서 도로를 따라 걸어 올라간다.

 

운남면 읍내로 향하는 운해로 양쪽으로는 벚나무가 즐비한 것이 봄이면 이곳도 하얀 꽃잔치가 벌어지겠구나 하는 상상을 하게 한다. 색동옷을 입은 운남초등학교 앞을 지난다.

 

길지 않았던 22코스를 운남삼거리 정류장 앞에서 마무리하고 서둘러서 23코스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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